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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에서 선탠을 하고 있는 여성들. <사진·민원기 기자>▶

좀처럼 그칠 것 같지 않던 장마가 끝나가고 있다. 바야흐로 휴가철의 시작인지 도처에서 해변으로 가라고 성화를 대는 것만 같다. 언제부터인가 여름휴가는 어디론가 떠나야만 하는 것이 되어 버려 오히려 곤욕이 다름없다. 가만있어도 그저 들떠 오르는 나이, 청춘에는 태양이 뜨겁지 않아도 피가 절절 끓는데, 하물며 여름이라면 그 피를 식히러 바다로 산으로 떠나야 할 것만 같을 것도 이해한다. 나도 그랬으니까.

이번 여름엔 신종어 바캉스팅에 대한 이야기로 여론이 분분하다. 바캉스팅이란 모르는 사람들끼리 인터넷을 통해 바캉스 , 즉 휴가를 빌미로 만나 휴가 여행만 같이 하고 헤어지는 독특한 만남이라고 한다.

이 이름만으로 설레이는 바캉스팅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바캉스팅이 전혀 모르는 사람과의 성관계로 성병 등과 같이 위험한 병에 걸릴 수도 있으며, 충동적인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섹스라서 원치 않은 임신으로 인한 낙태, 그리고 자칫 매춘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특히 이 바캉스팅은 경제력이 없는 어린 청소년들에게도 파급효과가 높다고 해서 걱정이다)

그 전에도 바캉스에서 만나 휴가 여행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요즘의 바캉스팅처럼 전혀 모르던 사람들이 바캉스를 목표로 만나 며칠 밤을 뜨겁게 지내고, 깨끗이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연인들끼리 주로 오랜 설레임과 은밀한 약속 끝에 바캉스여행을 떠났었다.

이렇게 서로 잘 아는 사이였음에도 원치 않은 임신으로 인한 바캉스 베이비는 휴가가 끝나고 산부인과와 상담실을 바쁘게 했던 것이 사실이다. 전혀 모르는 사람과의 여행은 여러 면에서 불안한 여정이 될 수밖에 없다. (너무나 잘 알고 좋아하는 친구와의 여행도 때로 곤욕일 때가 있는데, 하물며 아무런 정보도 없는 사람과의 여행이라니.)

남녀간의 만남이 다 낭만적일 거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다행히 그 사람이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모르지만 만에 하나 아주 폭력적인 사람이거나 하면 그 여행은 상상하기조차 두려운 것이 돼 버릴 것이다. 알겠지만 폭력성이란 술과 함께 나타나며 그 강도가 심해진다. 그런 사람일수록 단둘이 남겨졌을 때 더 폭력적이다.(상대가 여자일 때도 상황은 마찬가지이다.)

여자라면 다 다소곳하고 유약할 것이라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그 여자 또한 어떤 전력이 있는지 모를 일이다. 바캉스팅은 거기에 한술 더 떠서 남자 쪽에서 여행의 모든 경비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남자 쪽에서 여행의 모든 경비를 제공하는 탓에 거기엔 음모처럼 숨겨진 거래가 있다고 한다. 그것은 바로 섹스가 반드시 제공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것은 매춘과 다를 게 하나도 없다. 어떤 종류의 것이든 대가가 지불되는 섹스라면 그것은 매춘이라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스스로를 성의 대상으로 내놓는 것에 다름 아니며, 여성 스스로 자신을 파는 것이다. 적어도 그렇게 살지는 않았으면 한다. 이번 경우도 전혀 다르지 않다.

휴가비를 내주는 대신 섹스를 제공하다니. 이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내 몸과 마음이 팔 것, 혹은 살 수 있는 것으로 전락한다는 생각은 왜 하지 못하는지. 여름 휴가철에 낭만적인 밤 바닷가나, 깊은 산 계곡에서 청춘의 만남이 드라마틱하게 진행될 수 있고 이 만남은 가슴을 설레게 하는 사랑의 전주곡이 되기도 하고, 열정적인 사랑 그 자체가 되어 젊음을 불사르기도 한다.

휴가지에서 만나 내 인생의 한 여름을 지나간 그 사람은 오히려 낭만적이기까지 하다. 혹여 스쳐지나가듯 사라져버린 여름 한철의 사랑이라 하더라도 추억이 될 수 있는 이유는 그 만남에 어떤 계산도 있지 않은 순수한 것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누구와 어떻게 만나든 사람과의 관계가 좀더 건강했으면 한다.

돈이나 어떤 불순한 의도도 들어 있지 않은 이성간의 순수한 만남이기를 바란다. 거기에 나 자신을 거래의 대상으로 삼지 않는, 자존심 있는, 그야말로 인간으로서의 기품을 지키는 사람들이 건강하게 관계를 맺어가고 만남을 갖는, 그런 뜨겁고도 풋풋한 여름이었으면 한다.

배정원/ 경향신문 미디어칸 성문화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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