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페미니스트 정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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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민원기 기자>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자신 있게 말하는 남자가 있다. “나는 사상도 말도 페미니스트며 아내도 내 생각에 동의할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하면서도 “정치인이 되면서 내 시간이 거의 사라져 몸이 그 생각을 따라가 주지 못해 안타깝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이 남자. 민주당 임종석 (37·서울 성동)의원이다.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3기 의장 출신인 임 의원의 사랑은 감옥 안에서 싹 텄다. 학생운동과 사회에 대한 고민을 담은 한 여자후배의 편지가 그 시발점. 3년 6개월의 수감 생활 동안 편지를 주고받던 둘은 임 의원이 출옥한 지 2년 뒤 한 지붕 밑에 사는 사이가 됐다. 지금은 7살 된 딸과 함께다.

감옥에서 만난 연인

환경운동연합에서 기자로 활동하다가 현재 어린이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는 그의 아내 김소희(36)씨는 임 의원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는 ‘임종석의 라이프 스토리’도 직접 작성할 만큼 든든한 후원자다. 아내에게 돈보다는 자기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일을 하라고 항상 강조한다는 임 의원은 아내가 바쁜 게 더 좋다.

2000년 총선에서 만 서른 넷의 최연소 국회의원으로 당선, 젊은 정치인의 대표주자로 불리는 임 의원은 집무실부터 보통 의원들과 다른 모습이다. 고급스러운 소파를 치우고 대신 둥근 탁자를 들여 논 것이 그렇다. “국회의원에게 제공되는 소파가 왠지 불편하더군요. 둥근 탁자로 바꾸니까 확실히 거침없는 자유토론이 이뤄져서 좋은 거 같아요.”

현재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와 여성위원회 위원을 겸임하고 있는 임 의원은 특히 여성 노동자에게 관심이 많다. 6월 24일 임신 중 여성근로자에게 월 1일의 유급건강검진 휴가를 보장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 ‘근로기준법중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하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임신하면 생리휴가가 사라져요. 당연히 보호받아야 할 부분이죠. 출산율이 급감하는 현실에서 여성들이 출산 뒤에도 정상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사회가 돼야하지 않겠어요?” 이런 그가 공보육에 관심이 쓰이는 것은 당연한 일. “양성평등은 여성의 사회 참여가 늘어나면서 이뤄질 수 있다고 봐요. 보육에 대한 사회적 책임이 가장 중요한 이유죠. 공보육쪽 예산이 계속 늘어나야 한다고 봅니다.”

그는 여성의 정치참여를 늘리려면 일반 민주주의의 제도와 별도로 여성을 위한 특별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고위직에 여성이 들어오면 일단 부패가 사라진다”고 믿는 임 의원이기에 정치판에 여성이 등장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지금의 정치는 여성의 참여로 바뀔 수 있다는 신념이다.

여성 정치참여, 부패청산 지름길

성동 지구당은 700∼800명을 넘나드는 진성 당원 회비만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당원의 반 이상을 여성이 차지하고 있다. 여성들이 주장하는 깨끗한 정치, 여성이 참여하는 정치를 이미 실현하고 있는 페미니스트 정치가의 면모가 드러난다.

호주제 문제와 관련해선 여성계에 제안도 하고 싶다. “의원 개개인에게 맡기면 힘들어요. 선거전에 각 정당의 입장을 물어서 그 결과를 여성유권자들에게 홍보하는 건 어떨까요. 선거에서 현실적인 압력을 행사하는 게 중요하다는 거죠. 상징적인 운동만으로 부족해요.”

학생운동 시절 어머니가 자발적으로 민가협(민주화운동실천가족협의회) 활동을 하게끔 이끌어 냈고, 다른 가족들도 저절로 사회 현상에 깊은 관심을 갖게 만들었다는 임 의원.

‘동지’같은 가족들이 있기에 “정치는 말이 아니라 성과를 내는 일이기에 욕먹는 일쯤은 두렵지 않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혜원 기자nancal@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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