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  ⓒ신윤지·여성신문
일러스트 ⓒ신윤지·여성신문

여성 성착취 범죄 ‘n번방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가 제작을 예고해 논란이 일고 있다.

영화제작사 파란프로덕션은 “n번방을 소재로 한 노홍식 감독의 영화 악마의 방이 오는 하반기 크랭크인을 앞두고 있다현재 배우 캐스팅과 촬영 스태프를 조율 중이라고 13일 밝혔다.

제작사에 따르면 악마의 방불편하지만 부정할 수 없는 현실, 미성년자 성착취에 대한 복수극으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디지털 성착취 및 미성년자 성범죄는 반드시 처벌된다는 내용이며, “한 소녀의 세상과 점점 멀어져야만 했던 슬픈 현실에서 부서지고 버려진 꿈들, 어느 누가 죽어야만 끝나는 짓밟힌 인생을 드러내는 영화라고 한다.

노 감독은 10대 성매매를 다룬 영화 모범생’, () 장자연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 종이비행기등을 연출했다. 노 감독은 “10여 년 전부터 미성년자 대상 범죄가 퍼지는데 누구도 해결하기 위해 나서지 못하고 손을 대지 못하고 있어서 그때부터 관련 정면 고발 영화를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소식을 접한 사람들 중에는 우려를 나타내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SNS상에선 가해자를 악마화하는 서사는 성착취 범죄가 일어날 수 있었던 사회문화적 맥락과 구조를 가릴 수 있고, 범죄자의 과시욕을 부추길 수 있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아직 수사와 가해자 처벌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영화 제작과 홍보를 추진하는 점도 성범죄를 돈벌이 수단으로 삼는다는 비판을 부르고 있다.

트위터, 네이버 뉴스 댓글란 등에서는 제목만 들어도 초점이 어디에 가있는지 뻔함 그들은 악마가 아니고 범죄자다 n번방은 영화거리가 아니다” (@jjd@@@) ,  가해자 악마화에 반대한다”(kkd*****), “영화 만들 시간에 (가해자) 26만명 신상이나 공개하라”(@8s1****) 등의 반응을 볼 수 있다.

 

‘토일렛’ 홍보자료는 영화 ‘토일렛’을 버젓이 ‘강남역 여자화장실 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한 충격적 심리 스릴러’라고 소개하고 있다. ⓒSNS 캡처
영화 ‘토일렛’ 제작사는 ‘강남역 여자화장실 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한 충격적 심리 스릴러’ ‘우발적이고 즉흥적인 분노 때문’ 이라는 홍보 문구를 사용했다 사과했다. ⓒ온라인 캡처

 

영화 ‘82년생 박아라’의 시놉시스. ‘스튜디오 촬영 성폭력, 여성 감독의 성폭력 사건을 희화화해 미투 운동의 정신을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영화 ‘82년생 박아라’의 시놉시스. ‘스튜디오 촬영 성폭력, 여성 감독의 성폭력 사건을 희화화해 미투 운동의 정신을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최근 3년간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스튜디오 촬영 성폭력 등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여성 대상 범죄를 선정적·자극적으로 묘사한 한국 영화들이 꾸준히 나와 논란이 일었다.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이듬해 개봉한 영화 토일렛’(2017)은 범행 과정을 가해자의 시선에서 자극적으로 묘사한 점, ‘모든 것은 우발적·즉흥적 분노 때문이라는 홍보문구로 비판을 받았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상영 반대 요구가 빗발쳐 제작사 측이 홍보문구에 대해 사과하기도 했다. 이달 개봉한 ‘82년생 박아라는 스튜디오 촬영 성폭력, 여성 감독의 성폭력 사건을 희화화해 미투 운동의 정신을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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