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76명 임원 중 17명이 여성
여직원 비율이 67.3%
싱글맘에게 '희망가게' 사업 지원도

 

서울 용산에 있는 아모레퍼시픽 본사 어린이집.ⓒ아모레퍼시픽

‘A MORE Beautiful World’ 비전 아래 아모레퍼시픽은 1945년 창립 이후 지난 78년간 화장품을 매개로 여성의 삶에 관심을 가져온 대표적인 회사다. 여성 인재의 육성을 지속해 여성이 일하기 좋은 직장 만들기에 힘쓰고 있다.

여성 직원 비율이 높아도 여성 임원 비율이 낮은 회사가 많지만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여성 임원 비율이 가장 높은 기업으로 선정됐다. 취업포털 인쿠루트가 지난해 30대 기업의 임원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업 평균 여성 임원 비율이 약 4%임에 반해 아모레퍼시픽은 여성 임원 비중이 약 21%로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30대 기업 임원진을 보면 남성이 3304명, 여성이 153명으로 96대4의 성비가 나타나 여성 임원이 극심하게 부족한 현실에서 아모레퍼시픽은 국내 30대 기업 여성 임원 평균치보다 5배 이상 많은 비율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여성 임원 비중이 22.4%로 지난해보다 다소 늘었다. 전체 76명 임원 중 17명이 여성이다. 비상근 사외이사 1 명과 모두 상근직인 전무 1명, 상무 15명 등 핵심 사업군에 여성이 포진해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김경자 사외이사는 경영전반을 담당하며 ▲임혜영 전무는 데일리뷰티 ▲정혜진 상무는 프리미엄브랜드 ▲전진수 상무와 신해진 상무는 인재원 ▲권수정 상무는 지식재산 ▲김민아 상무는 설화수&AP ▲김선자 상무는 마케팅전략 ▲김영소 상무는 품질안전연구 ▲김효정 상무는 프리미엄 글로벌 ▲박유현 상무는 려&미쟝센 ▲배지현 상무는 IOPE ▲송진아 상무는 마몽드 ▲이지연 상무는 헤라 ▲이혜진 상무는 라네즈 ▲한나현 상무는 해피바스&메디안 ▲홍지선 상무는 바이탈뷰티 등을 이끌고 있다.

이와 함께 아모레퍼시픽은 현재 여직원 비율이 67.3%를 차지해 70%에 가깝다. 지원이나 생산 부문 외 화장품과 마케팅, R&D(연구개발) 등 핵심부문은 모두 여성 비율이 높다. 회사 측은 ”특정 성별에 치중하지 않는 양성평등을 지향하는 사내 환경이 여성 임원 비율을 자연스럽게 끌어올린 것“으로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여성 직원을 위한 복지 제도를 출산 전 단계부터 보육에 이르기까지 세심하게 마련했다. 먼저 임신 12주 이내 또는 36주 이후 직원들은 하루 6시간의 단축 근무를 할 수 있다. 이들에게 특별 제작된 임산부 전용 사무실 의자와 다리 붓기 방지용 발 받침대, 전자파 차단 담요 등 물품이 제공된다. 임산부들이 태아 검진을 위해 외출과 조퇴를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배려하고 있다.

또한 2004년부터 임직원의 자녀 양육을 위해 본사 3층에서 ‘아모레퍼시픽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본사를 포함한 연구원과 용인 인재개발원, 오산 생산기지 등 3곳에서 가구는 모두 가공을 거치지 않는 원목을 사용했고 아이들의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대형 작업공간을 보유해 미취학 아동들에게 양질의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해 사내 어린이집은 직원들 사이에서 호응을 얻는 시설 중 하나다. 특히 2017년 서울 용산에 완공된 신사옥에 있는 어린이집은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도록 90명 정원에 300평 규모로 확대됐다.

임신 12주 이내 또는 36주 이후 직원들은 하루 6시간의 단축 근무를 할 수 있다. 이들에게 특별 제작된 임산부 전용 사무실 의자와 다리 붓기 방지용 발 받침대, 전자파 차단 담요 등 예비맘 배려 3종 세트 물품과 임산부에게 필요한 선물꾸러미를 지원한다. 태아 검진을 위한 외출과 조퇴도 할 수 있게 했다.

여성 직원들은 업무 시간 중 몸 상태에 따라 본사 16층에 있는 사내 병원과 마사지실을 이용할 수 있다. 본사 16층에 AP세브란스 클리닉에서 가정의학과부터 산부인과, 이비인후과 등 요일별 특화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의료진은 연세대학교 출신으로 업무시간 내 사전 예약 후 진료를 받을 수 있다.

또한 직원들은 업무 스트레스와 통증 완화를 위한 마사지 공간인 ‘라온’에서 약 3000원 정도만 차감하면 30분간 이용할 수 있다.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을 고용해 일자리를 만들기도 했다.

오후 업무시간 중 직원들은 피트니스센터에서 건강관리를 하기도 한다. 시설 이용 시 사원증을 태그하면 주52시간 근무 시스템이 태깅되며 알아서 차감되는 방식이다. 근골격계 질환 예방과 개선 위한 운동 치료, 물리치료 등 시설이 마련돼 있다.

특히 여성 임직원들의 별도의 배려 공간이 눈에 띈다. 5층에 있는 ‘레이디스 라운지’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수유실과 라운지 공간으로 구성된 이 곳에서 수유실이 있는데 유축기와 냉장고, 소독기를 갖춰 초기 임산부들을 배려했다.

아모레퍼시픽은 한부모 여성에게 최대 4000만원 가량 소액 대출을 낮은 금리로 지원하는 ‘희망가게’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희망가게는 한부모 여성이 사장님이 돼 경영하는 가게로 담보와 보증없이 창업 의지가 강한 여성에게 사업 창업을 지원해 가정이 생활안정을 이루도록 돕는 아모레퍼시픽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지난 2003년 아모레퍼시픽 창업자 서성환 선대회장의 가족들이 여성과 아동 복지 지원에 힘쓴 창업자의 뜻을 기리기 위해 재단에 기부하면서 시작된 이 사업으로 탄생한 희망가게는 전국 402개에 이를 정도로 커졌다.

아모레퍼시픽은 대외적으로 여성의 삶을 지원하고 성평등에 기여하기 위해 사회공헌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희망가게' 사업은 한부모 여성에게 최대 4000만원에 이르는 소액 대출을 낮은 금리로 지원한다. ⓒ아모레퍼시픽<br>
아모레퍼시픽은 대외적으로 여성의 삶을 지원하고 성평등에 기여하기 위해 사회공헌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희망가게' 사업은 한부모 여성에게 최대 4000만원에 이르는 소액 대출을 낮은 금리로 지원한다. ⓒ아모레퍼시픽

 

최종 창업 대상자는 전문가들의 맞춤형 사업 컨설팅과 교육 프로그램, 가치의 개인기술교육비, 심리정서 지원, 법률, 긴급치료비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취약계층 여성에게 경제적 역량 강화 및 자립 지원을 위해 19년째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10억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성금을 지정 기탁했다. 해당 기금을 바탕으로 다문화와 북한 이탈 여성, 노인, 시설 퇴소 청소년 등 전국 취약계층 여성들이 직업 훈련과 기술 교육, 취업 연계와 고용 창출 지원, 심리적, 정서적 안정 프로그램 지원, 멘토링, 자신감 확보 지원, 거주환경 개선 등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훈련하고 교육하는 사회복지 기관에 지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 직업 훈련 기관에서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꿈꾸는 고등학생은 진로 멘토링과 장학금을 받아 향후 전문가로 성장할 수 기회가 생긴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업종 자체가 여성들이 주고객이고 여성을 잘 아는 여성 직원과 여성 임원 확대는 당연한 것”이라며 “여성을 위한다기 보다는 여성 임원이 5대5가 아직 안 되는 만큼 양성평등 위해 기회를 제공하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코로나19 영향으로 국내외 화장품 시장이 위축돼 있음에도 올해 1분기 매출 1조2793억원, 영업이익 679억원을 기록했다. 면세와 백화점 등 주요 오프라인 매출이 하락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지만 신제품 출시를 계속해 내실을 다지고 있다. 롯데면세점과 처음으로 개발 단계부터 공동으로 협업해 단독 브랜드인 ‘시예누’를 출시에 성공했다. 시예누는 ‘시간을 뛰어넘은 예술의 정점’이라는 뜻으로 영지, 감초, 복령 등 효능 식물과 다이아몬드, 진주 등 보석 원료, 아모레퍼시픽의 기술을 접목한 럭셔리 안티에이징 스킨케어 브랜드다. 롯데면세점 국산 화장품 현지조사팀이 조사한 결과대로 중국 내 국산화장품 트렌드를 적극 반영했다.

이를 위해 아모레퍼시픽은 2년 간 시장 조사와 제품 개발에 집중한 끝에 시예누를 출시에 공들였다. 후발주자인 LG생활건강 ‘후’가 면세점 매출 1위를 차지하며 아모레퍼시픽 ‘설화수’가 고전하자 면세점 매출 선두인 롯데면세점과 손잡고 반격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처음으로 매출 1조를 달성한 것처럼 아모레퍼시픽이 시예누를 통해 면세점 매출을 늘려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1위를 차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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