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0일 조만간 대규모 대남 삐라(전단) 살포를 예고하고 “한번 당해보아야 얼마나 기분 더러운지 제대로 알 수 있을 것”이라며 경고했다.ⓒ뉴시스

 

북한이 20일 조만간 대규모 대남 삐라(전단) 살포를 예고하고 “한번 당해보아야 얼마나 기분 더러운지 제대로 알 수 있을 것”이라며 경고했다.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20일 대규모 대남전단(삐라)를 제작해 살포하기 위해 막바지 작업을 공개했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하고 노동신문에도 실린 ’격앙된 대적의지의 분출 대규모적인 대남삐라 살포 투쟁을 위한 준비 본격적으로 추진‘이라는 제목인 기사에는 대남삐라를 인쇄,정리하는 현장 사진 2장과 문 대통령의 얼굴 사진 1장, 대남삐라를 쌓아놓은 사진 1장 등 총 4장의 사진이 담겼다. 해당 기사는 “우리 인민의 보복 성전은 죄악의 무리를 단죄하는 삐라살포 투쟁으로 넘어갔다”며 각지에서 대규모 살포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문재인 대통령이 컵을 들고 마시는 사진에 ’다 잡수셨네...북남합의서까지‘라는 문구를 합성한 전단 더미 위에 담배꽁초 쓰레기를 마구 던져넣은 사진과 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로 추정되는 인물도 공개했다. 준용씨 사진 위에 ’아니땐 굴뚝에서 연기날라‘ ’신혼 예물로 수억대 아파트도 척척‘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또 창고에 쌓여 있는 삐라 사진에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과 ’천치 문재인‘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북한 최고 존엄을 건드림에 따라 문 대통령과 우리 정부를 노골적으로 비방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통신은 “출판기관들에서는 북남합의에 담은 온 겨레의 희망과 기대를 2년 세월 요사스러운 말치레로 우롱해온 남조선 당국자들에게 무차별적으로 들씌울 대적 삐라들을 찍어내고 있다”며 “북남관계를 결딴내고 친미사대로 민심의 버림을 받은 남조선 당국의 죄행을 조목조목 적나라하게 성토하는 논고장, 고발장들이 산같이 쌓이고 있다”고 전했다. 각급 대학 청년 학생들이 북남 접경지대 개방과 진출이 승인되면 대규모 삐라살포 투쟁을 전개할 준비를 갖췄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통신은 “죄는 지은 데로 가기 마련이다. 여직껏(어태껏) 해놓은 짓이 있으니 응당 되돌려 받아야 하며 한번 당해보아야 얼마나 기분이 더러운지 제대로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남조선 당국자들이 참으로 곤혹스러운 시간을 겪게 될 것”이라고 했다.

대규모 대남삐라가 쌓인 사진을 보면 문 대통령이 2018년 9월 평양 옥류관에서 평양냉면을 먹은 것을 트집잡으며 ’문식성‘이라고 쓴 전단에는 평양을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도 눈에 띈다. 이 사진에는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현 북한 외무상)이 국내 총수들에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고 질책했다.

정부와 여당은 즉각 반발했다. 통일부는 북한이 금일 보도 매체를 통해 대규모 대남 비방 전단 살포 계획을 밝힌 것은 매우 유감이며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또 “북한의 이러한 행위는 남북간 합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며 남북 사이의 잘못된 관행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악화시키는 조치이자 한반도 평화정착과 남북관계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한 대남전단 살포에 대해 “저열한 내용이 담긴 전단살포는 국제사회의 비웃음을 살, 명분도 실리도 모두 잃을 행태”라고 비판했다. 강훈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대남 전단 살포를 즉각 중단하라. 무의미한 일에 시간과 공을 들이기보다는 진지하고 성숙된 자세로 대화의 길에 복귀할 것을 촉구한다. 저열한 내용이 담긴 대남 전단은 국제사회의 비웃음을 살, 명분도 실리도 모두 잃을 행태”라고 촉구했다.

북한은 지난 4일 대북 전단을 문제 삼고 9일 남북 간 연락채널을 끊었으며 16일 남북 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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