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공개한 금연광고 영상
“성역할 고정관념 답습” 비판

22일 서울역 내부에 설치되어있는 간판 ⓒ홍수형 기자
서울역 내부에 설치돼 있는 금연광고. ⓒ홍수형 기자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금연광고를 두고 성별 고정관념을 답습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남학생들은 ‘얼리어답터’ ‘시사에 밝음‘ 등 성역할 없는 특징을 부여하면서 여학생들은 ’화장하기를 좋아함‘ ’딸바보 아빠의 딸‘ 등 성별 고정관념에서 나오는 특징만 보인다는 것이다.

복지부는 지난 8일 올해 첫 금연광고 ’담배는 노답(No答), 나는 노담(No담배)‘을 유튜브 채널 등에 공개하고 서울역 등 전국 유동인구가 많은 역, 기차, 버스 등에 설치했다. 영상은 TV광고로도 제작돼 9일부터 방영 중이다. 중고생 남녀를 각각 두명씩 등장시킨 해당 광고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 것‘을 자랑하는 청소년들의 모습으로 금연을 권장한다.

복지부는 광고를 공개한 후 “청소년들이 담배를 피우지 않는 것을 스스로 자랑하고, 흡연 청소년의 금연 참여와 동참을 유도하는 청소년 주체의 흡연예방 문화를 확산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보건복지부
ⓒ보건복지부

 

 

문제는 등장하는 남학생과 여학생의 특성이 성별에 따라 나뉘는 점이다. 15살 남학생은 ’옷도 좀 잘입고 얼리어답터‘, 18세 남학생은 ’뉴스도 많이 보고 토론도 잘한다‘고 자신을 소개한다. 반면에 17세 여학생은 ’화장하는 걸 좋아한다‘, 15세 여학생은 ’우리 아빠는 딸바보‘라고 밝힌다. 19세 여학생도 한 명 더 등장해 자신을 ’발로 뛰는 전교부회장‘이라고 하지만 주요한 광고는 아니다. 영상도 공개되지 않았다. 현재 복지부가 공개한 영상은 ’토론왕 고2(남학생)편‘, 얼리어답터 중2(남학생)편’, ‘뷰티유튜버 고2(여학생)편’ 총 3편이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은 ”남학생들은 미래지향적인 속성만 있고 여학생으로 바꿔도 이상하지 않은데 여학생은 왜 얼굴 꾸미고 아빠의 보호를 받는 딸의 속성만 있냐“ "남학생은 파랑·초록, 여학생은 노랑·분홍? 요즘 미미도 하늘색이다"라며 비판하고 있다.

실제로 광고에 등장하는 청소년들이 실제 자기자신을 소개하는 것뿐이기 때문에 비판의 여지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화장하는 걸 좋아한다‘고 밝힌 여학생은 실제 구독자가 3천명에 이르는 뷰티유튜버 장혜리(18)씨다.

복지부 관계자는 해당 광고에 대해 ”학생들이 실제 자신을 각자를 소개하는 내용으로 찍다보니 본의아니게 비판이 이는 것 같다. 누리꾼들의 의견은 확인한 상태“라며 ”영상 광고로 3편이 나간 것은 당초 섭외된 학생 3인 대로고, 영상 촬영을 하지 않은 학생들은 처음부터 포스터 촬영만 계획했던 것이다. 영상을 찍어놓고 안 나갔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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