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가 말하는 ‘포스트 코로나’… “위기 아닌 불확실성 문제다”
시민사회가 말하는 ‘포스트 코로나’… “위기 아닌 불확실성 문제다”
  • 최형미 여성학자
  • 승인 2020.06.06 12:04
  • 수정 2020-06-08 0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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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을 등 NGO 공동주최 포럼
‘포스트 코로나와 전환의 시대’
지난달 25일 서울시NPO지원세터에서 (사)마을, (사)시민, 서울시 마을법인협의회, (가)서울마을 활동가연대, 자치와 사람, (가)시민넷, 지역에너지 전환 전국네트워크 등이 함께 ‘포스트 코로나와 전환의 시대’라는 주제로 포럼을 열었다.©최형미
지난달 25일 서울시NPO지원세터에서 (사)마을, (사)시민, 서울시 마을법인협의회, (가)서울마을 활동가연대, 자치와 사람, (가)시민넷, 지역에너지 전환 전국네트워크 등이 함께 ‘포스트 코로나와 전환의 시대’라는 주제로 포럼을 열었다.©최형미

 

‘시민사회의 파워가 정부의 파워 만큼 커져야 나라가 제대로 된다.’ 고 박영숙 선생의 말이다. 국가라는 강력한 집행기구와 맞먹을 수 있는 시민사회의 역할은 무엇이란 말인가? 정부는 협치를 내걸고 함께 움직이다가도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혹은 예산이 많이 들어간다고 일방적으로 활동 종료를 선언하기도 한다. 사람들은 시민사회 활동가들을 좋은 일 하는 사람들이라고 부르지만 그들에 대한 지지는 인색하다. 지금 코로나 정국에 시민사회는 또다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달 25일 서울시NPO지원세터에서 (사)마을, (사)시민, 서울시 마을법인협의회, (가)서울마을 활동가연대, 자치와 사람, (가)시민넷, 지역에너지 전환 전국네트워크 등이 함께 ‘포스트 코로나와 전환의 시대’라는 주제로 포럼을 열었다. 유창복(미래자치분권연구소)소장이 좌장으로 포럼을 이끌었고 홍기빈(칼폴라니 사회경제연구소장), 김병권(정의정책연구소장) 이유진(녹색전환연구소 연구원), 장이정수(여성환경연대 대표, 서울시 마을법인협회회장)가 발표했다.

불확실성(uncertainty)과 위기(risk)는 달라

홍기빈 소장은 ‘위기’와 ‘불확실성’ 개념을 구별해야 한다는 말로 강연의 포문을 열었다. 위기는 문제가 생겨날 때, 계산하고 예측하여 다룰 수 있는 것을 말한다. 홍소장은 현재 우리가 맞닥뜨린 기후위기와 코로나 문제는 위기가 아니라 불확실성의 문제라고 언급했다. 사람들은 지난 30년간 금융자본시장이 그러했듯 계산기를 두들기며 경제성장 지수를 이야기했다. 그러나 코로나는 계산 불가능한 막대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홍소장은 이번 코로나와 기후위기 문제는 돈 계산을 뒤로하고 가치와 필요가 무엇인가를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과감하게 지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로나, 기후위기의 한 현상… 더 큰 재앙 올 것

김병권 소장은 최근 국제결제은행에서 언급한 ‘그린 스완’ 이야기를 꺼냈다. 금융위기가 발생했을 때 사람들은 블랙스완이 등장했다고 했다. 코로나19와 기후위기는 상상치도 못하는 그린스완의 등장이다. 그린스완은 수습, 복구 불가능한 사태를 말하며, 종국에는 인류를 위험에 빠뜨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소장은 다보스 포럼(WEF)을 인용하면서, 특히 기후위기는 생물다양성소실, 극단적 기후, 자연재해, 환경재앙, 기후대처 실패 등이 앞으로 반드시 나타날 것이며 이것은 인류에게 더 큰 재앙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기후위기의 급박한 현실은 외면한 채, 저출산, 고령화, 일자리 문제를 우선적으로 이야기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앞으로 일어날 재난의 도미노 준비해야

이유진 박사는 앞으로 일어날 연속재난에 대해서 주목하고 있었다. 코로나19로 가난해진 상황에서 지진이 오거나 갑자기 폭염이 온다면 어떻게 대처할까? 이유진박사는 비대면으로 해결할 수 없으며 그것을 위한 인프라와 제도를 지역사회와 함께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것이 그린뉴딜이다. 탄소 절감, 불평등해소, 일거리 창출 이 세 가지를 포괄할 수 있는 정책과 사업을 구상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는 주거, 교통, 문화, 건강 생태환경 등에 대한 기본적인 활동 계획은 이미 수립되어 있으니 실행 가능하도록 인력훈련과 예산투자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린뉴딜의 여러 가지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했는데, 그중 도시와 농촌의 공간 리모델링 사업이나 가꿈주택 사업은 단열을 높여 에너지 효율을 늘려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일자리를 만들어서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음식물 폐기물, 자전거도로, 환경수당 등을 소개하며, 청중들에게 생각의 단초들을 제공했다.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는 사회 향해

장이정수 대표는 이태원 클럽 방문자 혐오, 이주노동자 마스크 배제, 고위험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다수의 여성들을 언급하며 어떻게 코로나19가 혐오와 배제를 일으켰는지를 언급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만약 고통받는 사람들에 대한 공감 없이 자신만 살아남으려 한다면 사람들은 채만식의 소설처럼 ‘나빼고 다 망해라’라고 입술로 마음으로 온몸으로 소리칠지도 모른다. 그들은 자연의 고통, 폭염에 무력해진 빈곤층,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 변덕스런 기후로 농사를 망친 농부들이 온몸으로 느끼는 통증이 무엇인지 알 수 없을 것이다. 그들은 더 많이 사고 더 많이 버릴 것이고, 삶의 스타일을 바꾸지 않을 것이다. 장이 대표는 “코로나 기간동안 마을 공동체 여자들은 의료진에게 간식을 보냈고, 외로운 이들을 찾아가 싱글벙글쇼를 했으며 세월호와 5.18을 기억하는 모임을 가졌다. 마스크를 쓰고, 돈안되고 보상도 없는 그 일들을 지켜왔다”며 이미 전환의 삶을 살아온 마을 여자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장이 대표는 오래전부터 시민사회는 기후위기와 전염병 발병 가능성을 이야기 했지만 사람들은 외면했다며, 자연과 여성이 당하는 폭력과 착취에 공감하지 못한 사회가 결국 이런 문제에 봉착하게 되었음을 언급했다. 장이 대표는 우리 사회가 사회적 약자에 공감하는 사회로 전환해야 한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넨시 프레이져의 글을 읽어내렸다. ‘진정한 무임승차자는 가사노동과 돌봄노동을 기피하는 모든 계급의 남성들이다. 저임금과 무임금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의 노동에 무임승차하는 기업들이다. 중요한 것은 시민의 삶이 임금노동, 돌봄노동, 공동체 활동, 정치적 참여, 시민사회의 활동 참여를 전부 아우르는 사회세계를 상상하는 것이다(‘전진하는 페미니즘, 넨시프레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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