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성리 주민들, 집단 반발

경북 성주군 소성리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장비 지상수송을 마친 경찰이 철수하고 있다.ⓒ뉴시스

 

국방부와 주한미군이 한방 중에 경북 성주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이랑어체계) 기지에 사드장비를 반입하기 위해 기습 수송을 진행했다.

국방부는 29일 전날 밤부터 이날 아침까지 주한미군이 성주기지 지상수송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지 내 반입된 장비는 발전기 등과 일부 군사 장비가 포함돼 일각에선 요격미사일이 반입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수송은 오전 6시경 종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성주기지에 근무하는 한미 장병들의 근무 여건을 개선하고 노후 장비 교체를 위한 것으로 주변 여건을 고려해 최대한 안전하게 진행했다고 전했다.

사드 기지 내 장병 숙소(옛 골프장 클럽하우스)의 생활환경 개선 공사 일환으로 지난해 8월부터 진행됐다. 사드기지 공사에 반대하는 주민들과 마찰을 피하기 위해 공사 장비 및 자재 등을 헬기로 이송하다거 이번 일부 장비의 규모가 커서 육로 수송이 불가피했다는 것이 국방부의 설명이다.

이번 수송 작전은 홍콩 국가보안법을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이뤄져 시진핑 중국 국자주석의 연내 방한 확장 등으로 마련된 한,중 간 외교에 악재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앞서 주한미군은 2017년 3월 성주 기지에 레이더와 미사일 발사대 2기를 배치했다.

이날 소성리종합상황실에 따르면 전날 오후부터 경찰이 4000명으로 추정되는 대규모 병력으로 사드기기 주변을 배치했다고 했다.

하지만 소성리 주민들은 이번 장비 반입도 기습적으로 진행됐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번 기습 수송에 주민들과 사드반대 단체 회원 등 100여 명은 농성을 벌이며 이날 새벽 경찰과 충돌도 빚어졌다. 이 과정에서 주민 5명이 부상을 입기도 했다. 

소성리의 한 주민은 "벌써 이런 식으로 기습적으로 진행한 게 세 번째다. 노후 장비 교체라고 설명했지만 주민들 몰래 뭘 하는 지 알 수 없다"며 "주민과 협의하면서 진행하겠다는 약속을 정권이 바뀌고도 어떻게 여전히 바뀌지 않고 있냐"고 비판했다.

국방부는 경찰력 지원을 받아 이동 통로를 확보했으며 이 과정에서 주민들과 큰 마찰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사드철회평화회의는 같은 날 오후 1시께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습적인 사드 미사일과 공사 장비 반입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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