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로 몰래 찍는다고요? ‘불법촬영’은 디지털 성범죄입니다
재미로 몰래 찍는다고요? ‘불법촬영’은 디지털 성범죄입니다
  • 김서현 기자
  • 승인 2020.05.29 17:55
  • 수정 2020-05-29 15: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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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애니메이션 '안녕 자두야'
LG전자 폴란드 법인 'V60씽큐' 영상 속
불법촬영 장면 뭇매
문제가 된 '안녕 자두야'의 '좋으면 좋다고 말해' 편. 윤석이 주인공 자두의 용변장면을 촬영하고 있다. ⓒ안녕 자두야
문제가 된 '안녕 자두야'의 '좋으면 좋다고 말해' 편. 윤석이 주인공 자두의 용변장면을 촬영하고 있다. ⓒ '안녕 자두야' 영상 캡쳐

 

여성의 신체를 불법으로 촬영해 유포하거나 협박 수단으로 삼아 성착취하는 사건이 수차례 공분을 일으켰지만 성폭력에 대한 인식은 아직 낮은 수준이다. ‘불법촬영’과 협박을 재미있는 상황으로 표현하는 어린이 애니메이션과 광고가 나오는가 하면 ‘야동 볼 권리’를 주장하는 논설까지 등장했다. 성폭력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

27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어린이 애니메이션 ’안녕 자두야‘의 ’좋으면 좋다고 말해‘ 편을 방송한 어린이 방송채널 ’브라보키즈‘, ’챔프(Champ)’, ‘대교어린이TV’ 등 3개 채널에 행정지도 ‘권고’ 처분을 내렸다.

문제가 된 편은 2011년부터 방송된 것이다. 야외소풍을 간 초등학생 여자아이인 자두가 수풀 속에서 급한 용변을 해결하는데 이를 같은 반 남자아이 윤석이 보고 사진 촬영한다. 용변 보는 사진이 퍼질까 걱정한 자두는 윤석의 명령에 따른다.

해당 내용을 심의한 심의위원들은 “해당 장면은 범죄”라고 입을 모았다. “현실세계에서 이런 일이 있다면 디지털 성범죄”라고 밝혔다. 이소영 심의위원은 법정제재 ‘주의’를 주장하며 “애들끼리 놀리는 에피소드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시대가 흘러 인식이 변했다”며 “아동은 비판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성인과 다르므로 첫 사례지만 법정제재 ‘주의’ 의견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계단을 오르는 여성의 뒷모습을 촬영하는 남성 노인. ⓒLG
계단을 오르는 여성의 뒷모습을 촬영하는 남성 노인. ⓒLG전자 광고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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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앞서 제품 홍보영상이 불법촬영 논란을 일으켰다. LG전자의 폴란드법인은 지난 5월 24일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TicTok)‘에서 공식 계정을 통해 신제품 ’V60씽큐(ThinQ)’의 신기능 홍보 영상을 공개했다. 홍보영상에서 한 노인은 계단을 걸어올라가는 치마 입은 여성의 뒷모습을 휴대전화로 촬영한다. 눈치챈 여성이 내려와 휴대전화 확인을 요구해 사진을 찾아보지만 휴대전화의 신기능 때문에 노인은 위기를 모면한다.

홍보영상 속 신기능은 ‘펜타샷’으로 후면 카메라를 사용해 촬영을 하는 순간 동시에 전면부 카메라도 촬영이 되는 기능이다. 불법촬영을 한 노인이 셀카를 찍은 척 해서 불법촬영을 들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해당 영상은 200만 회 이상의 재생 횟수를 기록했다.

논란이 일자 LG폴란드는 “영상이 적절한 승인 절차 없이 공개됐으며 LG의 기준과 정책에도 맞지 않다”며 영상을 삭제하고 사과했다.

이정민 변호사는 문제시 된 불법촬영 장면 등에 대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1항 위반으로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며 “또 ‘안녕 자두야’의 경우 촬영물 등을 이용한 협박 또는 강요로 보고 내용에 따라 1년 이상 또는 3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살인이나 폭행 장면은 절대로 유머러스하게 다루어지지 않는데 유독 성추행이나 불법촬영은 하나의 재미있는 에피소드로 다루어지는 것 같다. 범의를 유발한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범죄를 쉽게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는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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