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의전화연합 20주년 기념사업 ‘허난설헌 여성문화축제’

‘불꽃같은 삶을 살다간’ 허난설헌이 다각적으로 재조명된다. 한국여성의전화연합이 주최하는 20주년 기념 사업 ‘허난설헌 여성문화축제’가 8월 25일부터 한달간 해남에서 강릉까지 여성관련 유적지를 탐방하는 여성역사기행을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

행자부의 후원을 받아 총 9000 만원 규모로 진행되는 이번 사업은 허난설헌의 작품을 재조명하는 심포지엄(9월 27일 예정), 김신명숙씨가 시나리오를 쓴 허난설헌 모놀로그(9월 27~28일)가 남산한옥마을 김영춘 생가에서 열리며, 여성주의 글쓰기 대회 및 허난설헌 문학캠프(9월 27~28일)가 강릉 허난설헌 생가에서 진행된다. 한달간 홈페이지에 허난설헌을 닮은 여배우 투표를 진행하기도 한다.

한국여성의전화연합은 올해 사업을 계기로 5년 뒤 25주년 기념 허난설헌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할 계획이다. 기획을 맡은 이금희(37)씨는 “그 동안 허난설헌에 대한 이미지가 잘못 알려져 있었다.

허난설헌은 여성들의 한이나 사랑, 그리움에 국한되었던 규방시의 주제에서 벗어나 시국문제, 전쟁으로 인한 민초들의 고통, 가난한 이웃에 대한 연민 등 다양한 시제를 구사했던 강한 자의식의 소유자다. 여성에게 억압적인 상황에서 자유와 현실참여를 열망했던 한국적 여성주의자를 발굴하고자 한다”고 기획 취지를 밝혔다.

페미니스트 김신명숙(42)씨는 ‘왜 허난설헌인가’라는 질문에 “허난설헌은 살려야 할 역사적인 인물이다. 현모양처의 전형 신사임당은 이제 허난설헌에게 자리를 물려주어야 한다. 한국적 여성주의자가 없는 상황에서 한국적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고 답했다. 연세대 허경진 교수, 페미니스트 김신명숙, 한의사 이유명호, 이프토피아 상임이사 김혜련, 연출인 금오순애씨가 기획 전문위원으로 참여했다.

임인숙 기자isim123@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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