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펀쿨섹좌·펀쿨섹
일본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
모호한 화법 조롱하며 인기
기후환경 변화 대처 질문에
“펀하고 쿨하고 섹시하게
대처해야 한다” 답변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일본 환경상. ⓒAP/뉴시스.여성신문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일본 환경상. ⓒAP/뉴시스.여성신문

 

믿고 보는 펀쿨섹좌 “그것이... 약속이니까!”

지난해 9월22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정상회의 전날 기자회견에 나타난 고이즈미 신지로(38) 일본 환경상은 길이 남을 명언을 남겼다. “기후변화와 같은 큰 규모의 문제를 다룰 때에는 즐겁고(fun) 쿨하고(cool) 섹시(sexy)해야 한다.” 명언을 해석 못한 일본의 한 기자가 다음날 고이즈미 환경상에게 어떤 의미인지 물었다. 고이즈미 환경상의 대답은 “그게 무엇인지 설명하는 것 자체가 섹시하지 않네요.” 일본 환경상은 우리나라의 환경부 장관과 같다.

그보다 앞서 같은 달 11일 고이즈미 환경상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또 어록을 남겼다. 취임 전 후쿠시마현의 방사능 오염 토양을 현 밖으로 이동해 처리할 수 있는 제염처리장을 만들겠다고 한 것에 대해 한 기자가 “반드시 현 밖으로 옮길 수 있다고 약속한다면 그 근거가 어디에 있는가?”라고 묻자 단호하고 결연한 눈빛으로 대답했다. “하겠습니다. 그것이... 약속이니까!”

 

일본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의 특이한 화법을 따라하는 밈(meme)이 유행 중이다. ⓒ캡처
일본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의 특이한 화법을 따라하는 밈(meme)이 유행 중이다. ⓒ캡처

 

“인기원인을 설명하는 것 자체가 섹시하지 않네요”

최근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일본 정치인 중 한 명에 ‘펀쿨섹좌’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이 있다. 그를 ‘펀쿨섹좌’라고 부르는 이유는 지난해 9월 유엔 기후변화정상회의 전날 기자회견에서 한 말 때문이다. “기후 문제를 다룰 때에는 즐겁고(fun) 쿨하고(cool) 섹시(sexy)해야 한다.”는 그의 말에서 펀, 쿨, 섹시를 따오고 대단한 사람에게 붙이는 존칭어 좌(座)를 붙였다. 그의 어록을 따라 해 유명해진 음식점 리뷰가 있는가 하면 “도대체 펀쿨섹이 뭐냐 물으니 다들 ‘그것을 설명하는 것 자체가 섹시하지가 않다’며 아무도 답을 안 해준다”고 하소연 하는 누리꾼의 반응까지 하나하나 웃음거리가 돼 인터넷을 휩쓸고 있다. 유력 정치인이면서도 마치 일본 애니메이션의 주인공과 같이 진지한데 정작 의미가 없는 말을 반복하는 모습이 웃기다는 반응이다.

고이즈미 환경상의 인기는 그의 본데없이 희한한 어법과 함께 그가 지난해까지 일본 차기 총리로 유력했다는 점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고이즈미 환경상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총리의 둘째 아들로 아버지의 비서로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2009년 제45회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고이즈미 전 총리의 지역구인 카나가와 11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지난해 9월 일본이 개각을 앞두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 신문과 민영방송 TV도쿄가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고이즈미 환경상은 29%의 지지율을 얻으며 1위를 기록했다. 이때까지 고이즈미 환경상은 거물 정치인인 부친의 후광과 겸손한 자세, 소신 발언 등으로 지지율이 높았다. 그러나 언론의 주목을 받는 동안 연이어 희한한 화법으로 답하고 원자력 발전소폐지론을 펼쳤던 전과 달리 모호한 태도를 보이며 이미지가 나빠졌다. 결국 일본 내에서도 최근 ‘신지로 화법’ 등이 유행하고 있다.

고이즈미 환경상의 화법을 따라하는 국내 누리꾼들은 “최고의 차기 일본 총리”라며 도리어 찬사를 보내고 있다. 연이은 실언으로 정치적 역량이 의심스럽기 때문에 오히려 반일감정에서 고이즈미 환경상을 지지하는 것이다. 

 

△고이즈미 환경상의 화법을 따라하는 법

①아무 말이나 한다.

 예시 : 피자를 먹고 싶다

②문장을 반복하며 뒷 문장을 앞 문장의 원인으로 만든다.

 예시 : 피자를 먹고 싶은 것은 먹고 싶은 것이 피자기 때문이니까.

③섹시나 약속, 주요 단어 중 하나를 덧붙여주면 된다.

 예시 : 피자를 먹고 싶은 것은 먹고 싶은 것이 피자기 때문이니까. 그것이 약속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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