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청약가산점 제도에서
30대 비혼 여성 가장 불리
3기 신도시 청약이나
도심 구옥에서 셰어하우스 등 운영
자산 키워서 매매하는 방법도

 

청약 가점제에서 절대 불리한 2030 세대는 직접 아파트 매매에 나서고 있다. 서울 시내 아파트 이미지.ⓒ픽사베이

 

전세 대출을 받은 후 투기 및 투기과열지구에서 시가 3억 원이 넘는 주택을 구입하면 대출이 즉시 회수된다. 규제지역에서 주택 구입을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면 6개월 이내에 전입해야 한다. 기존의 비규제 지역이 규제 지역으로 바뀌었다. 17일 발표된 문재인 정부 21번째 부동산 대책의 주요 내용이다. 지난해 12.16 조치 이후 잠시 잦아드는 듯했던 서울 부동산 가격이 연일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나온 이 대책이 부동산 시장, 특히 주택 시장 약자인 2030세대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청약 가점 얻기는 하늘의 별따기

먼저 청약제도를 살펴보자. 35세 싱글여성을 기준으로 보면, 청약 가점에서 절대 약세다. 청약통장 만점(84점)을 받으려면 청약통장 가입기간 15년 이상(17점 만점·1~2년 미만 3점, 3~4년 미만 5점, 10~11년 미만 12점 등, 13~14년 미만 15점), 부양가족 6명 이상(35점 만점·1명 10점, 3명 20점 등), 무주택기간 15년 이상(32점 만점·1~2년 4점, 4~5년 미만 10점, 9~10년 미만 20점 등)이라야 한다. 적어도 스무 살에는 청약통장에 가입했어야 30대 중반쯤 기간 점수를 최고점을 받을 수 있다. 세대 독립을 언제 했느냐에 따라 무주택 기간이 나오는데, 성인이 되어도 결혼하기 전에는 부모와 함께 사는 우리나라 관행상 싱글여성이 여기서 높은 점수를 받기는 쉽지 않다. 부양가족에서는 거의 바닥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직방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서울에서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한 청약 최저 가점은 58.7점으로 지난해보다 51.8점보다 6.9점 상승했다. 게다가 오는 7월 말부터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면서 분양 공급이 미뤄지거나 일부 단지는 후분양을 추진하는 등 당첨 가점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분양한 서울 강남구 개포4단지 재건축 ‘개포 프레지던스자이’의 청약가점 최고점은 79점으로, 청약통장 가입기간과 무주택 기간 15년 이상을 각각 모두 채우고도 부양가족 5명이 있어야 가능한 점수다.

매매로 쏠리는 2030

 

올해 1분기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 연령대 비중ⓒ한국감정원·리얼투데이

 

청약 가점제에서 절대 불리한 2030 세대는 직접 아파트 매매에 나서고 있다. 올해 1분기 서울의 아파트 매매거래에서 2030세대가 전체 구매자의 27.78%를 차지했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감정원의 아파트 매매거래의 매입자 연령대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전국 2030세대의 매매거래 건수는 총 6만7578건으로 40대(6만8246건)에 근접했고 50대(5만381건)보다 많았다. 특히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한 인천과 서울에서 2030의 매매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 이들이 청약 시장에서 겪는 어려움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인천에서는 2030의 매매가 4050의 2배가 넘었고(206%), 서울에서도 1.5배(147%)에 이르렀다.

하지만 국토부는 청약 제도가 세대 차별로 이어진다는 우려를 부인한다. 국토부는 지난 1월 ‘2019년 서울지역(민영주택, 분양) 당첨자 연령 현황’을 발표하며, 지난해 서울에서 공급된 1만3941호 중 40대 당첨률이 37.3%(5200명)로 가장 높았으나 30대도 35.8%(4989명)로 나타났다며 분양가 수준에 따른 30대 소외 현상이 관찰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무주택 실수요자의 수요가 많은 분양가 9억 원 이하 신규 주택의 경우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지역에서도 30대 당첨률이 41.2%로 가장 높았다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청약 가점이 높지 않은 2030의 경우, 경기도권이나 서울 접근성이 좋은 하남 교산, 남양주 왕숙 등 수도권 3기 신도시 청약에 주목하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부동산114 여경희 수석 연구원은 “청약은 자녀 등 부양가족을 둔 무주택자를 고려한 제도인 만큼, 1인가구는 도시 내 임대 주택 등 다른 방법으로 주택 마련을 시도하라”고 권한다. 이주현 월천재테크 대표는 “초기 자산이 많지 않은 2030 싱글이라면 입지와 수요가 탄탄하지만 청약분양가가 낮은 곳이나, 분양가가 조금 높다 싶지만 발전 가능성이 큰 곳을 찾아 입지를 보는 눈을 키우라”며 “전철 접근성이 좋은 곳의 재개발 입주권을 사거나 시내나 번화가 인근에 꼭 거주해야 할 경우라면 쉐어하우스 또는 에어비엔비 등을 운영하면서 추가 수입을 창출해 수입을 늘리는 방법을 연구해보라”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