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의전비서관 내정 소식에… 여성단체 "대체 왜 또 탁현민인가" 비판
탁현민 의전비서관 내정 소식에… 여성단체 "대체 왜 또 탁현민인가" 비판
  • 김서현 기자
  • 승인 2020.05.27 19:21
  • 수정 2020-05-27 19: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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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정치연구소 여소세.연 반대 성명 발표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 ⓒ뉴시스·여성신문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 ⓒ뉴시스·여성신문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이 청와대 의전비서관으로 승진해 복귀할 것이라는 사실에 여성단체가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은 27일 오후 성명을 통해 “탁현민의 청와대 복귀는 성차별과 성폭력을 끝장내자는 여성들의 외침을 무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단체는 “강간문화에 일조한 사람이라도 남성권력의 지지와 신뢰를 받기만 하면 얼마든 공적인 영역에서 권력을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에서 문제적”이라고 지적했다.

여.세.연은 성명에서 탁 자문위원을 두고 “실존하는 강간문화에 거짓말로 일조한 탁현민”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탁 자문위원은 공연기획 전문가로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청와대 선임행정관으로 임명됐다. 그러나 임명 직후 과거 단독저자 또는 공동저자로 펴낸 책들에서 심각한 여성인식관이 발견돼 논란이 일었다. 2007년 공동저자로 참여한 저서 『말할수록 자유로워지다』에서 “고등학교 1학년 때 여중생과 첫 성관계를 가졌는데 얼굴이 아니어도 신경 안 썼다. 그 애는 단지 섹스의 대상이니까”, "(이 여중생을) 친구들과 공유했다”라고 썼다.

그는 논란이 되자 해당 내용을 “허구”라고 밝혔으나 유사한 사건을 경험한 성폭행 피해자가 쓴 칼럼을 실은 여성신문을 고소해 진정성을 의심받았다. 탁 자문위원은 지난해 1월 의전비서관 선임행정관에서 사직했다.

여.세.연은 “일상을 살아가겠다는 여성의 절규에 응답한 것이 강간문화를 거짓말이라며 옹호한 개인을 공직에 두는 것이라면 이는 성폭력·성착취 문제해결의 의지 없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여성을 남성과 동등한 시민이자 시민 주체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며 탁 자문위원의 내정을 반대했다.

 

<성명서 전문>

대체, 왜, 어째서, 또, 탁현민인가

어제(5월 26일) 언론 보도를 통해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이자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청와대 의전비서관에 내정된 것이 알려졌다. 2017년 7월, 탁현민이 선임행정관으로 내정되었을 때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은 기자회견을 열고 “미투운동으로 촉발된 여성들의 목소리를 또 다시 억압하면서 성평등으로 향하는 여정에 찬물을 끼얹는 결정으로 보고 이를 강력히 규탄”했다. 그러나 그는 끝내 경질되지 않고 그 자리를 지켰다.

더욱이 수많은 언론사가 탁현민을 비판하는 기사를 보도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선임행정관직을 유지한 채 한국에서 유일하게 여성/젠더의제를 다루는 <여성신문>의 특정기사(2017년 7월 여성신문이 보도한 ‘제가 바로 탁현민의 그 여중생입니다’라는 제목의 기사)만 콕 집어 자신의 명예가 훼손됐다며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진행했고, 일부 승소했다. “반성했다”는 과거의 말이 과연 누구를 위한 누구를 향한 반성이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자신의 저서가 문제가 되자 “거짓말”이라고 말한 이에 대해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는 신뢰를 버리지 않고, 이번에는 행정관에서 비서관으로 승진시켜 모셔오려 하고 있다. 대통령의 신임을 받기만 하면 그만인가? 공직자의 자질에 있어 왜 성평등은 아직까지도 고려요소가 아닌가?

탁현민의 청와대 복귀는 성차별과 성폭력을 끝장내자는 여성들의 외침을 무시한 것이며, 강간문화에 일조한 사람이라도 남성권력의 지지와 신뢰를 받기만 하면 얼마든 공적인 영역에서 권력을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문제적이다. 또한 “실존하는 강간문화에 거짓말로 일조한 탁현민”이 권력의 최고정점인 청와대로부터 지속적으로 러브콜을 받고 있는 이 모습은 한국정치가 강간문화에 얼마나 관대하며, 강간문화를 기초로 하는 남성연대(male bond)가 얼마나 견고한지를 지속적으로 확인시켜주고 있다.

텔레그램 N번방 성착취에 가담한 자들을 강력하게 처벌하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말은 무엇이었나? 술자리 ‘농담’, 단톡방 성희롱, 텔레그램 N번방 성착취는 현재에도 공기처럼 존재하며 여성의 일상을 위협하고 있으며, 여전히 많은 여성들이 그 위협 속에서 생존을 걱정하며 살아가고 있다. 일상을 살아가겠다는 여성들의 절규에 응답하는 것이 강간문화를 거짓말이라며 옹호한 개인을 공직에 두는 것이라면, 이는 성폭력·성착취 문제해결의 의지 없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여성을 남성과 동등한 시민이자 시민 주체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라는 여성시민들과의 약속이 거짓말이 아니라면, ‘실질적 성평등 사회 실현’이라는 국정과제가 거짓말이 아니라면, “대체, 왜, 어째서, 또, 탁현민인가?”라는 질문에 청와대는 그를 내정하지 않는 것으로 답해야 한다.

2020년 5월 27일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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