청와대 "청년 일자리 늘리기 위한 노력"

인천공항공사가 약 1만명에 달하는 비정규직으로 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밝힌 가운데 인천공항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 오픈 채팅방에 올라온 글.ⓒ뉴시스

 

황덕순 청와대 일자리수석은 24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 보안 검색요원의 정규직 전환 논란과 관련해 “청년들의 일자리를 뺏는 것이 아닌 오히려 늘리기 위한 노력”이라고 말했으나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황 일자리수석은 “이번에 전환하는 일자리는 취업준비생들이 준비하던 정규직 일자리가 아닌 이미 공항에서 보안 검색(요원)으로 일하고 있던 분들을 전환하는 것”이라며 “청년들 입장에선 취업 준비하는데 비정규직이 내가 가는 자리에 가는 것 아니냐고 오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17년 12월 인천공항공사의 비정규직인 국민의 생명과 안전 등 업무 담당자 3000명을 직접 고용으로, 7000명은 자회사를 통해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사실을 이미 정규직 노조와 합의했으며 지난 2월에도 해당 분야 비정규직인 분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협의하고 있고 이행 중이라는 것이라는 것이다.

황 수석은 임금에 대해서도 연봉 5000만원이 아닌 약 3500만원 정도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공공기관의 정규직 일자리가 과거보다 약 50% 이상 늘어나 청년 일자리와 무관하다는 것이 그의 해명이다. 신규 고용 계획이 수정될 여지가 없다는 점을 그는 거듭 강조했다.

청와대의 해명에도 청년층, 특히 취업준비생들을 중심으로 분노는 여전하다. 청년들이 분노의 근간에는 '채용 공정성'이 있느냐는 문제의식이 자리잡고 있다. 인천공항은 대학생들이 선망하는 공기업 1순위다. 이곳에 취업준비생들이 입사를 위해 토익 만점에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각종 자격증을 준비하는 등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데 비정규직으로 고용된 인력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이 채용과정에서 공정성과 형평성이 있냐는 주장이다. 정규직으로 전환하되 공개채용으로 진행하라는 것이 청년의 요구다.

기존 공사 직원(약 1400명)보다 많은 비정규직 직원 1902명이 공항에 직고용이 될 경우 앞으로 대졸자 공채 감축 가능성과 이들이 노조에 들어가 기존 공사 정규직 직원과 동일 임금 등을 주장, 연봉이 같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경제적 능력이 한정되어 있어서 현재 정규직 수에 버금가는 2017년 5월 12일 이전 입사한 1100명이 직고용된 후 신규채용을 유지하며 감당할 회사가 있느냐는 것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화 그만해주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 이틀 만에 오전 10시 기준 22만3550명이 이 청원에 참여했다. 청원에 한 달간 20만 명 이상이 동의하면 정부와 청와대 책임자가 답변해야 한다.

앞서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 21일 협력업체 소속 비정규직 9785명을 정규직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중 생명과 안전 분야 등 인력은 공항 직고용하고 공항 운영, 보안경비 등 7642명은 자회사 소속 정규직 전환을 시행하기로 밝혔다. 보안 검색요원 1902명을 청원경찰로 직접 고용하는 것에 대해 취업준비생들은 ’펜 꺾기 운동‘(#부러진펜운동)등을 온라인에서 벌이며 취준생들의 기회를 박탈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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