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사실을 인정하면서 사퇴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22일 오후 부산경찰청에서 조사를 받은 이후 귀가하기에 앞서 피해자 등에게 사과하는 등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면서 사퇴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22일 오후 부산경찰청에서 조사를 받은 이후 귀가하기에 앞서 피해자 등에게 사과하는 등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부하 직원 성추행 사건으로 사퇴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은 “부산시민 여러분들에게 큰 실망을 끼쳐드려서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 특히 피해자분에게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은 22일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뒤 오후 10시께 취재진 앞에서 이같이 밝혔다. 오 전 시장은 성추행 사건으로 시정 혼란을 야기한 데 대해 부산시민과 피해여성에게 사과했으나 머리는 숙이지 않았다.

또한 사퇴 시기 조정 및 사건 무마 의혹과 관련해 그는 “죄송하다”고 했다.

피해자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는 질문에 “죄송하다고 몇 번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추가로 제기된 성추행 의혹에 대해 “그런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한 뒤 미리 대기 중인 차를 타고 현장을 떠났다.

부산지방경찰청은 이날 오 전 시장을 소환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 뒤 귀가 조처했다고 밝혔다. 오 전 시장은 지난달 23일 성추행 사실을 인정해 부산시청을 떠나 잠적한 지 29일 만이다. 경찰은 조사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오 전 시장 측이 집무실에서 부하직원을 성추행한 혐의에 대해 법리 적용 등 이견을 보였으나 기본적인 사실관계는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 전 시장은 지난 4월 초 자신의 집무실에서 업무 시간에 여직원을 불러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오 전 시장 등 정무라인이 성추행 피해자에게 접근해 총선 전 사건 무마를 시도하고 성추행 사실을 은폐한 직권남용,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경남 모처 등에서 칩거하며 사퇴 시기 조율 등 불거진 여러 의혹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해 비난 여론이 일었다.

경찰은 오 전 시장이 사퇴 이후 지난해 10월 유튜브 채널이 제기한 또 다른 성추행 의혹이 있다. 오 전 시장이 시청 직원을 자신의 관용차로 불러 성추행한 뒤 이를 문제 삼지 않기 위해 서울시의회로 전보시켜주는 대가로 침묵하겠다는 확약서를 썼다는 시민단체의 고발 내용이다. 여러 시민단체가 고발한 7건에 대해 상당한 증거를 확보하고 조사에 들어갔다.

경찰은 진술 내용을 바탕으로 오 전 시장을 추가로 소환해 조사한 뒤 신병 처리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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