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후악당’ 오명 벗고 ‘그린뉴딜’ 주도할까
한국, ‘기후악당’ 오명 벗고 ‘그린뉴딜’ 주도할까
  • 최형미 여성학자
  • 승인 2020.06.22 14:46
  • 수정 2020-06-22 1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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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주최 그린뉴딜 토론회
청소년들이 27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로공원에서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기후변화 해결을 촉구하며 기후행동을 열었다. 집회를 끝낸 500여명(주최측추산) 청소년들이 청와대 사랑채 앞까지 행진한 뒤 청와대 측에 '기후 위기 대응' 성적표와 상장을 전달했다. ⓒⓒ곽성경 여성신문 사진기자
유엔 기후행동 주간(9월21~27일) 마지막 날인 지난 9월27일 금요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공원에서 열린 '청소년 기후행동' 주최 결석 시위에는 수백 명의 청소년들과 시민들이 참여했다. 청소년들은 정부를 향해 적극적인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했다.  ⓒ여성신문

 

‘기후재앙은 반드시 올 것이다. 코로나19는 시작에 불과하며, 인류는 더 큰 대재앙을 맞게 될 것이다.’ 최근 이코노미스트지의 발표다. 어떤 사람은 우울증에 빠지고, 어떤 사람은 당장 일어나지 않은 일에 외면한다. 인류 공멸의 위협 아래서 역사상 처음으로 모든 세계가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한국형 뉴딜TF가 지난 6월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연 ‘기후위기 극복- 탄소제로 시대를 위한 그린뉴딜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정책토론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온 적은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기후변화는 빈곤층, 여성, 산업, 먹거리, 농업, 주택 등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사람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이것을 준비하러 모이고 있었다.

통신·에너지·교통의 변화 결합해 일어나는 경제혁명

이날 코로나19로 한국에 오지 못한 제레미 리프킨 미국 펜실베니아대학교 교수는 영상을 통해 기조강연을 했다. 리프킨은 ‘경제냐 환경이냐’라는 선택의 딜레마에 처한 우리에게 ‘경제혁명이 어떻게 일어나는가’라는 근원적인 설명에서부터 시작했다. “산업혁명은 통신혁명, 에너지 혁명, 이동 수단의 혁명이라는 3박자가 맞아 떨어질 때 일어난다. 19세기 제1차 산업혁명 때 인쇄기술, 석탄증기에너지, 증기기관차는 3가지 요소가 만나, 도시화를 가속했으며, 경제는 지역에서 국가라는 규모로 확장됐고, 결국, 경제적 이유로 국민국가가 만들어졌다.”

리프킨 교수는 20세기 제2차 산업혁명은 전화, TV, 라디오라는 대중매체통신과 값싼 텍사스 오일 그리고 헨리 포드의 내연기관차가 만나며 이뤄낸 결과였음을 환기시켰다. 이것은 우리 산업구조를 국가시장에서 세계화로 바꾸었으며, 그것을 조정하기 위해 IMF, 세계은행 등이 등장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2008년 정점을 찍으며 균열과 하향길로 접어들었다.

리프킨 교수는 이런 이론적 배경 아래, 제3차 산업혁명, 즉 그린뉴딜의 방향을 소개했다. 그는 메르켈 총리가 리프킨 박사에게 일자리 창출과 지속가능한 경제발전을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한 일화를 소개 했다. 그러나 독일은 중앙집중적 커뮤니케이션, 화석연료, 원자력에 기반을 둔 에너지, 내연기관을 사용한, 도로 항공수송 등, 하향세의 2차 산업혁명 인프라에 묶여있으면서 어떻게 경제성장을 이야기할 수 있겠느냐며 한국도 유사하다고 언급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오른쪽) 대표와 이낙연 의원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기후위기 극복-탄소제로 시대를 위한 그린뉴딜 토론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여성신문·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오른쪽) 대표와 이낙연 의원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기후위기 극복-탄소제로 시대를 위한 그린뉴딜 토론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여성신문·뉴시스

 

스마트폰·재생에너지·전기차…산업혁명 3.0 향해

리프킨 박사는 40억명을 연결한 스마트폰, 다양한 방식의 재생에너지, 충전 전기차라는 이 3가지 요소를 염두에 둔 3차 산업혁명을 제안했다. 지역 개인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태양광, 지열, 풍력 등을 이용해 재생에너지를 만들 수 있으며, 인터넷 네트워크가 정보를 소통하듯이 전력을 공유체계를 만들 수 있다. 그는 이것을 전력인터넷 구축이라고 불렀다. 교통은 디지털화된 전기차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때 각각의 건물은 전력 저장소와 전력공급원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봤다. 각각의 집들의 에너지를 연결하는 연결망이 구축돼야 한다.

통신기술 발전된 한국이 할 수 있는 일

한국은 최근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율이 가장 높은 나라다. 성공한 여성은 멋진 자동차를 탄다는 광고가 만들어지고, 여전히 석탄수입, 원유수입이 세계 4위이며 탈탄소 정책과는 거리가 먼 나라다. 최근에 국토교통부는 6개의 공항을 추가로 짓겠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프랑스는 2시간 반 거리의 비행운행을 아예 금지하고 있는 추세인데도 말이다.

리프킨 박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에게는 전쟁의 폐허, 외세의 침략이라는 어려움을 극복한 문화 DNA 가 있다고 언급했다. 게다가 한국에는 재생에너지 연결망을 구축할 수 있는 SK, 전자산업을 이끌 수 있는 삼성 그리고 교통의 혁명을 일으킬 자동차 산업이 있음을 언급하며, 세계의 그린뉴딜 정책을 이끌 리더로서의 역할을 부탁했다.

기후위기 문제에는 좌우가 따로 없다

김지석 그린피스 그린에너지 전문위원은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기관들이 기후위기 문제에 관해 강력한 목소리를 낸다고 소개했다. 유엔 인권 및 빈곤문제 보고관은 기후위기가 이제껏 인류가 구축해온 보건개선, 빈곤 퇴치, 그리고 민주주의, 법치주의까지 수포로 만들 거라고 전망했다고 전했다. 강대국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악명을 가진 IMF도 기후위기가 인명피해와 세계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니 급박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나서고 있다.

이미 유럽의 그린뉴딜은 내연기관차 산업이 아무리 어렵더라고 더 이상 지원금을 주지 않기로 결정했다. 전기차에만 지원급을 주고 있으며, 탄소배출을 줄이지 않는 기업과 무역을 하지 않겠다는 법조항까지 만들어 새로운 산업 생태계 조성에 들어갔다. 크고, 빠르고, 소비적 삶을 추구는 우리들의 욕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MB의 녹색성장과 오바마의 그린뉴딜은 어떻게 달랐나

이유진 녹색전환 연구소 연구위원은 오바마 시기 정부 그린뉴딜(2009~2017)과 이명박 전 대통령의 녹색성장을 비교했다. 그는 특히 세계 제2위 매출과 일자리를 창출한 미국의 전기차 테슬라가 성장한 산업생태계 조성에 주목했다. 이 연구위원은 “한국의 이명박 정부는 녹색뉴딜 예산 50조원 중에 4대강 정비에만 32조원을 투입했고, 보조금 중심의 사업을 진행해 오히려 탄소발생률이 빠르게 증가하는 산업구조를 만들었다”며 비판했다. 결국 최근 6차 전력 수급 기본계획에서 석탄을 추가하거나 전기요금 인하와 같은 정책이 등장해 탈탄소정책과 역행하고 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참여와 기여가 보장해주는 민주적 전환

급박할수록 관주도형의 정책이 효율적일 것 같다. 그러나 리프킨 교수도 지역단위의 ‘동료 회의 (peer assembly)’를 강조하고 있고, 이유진 연구위원도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민주적 소통의 중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기후위기는 특정 정치집단의 문제가 아니며 모든 이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문제이며 모든 이들이 함께 움직여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위치에서 그린뉴딜에 관한 입장이 있다. 여성주의자, 노동자, 통일문제연구자, 빈곤운동가, 장애차별 운동가, 종교인들 모두에게 각각 그린뉴딜에 자신들의 목소리가 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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