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서 등장
8일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도
행정부처는 지난해부터...

한국이 출산율 OECD 최하위를 기록하는 등 국내 저출산율 문제가 심각하다. 대안으로 제시된 '싱글세'를 두고 논란이 뜨겁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한국이 출생율 OECD 최하위를 기록하는 등 저출생이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여성신문

국회의 언어가 바뀌고 있다 ‘저출산’ 대신 ‘저출생’이라는 단어가 연이어 등장했다. 그동안 저출산은 여성을 주체로 보고 출생율의 책임을 여성에 씌운다는 비판을 받았다. '저출산'(低出産·여성이 아이를 적게 낳는 것) 대신 '저출생'(低出生·아기가 적게 태어난다는 뜻)을 쓰자는 제안이 각계에서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에 참석하는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뉴시스.여성신문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에 참석하는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뉴시스.여성신문

 

12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 김해영 최고위원은 “최근 ‘저출생’이라는 말이 회자된다”며 “20대 국회에서 저출산 용어를 저출생으로 바꾸는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아쉽게도 통과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이 20대 국회에서 발의한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임기 만료로 폐기 됐다. 해당 개정안은 ‘저출산’으로 쓰이는 용어를 ‘저출생’으로 바꾸는 것을 골자로 한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8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저출생'을 언급했다. ⓒ뉴시스.여성신문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8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저출생'을 언급했다. ⓒ뉴시스.여성신문

 

앞서 8일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당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저성장 블랙홀’에 대한 대책으로 ‘저출생 극복’을 꼽기도 했다. 이같은 사실을 전한 김은혜 통합당 대변인은 “저출생 문제는 우리나라 장래가 걸린 문제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인용하며 불평등한 교육 여건이 우리 사회 저출생 문제의 근본 원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지적했다. 해당 비대위회의에서 김 위원장은 전일 보육제를 거론하기도 했다.

야권에서 ‘저출산’이 아닌 ‘저출생’ 용어가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행정부에서는 이미 ‘저출생’을 사용하는 곳이 많다. 2018년 박원순 서울시장은 취임사에서 “(보육 문제는) 여성 경력 단절, 그리고 저출생 문제 등과 직결돼 있다”며 성차별적 언어를 사용하지 않고 ‘성평등 언어’를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문화채육관광부는 정부 부처 최초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자문을 거쳐 ‘저출산’을 ‘저출생’으로 변경했다. 공식 정책용어는 아니나 내부 공식 용어로 자리잡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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