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슬기 작가 전시 ‘바 람 난 사 람’
30일까지 프로젝트 스페이스 영등포
그루밍 성폭력·여성대상 범죄 등
한국사회 여성 인권·폭력 문제 다뤄
작가가 ‘소녀’로 랜덤채팅 3개월간 체험
성구매자가 보내온 메시지 시각화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포로젝트 스페이스 영등포에서 박슬기 작가가 '바 람 난 사 람' 전시를 개최했다. ⓒ홍수형 기자
박슬기 작가가 랜덤채팅에서 '소녀'에게 보내온 성구매자들의 메시지를 시각화한 작품 <러브레터>를 들여다보고 있다. ⓒ홍수형 기자

  

한국 사회의 여성 인권의 현실을 직설적인 방식으로 풀어내는 작가 박슬기가 전시 ‘바 람 난 사 람’으로 찾아왔다.

오는 30일까지 서울 영등포구 프로젝트 스페이스 영등포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한국 사회의 여성 인권과 폭력 문제를 페인팅, 설치 등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했다.

<러브레터>는 작가가 직접 ‘소녀(채팅아이디)’가 되어 3개월 간 랜덤채팅의 실태를 체험하고, 실제 청소년 대상 성매매가 이루어지고 있는 랜덤채팅 안에서, 성 구매자들에게 받은 구애의 말들을 풀실, 자수, 영상으로 시각화한 작업이다. 그루밍 성폭력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작가는 사이버상에서 이루어지는 미성년자 대상의 상업적 성착취와 그루밍 성폭력에 대한 문제를 반어적 언어의 선택, 즉 작품에 등장하는 “♡”, “사랑” 등의 상투적인 관념을 통해 역설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박슬기 작가는 작품에 새겨진 성구매자들의 메시지에 대해 “여전히 문구들을 보기가 힘들다. 잊고 싶다”며 “트라우마로 남을 정도”라고 했다.

이번 전시의 제목이기도 한 <바 람 난 사 람 (Hope, I am a Person)>은 2019년 한 해 동안 여성 대상 범죄 뉴스의 헤드라인을 수집해 다시 해체 시킨 후, 온라인 상에서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성범죄 피해자들에게 건네는 위로의 메시지들을 모아 그 위에 겹쳐 그것을 다시 종이접기로 만든 작품이다. 2000마리의 종이학이 닮긴 유리병, ‘바 람 난 사 람’이 수 놓아진 문발은 바로, ‘연약한 연대의 기념물’이다.

작품들은 보는 이들에게 하여금 통쾌함을 자아내는 해소의 지점을 만들어 낸다. 이번 전시는 다시 한번 사회의 구조적인 폭력, 사회적 약자들이 처한 어둡고 잔인한 현실을 고발하고 동시에 폭력에 직접적으로 뛰어들지도, 무관심하지도 못하는 우리 자신의 무력감과 희망 사이에 경계를 지각하게 한다.

전시는 30일까지 서울 영등포구 영신로 프로젝트 스페이스 영등포에서 열린다. 관람 시간은 오후 12시부터 6시까지, 월요일은 휴관한다. 관람료는 무료.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포로젝트 스페이스 영등포에서 박슬기 작가가 '바 람 난 사 람' 전시를 개최했다. ⓒ홍수형 기자
박슬기 작가의 작품 '바 람 난 사 람(Hope, I am a Person)' 모뉴먼트 2000개의 종이학. ⓒ홍수형 기자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포로젝트 스페이스 영등포에서 박슬기 작가가 '바 람 난 사 람' 전시를 개최했다. ⓒ홍수형 기자
박슬기 작가의 작품 '러브레터(Love Letter)' ⓒ홍수형 기자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포로젝트 스페이스 영등포에서 박슬기 작가가 '바 람 난 사 람' 전시를 개최했다. ⓒ홍수형 기자
박슬기 작가의 작품 '러브레터(Love Letter)'. 시폰 천 위에 자수로 성구매자들이 보낸 메시지를 새겼다. ⓒ홍수형 기자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포로젝트 스페이스 영등포에서 박슬기 작가가 '바 람 난 사 람' 전시를 개최했다. ⓒ홍수형 기자
박슬기 작가의 작품 '바 람 난 사 람' (Hope, I am a Person) 모뉴먼트 ⓒ홍수형 기자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포로젝트 스페이스 영등포에서 박슬기 작가가 '바 람 난 사 람' 전시를 개최했다. ⓒ홍수형 기자
박슬기 작가의 작품 '러브레터' (Love Letter) 싱글채널 비디오 ⓒ홍수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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