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 있는 전문 경영인으로 승부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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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이 선정한 ‘14명의 세계 기술 대가’ 중 유일한 한국인 (주)컴투스의 박지영 대표. 그는 회사가 사원들에게 신뢰를 주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투명경영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사진·민원기 기자>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14명의 세계 기술 대가’중 유일한 한국인 (주)컴투스의 박지영 대표. 1999년 모바일 게임이라는 생소한 분야에 첫발을 내디딘 독창성과 과감함 덕분이기도 하지만 변화에 민감한 사용자들의 입맛에 착착 감기는 콘텐츠를 끊임없이 개발했기 때문이다. 창업주이기 때문에 사장이 되는 게 아니라 경쟁력 있는 사장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그는 “건강은 CEO의 생산성”이라며 요가로 하루를 열기도 한다.

■ 박지영 사장은 1974년에 태어났다. 전공은 컴퓨터공학으로 1996년 대학 재학중 과 동기이기도 한 남편 이영일 컴투스 이사와 친구들과 함께 ‘컴투스’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박 사장은 몇 번의 쓰라린 사업실패를 경험하고 1999년 8월 국내업체 처음으로 모바일 게임을 개발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14명의 세계 기술 대가(Global Tech Gurus)’에 한국의 박지영(29) 컴투스 대표가 선정됐다.

지난달 7일자 <타임>은 “경기불황을 슬기롭게 극복해 지속적으로 이익을 창출해 내고 있는 각 국의 14개 기술업체 최고경영자들을 세계 기술 지도자로 뽑았다”며 “이들로부터 향후 1세기를 살아남을 수 있는 생존전략을 배울 수 있다”고 밝혔다. (주)컴투스 박 대표는 타임뿐 아니라 지난 6월 한국IT여성기업인협회(KIBWA)가 선정한 ‘불황 속에서도 성공하고 있는 여성 IT벤처 3인’에 속하기도 해 불황에 강한 여성CEO가 된 셈이다.

이는 1999년 핸드폰으로 게임을 한다는 건 상상도 못했던 시절, 모바일 게임이라는 생소한 분야에 첫발을 내디딘 독창성과 과감함 덕분이기도 하지만 변화에 민감한 사용자들의 입맛에 착착 감기는 콘텐츠를 끊임없이 개발했기 때문이다. 외환위기 이후보다 더 불황을 체감한다는 한국의 요즘, 박지영 대표의 생존전략을 듣기 위해 서울 가산동에 위치한 컴투스 사무실을 찾았다.

“모바일 게임이란 특정 마니아층을 겨냥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특히 핸드폰의 12개 키를 이용한 새로운 창작게임 ‘붕어빵 타이쿤2’가 유저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비싼 수업료 치르고 ‘사람경영’ 배워

회사의 중요 회의가 늦어져 기자와 만나기로 한 시간을 훨씬 지나 바쁘게 나온 박 대표가 제일 먼저 꺼낸 얘기는 자사 게임과 관련된 것. 경기불황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런 적극적인 마케팅에서 온다는 생각이 들었다.

회사를 운영하는 전문경영인들의 생존전략 핵심은 뭐니뭐니 해도 사람경영. 더구나 최첨단 핵심 기술을 자랑하는 IT업계의 모바일 게임이라면 무엇보다 기획력 있는 인재발굴과 관리가 중요할 것이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인재를 찾는 게 가장 어려운 일이다”며 “함께 일하다 보면 그 사람이 갖고 있는 능력을 확인할 수 있겠지만 이력서를 받고 처음 면접 때 몇 마디의 인터뷰로는 파악하기 정말 힘들다”고 솔직한 심정을 토로했다. 박 대표는 실패율을 줄이는 인재선택에 두 가지를 꼽는다. 무엇보다 ‘일에 대한 열정’과 그 사람의 ‘겸손함’.

열정이야 당연한 얘기겠지만 겸손함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자신이 갖고 있는 지식이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과 배움에 대한 갈망이라고 할 수 있다.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하며 끊임없이 탐구하는 자세를 겸손함이라 표현한 것이다.”

이렇게 어려운 과정을 거쳐 뽑은 인재들에게 중요한 것은 회사차원의 관리다. 그는 “업무를 통해 구체적인 면면을 살핀다”며 “게임 개발자라 해도 기획, 디자인, 개발 자체 등 각각 뛰어난 능력을 보이는 분야가 있다. 그렇기에 각자 특징에 맞는 프로젝트를 주고 서로 호흡이 맞는 팀을 구성한다. 예상했던 것 이상의 결과물이 나올 때가 많다”고 한다. 또한 게임이란 것 자체가 유저들의 반응과 피드백이 빨라 일하는 사람들이 긴장하기도 하지만 그에 못지 않은 즐거움이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박 대표는 ‘사람경영’에 대해 고민하고 인재 선택의 눈을 기른 것은 비싼 수업료를 지불한 덕분이라 한다.

“실패를 통해 배운다는 말을 실감했다. 소규모 창업으로 시작해 사원이 40∼50명까지 늘었는데 새로운 게임이 나오지 않았다. 따로 개발팀을 꾸려 보기도 했다. 일하는 모습을 보니 게임 개발을 잘하는 사람은 항상 벌려놓은 일 뒤처리에 바쁘고 오히려 잘 모르는 신입 사원들이 게임을 만들고 있어 뭔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팀을 통합하고 관리자를 따로 둬 관리와 실무를 명확히 나눴다.”

관리와 실무의 분리는 일반적으로 IT업계가 관리자를 두지 않는 것에 비하면 파격적인 일이었다. 그는 이를 시작으로 약간의 구조조정을 감행해 사원을 38명까지 줄였다. 그리고 다시 조직을 재조정한 게 2002년 초. “이미 많은 비용이 투자된 상태였기는 하지만 구조조정이 없었다면 문제가 더 컸을 것이다.”

현재 컴투스의 사원은 65명이다. IT업계에서 적은 인력은 아니지만 박 대표가 이 정도 기반을 닦기 위해 쏟은 노력은 다양하다.

“업무 특성상 각자 독립된 일을 하다 보니 사원간에 대화가 적었다. 팀이라 해도 1∼3명 정도라 자연히 개인주의 성향이 많아져 사내 공간을 터서 대회의실을 만들었다. 또한 매월 2, 4, 5째 주 토요일에는 전 사원이 모여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마련했다. 우리 회사는 토요일 격주 휴무인데 대화를 위해 모인 ‘커밍아웃 시간’에는 일은 하지 않고 그야말로 대화만 했다.”

경영협의회 통해 회사 신뢰 쌓아

박 대표는 전 사원이 모여 대화하는 시간을 ‘커밍아웃 시간’이라 불렀다. 이는 회사 전반에 관한 얘기 뿐 아니라 개인에 대한 얘기도 서슴없이 할 수 있다고 해서 붙였다고.

“커밍아웃 시간에는 평소 개인의 생각을 얘기하고 궁금한 내용을 서로 질문하고 대답해준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돈독해졌다. 개인뿐 아니라 회사 전반에 관한 내용도 공개한다. 회사 연 계획, 분기별 상황, 재무상황, 매출과 이익 등 정보를 공유하는데 회사 내 문제가 생겼을 때 누구보다도 적극적으로 대안을 내놓는 사람이 바로 사원들이었다. ”

박 대표가 대회의실을 만들고 커밍아웃 시간을 만든 것도 다 사원들의 문제제기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구조조정 직후 가장 먼저 한 것은 회사 비전을 만드는 작업이었다. 여기저기 경영자 모임을 통해 비전이 중요하다는 교육도 받았지만 결정적인 계기는 사원을 통해 나왔다. 어느날 한 사원이 ‘도대체 우리 회사의 비전은 무엇입니까’라고 물었다. 질문을 받은 순간 당황했다. 회사 비전에 대한 문제제기는 사원 개인의 비전에 대한 고민이기 때문에 그냥 넘길 수 없는 문제였다. 비전과 관련해 사원들에게 설문지를 돌렸고 이때 회사에 요구하는 사항 등을 함께 적게 했다. 그중 1위가 대화 부족임을 알고 행동을 취한 것이다.”

그는 회사의 신뢰감을 쌓기 위해 설문지 돌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적한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실천했다.

“모든 일은 꾸준하지 않으면 1회성 행사로 끝나게 된다. 특히 회사와 관련된 문제, 사원들이 불편한 내용에 대해서는 미루지 말고 행동으로 옮겨야 회사를 믿고 따른다.”

박 대표는 임시 방편이 아닌 사원들과 함께 해결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과감히 ‘경영협의회’를 구성했다.

“경영협의회는 몇 명의 직원 대표와 임원이 모여 회사에 필요한 일에 대한 안을 내놓고 회의를 통해 결정한다. 주로 사원 개개인의 생활과 밀접한 내용이 많고 회의에서 결정된 내용은 바로 회사 경영에 반영해 실행한다. 이는 회사의 신뢰와 연결된 일이다.”

“전문 경영인에 걸맞는 연봉 받도록 노력”

박지영 대표의 나이는 이제 29세. IT업계 대부분이 젊은 인력이라 해도 20대 젊은 여성 CEO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기업을 운영하기에 어려운 점은 없을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카피가 있듯이 나이가 중요한 게 아니다. 성별, 나이를 떠나 인간이기 때문에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혹 팀장이라 해서 대접받기를 원하기도 하는데 직급 때문에 대우받고 싶다면 그만큼의 능력을 보여주면 된다. 우리 회사는 일단 대표가 20대 젊은 여성이라 성과 나이에 대한 고정관념이 있다면 일하는 것 자체가 힘들다. 이 모든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게 만드는 것도 경영 목표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는 20대 젊은 여성 CEO라는 점 때문에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에는 우려한다. “개인적으로 아직 어린 나이에 언론에 알려진다는 게 영광일 수 있지만 개인 때문에 회사가 가려질까 걱정스럽다. 특히 남편과 창업을 시작했고 현재 같은 회사에서 일하다 보니 회사라는 인식보다 가족 관계처럼 비춰지는 모습이 조심스럽다.”

박 대표는 회사를 지금까지 이끌어 온 것은 사원들이라며 뒤에서 묵묵히 땀흘리는 사원들이 상실감을 가질까 걱정돼 언론 인터뷰에서도 가급적 가족 얘기를 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요즘 아침마다 요가로 하루를 연다. 남들에게는 항상 건강관리를 잘하라고 얘기하지만 막상 운동에 게으른 자신의 모습과 누적되는 피곤을 해소하기 위해 시작했다고.

“하루에 평균 2∼3개 미팅을 하는데 너무 힘들고 피곤하다. 몸이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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