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명옥/ 포천 중문의대 산부인과 예방의학 교수

양수과다증은 말 그대로 양수가 지나치게 많을 때를 말한다. 양수가 많으면 겉에서 볼 때는 배가 많이 부르게 되므로 아기가 크다고 생각되거나 혹은 쌍둥이가 아닌가하고 의심하게 되기도 한다. 보통 양수는 임신 초기에서부터 태아의 둘레에 생성되면서 서서히 증가해 임신 36주가 되면 1리터 정도가 되고 그후에는 다시 서서히 줄어들게 된다.

태아는 발달 초기부터 양수에 감싸여 자라는데 처음에는 양막과 태아의 세포간의 물과 다른 입자들의 교류로 양수가 형성되다가 임신 중기가 돼 태아의 장기들이 활발한 작용들을 하며 드디어는 태아가 양수를 마시고 또 다시 소변보는 활동이 반복되며 양수가 조절된다. 혹시라도 어른들의 장기활동만 생각하면 이상한 상상을 할 수 있겠으나 이 양수는 소독된 물과 같이 깨끗하며 만약 균에 감염되면 (조기 양수파막이나 양수검사 등을 통해) 문제가 심각해지게 된다.

앞서 언급한 대로 양수의 양은 만삭 시에 1리터 정도라고 생각하는데 그보다 더 많아지면 양수과다증이라고 해 2∼3 리터 정도에 이르기도 한다. 양수가 조절되는 것이 결국 태아가 먹고 싸고 하는 정상적인 생리에 의해서다. 그 전에 무슨 문제가 생기면 결국 양수과다증이 생기게 된다.

즉 태아에 기형이 - 먹는 데 장애가 생기는 선천성질환, 식도가 막혀 있는 식도폐쇄증, 장이 막혀 있는 장폐쇄증 등 - 있거나 태아와 양수 사이의 물, 전해질의 움직임에 이상이 생기는 질환들 - 무뇌아, 배에 피부가 없거나 척수이분증, 노출된 뇌수막 - 이 있게 되면 양수과다증이 필연적으로 생기게 된다. 물론 이런 기형들이 있다고 해도 양수과다증이 미미하거나 없기도 하다. 여기에서 한번 꼭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의학의 어떤 분야도 사실 100%나 0%는 없다고 봐야 한다. 의학은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통계의 학문이랄 수 있다.

이 외에도 다른 염색체 질환이나, 엄마가 임신성 당뇨병, 당뇨병이 있을 때도 양수과다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이유로 양수과다증이 발견되면 상당히 조심스럽게 태아기형여부를 생각해야하고 양수과다증으로 올 수 있는 합병증 등에 대한 고려도 해야 한다.

양수과다증이 있게 되면 이에 따르는 증상을 함께 상상해 볼 수도 있겠다. 과도하게 커진 자궁 때문에 배만 많이 불러지는 것이 아니고 호흡곤란까지 겪을 수 있고 또 자궁이 발이나 다른 장기로부터 오는 정맥을 눌러서 부종이 심하게 생기기도 하고 비뇨기계에까지 장애가 올 수 있다. 또 만삭이 되기 전에 조기진통이 오기도 한다.

이렇게 양수과다증이 있는 것으로 생각이 되면 초음파검사로 양수과다가 어느 정도인지 태아기형이 있는지, 혹시 엄마가 임신성 당뇨병을 동반한 것은 아닌지를 살펴야 한다. 이 양수과다증은 초음파검사를 할 때 발견되기도 한다.

경한 양수과다증은 치료가 필요없으나, 호흡곤란 등의 문제가 합병되면 양수천자(양수검사 하는 것같이)로 양수를 제거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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