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은 후텁지근하고 살갗의 끈끈함만큼 기분의 끈끈함도 찌이익 늘어지는 때, 냉장고에서 오랜 시간 제대로 묵혀서 너무나 차디찬 맥주는 환상이다. 거기다 미리 맥주잔까지 냉장고에 넣어놨다면? 원더풀이다. 그런데 뭔가 2프로 부족하다. 이 부족한 2프로를 확실히 채워주는 게 바로 이들이다. 그런데 토틸라칩? 이게 뭐냐고? 옥수수가 주 원료인 이건 한 마디로 나초다. 왜 있잖나. 바에 가면 가벼운 맥주 안주로 메뉴판에 나와 있는, 바로 그 나초. 그런데 이 토틸라칩만 아작아작 씹어먹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아직 2프로 부족하다. 그 토틸라칩 맛을 5배쯤은 기막히게 만들어주는 게 바로 살사소스다. 이름부터 왠지 섹시한 이 살사소스는 맛 역시 섹시하다. 특히나 매운맛인 핫(HOT)은 기막히다. 매콤한 토마토케첩이라고 하면 상상이 갈라나? 그런데 이 소스엔 씹히는 맛도 있다. 신선한 잘라페노 페퍼, 양파, 식초, 소금 등이 들었다는데 뭔가 살짝살짝 씹히면서 앗쌀한 맛이 일품이다. 여기에 토틸라칩을 살짝 찍어서 먹으면? 대뜸 나온다. 아! 맛있어. 그냥 먹어도 맛있어.
조금만 더 곁들이길 원한다면? 코코넛크림너츠를 추천한다. 오징어땅콩 과자의 스몰 사이즈라 할 모양인데, 이건 달콤하다. 칵테일 바에 종종 서비스 안주로 제공되는 녀석이다. 맛 보면 안다. 아, 이거 이름이 코코넛크림너츠였어?
맛도 맛이지만, 이 안주들이 주는 애프터 서비스야 말로 맘에 쏙 든다. 애프터 서비스가 필요 없는 게 바로 이 안주의 애프터 서비스다. 능력 있는 꽃미남 페미니스트를 만난 격이랄까. 토틸라칩 가루가 묻은 손바닥을 탁탁 털면 그만이다. 토틸라칩을 수북이 담았던 접시는? 물에 한번 휘휘 저어서 건조대에 꽂으면 끝. 이보다 간편하고, 이보다 고소할 수 없다.
그런데 이것들을 어디서 구하냐? 요리재료 전문 쇼핑몰 <얌> www.yum.co.kr에 가면 다 있다. 토틸라칩 3200원. 살사소스 4000원, 코코넛크림너츠 2500원. 이것 말고도 온갖 요리 재료는 다 있다. 단, 토종 한국 요리 재료는 없다. 이탈리아 요리인 스파게티나 동남아, 중국 요리 재료 전문이다.
이 안주를 곁들여, 버금가는 최고의 안주 3인방인 남편이나 시집식구나 직장 상사를 곁들이면? 후텁지근한 여름밤이 짜릿짜릿 시원 쌉쌀하게 바뀌리라 보장한다. 싱글이시라고? 그럼 과거의 남자들이나 그 자리에 없는 친구를 추천한다. 뭐 추천 안 해도 알아서 아작아작 씹어드시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