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습관만 바로 잡는다면 예방할 수 있어.

7년차 직장인 최씨(32)는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최근 항문의 극심한 고통으로 인해 치핵 수술을 받게 되었다. 최씨는 평소 회식이 잦고 붉은 육류를 주 3회 이상 즐기며 음주와 흡연을 하는데, 심지어 대변을 보는 시간에도 손에서 스마트폰 게임을 놓지 못해 매일 20분 이상 앉아있는 안좋은 배변 습관도 가지고 있었다.

우리나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조사에 의하면 2016년 당시 치핵으로 치료받은 환자가 약 60만명에 가깝다는 결과가 발표됐다. 환자의 연령층으로는 4~50대(약 20%)가 꽤 높은 비중을 차지했지만, 2~30대(약 17%)의 비중도 점차 높아지면서 넓은 연령층에서 항문질환 환자가 해마다 증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치질이란 무엇인가?]

치질은 ‘치핵', ‘치열’, ‘치루’ 등 항문 주변에 발생하는 질환 모두를 의미한다. 보통 치질이라고 하는 질환의 정확한 명칭은 치핵이라고 할 수 있다. 치핵이란 항문 안쪽의 점막 부분에 위치한 정맥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난 것을 의미하는데 치핵은 위치에 따라 세분화 할 수 있다. 항문 안쪽에 자리잡은 것을 내치핵, 항문 바깥쪽에 자리잡은 것을 외치핵이라고 보면 된다. 쉽게 말해 항문에 위치한 괄약근 주변으로 혹이 튀어나와 배변을 할 때 그 혹이 함께 내려오는 현상이 생기고 혹이 항문 밖으로까지 나와 극심한 통증으로 인하여 앉아있는 자세조차 힘들어지는 상황이 발생하면 치핵일 가능성이 높다.

[치질의 원인]

치질은 원인이 정확히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직립 보행, 좌식 생활을 하는 인간에게만 나타나는 질환으로 서있는 자세가 직장 내부의 정맥에 강한 압박을 주어 생길 수 있고 괄약근의 문제나 변비, 항문의 긴장 등의 원인으로 항문 내 정맥에 지속적인 압력과 반복적인 공격으로 인하여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다른 여러 이유로는 해부학적 신체의 문제, 오랜시간 서 있는 직업, 설사 혹은 변비에 의한 지속적인 자극, 배변 시 오래 앉기 등의 잘못된 배변 습관, 복압이 가중되는 임신, 장 질환에 의한 설사, 과식 같은 잘못된 식습관, 음주, 흡연, 강력한 스트레스나 무리한 신체 활동 등 많은 경우를 예로 들 수 있다.

오산 안창욱항외과 외과전문의 안창욱 원장은 "치핵이란 주 3회 이상 자주 갖는 술자리와 배변 시 오래 앉아있는 습관 때문에 주로 발생하는데요. 동물성 단백질이 과한 음식을 위주로 섭취하면 대변의 양이 줄어들고 딱딱해져 생기는 변비 증상에도 치핵이 발생하기 좋은 조건입니다"라며, "직장 내 출혈이 치핵의 대표적인 증상이지만 여러 경우에 따라 질환을 구분해야 하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 섣부르게 판단하지 말고 전문가의 도움으로 다양한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 후 치료가 필요합니다"라고 전했다. 

[치질의 증상]

치핵의 일반적인 증상은 출혈이 있다는 점이다. 치핵 초기에는 배변 후 휴지에 피가 살짝 묻어나오다가 중기에 접어들면서 배변 후 변기에 핏방울이 떨어져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하며, 말기에는 배변 활동을 하지 않아도 휴지나 속옷에 피가 묻어나올 수 있다. 혹의 돌출도 흔하게 보이는 증상으로 배변 시 내려왔다가 자동적으로 들어가는데 단계가 진행되면서 손으로 밀어넣어야 들어가다가 더 심해지면 완전히 탈출된 상태를 보인다.

초반 진행 시 통증을 느끼기 어려우며 통증이 심하게 느껴지는 경우는 합병증이나 혈전증이 동반된 경우에 해당 될 수도 있다. 그 외에도 항문 주변이 가려워 참을 수 없는 소양증과 점액질의 분비물이 속옷에 묻어나오는 경우 등의 증상도 나타나는데 보통 3도 이상의 심각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치핵의 4단계 증상]

1도 : 출혈이 가끔 있고 검사 시 항문 안쪽으로는 울혈이 보여지고 항문 밖으로 보이는 것은 없는 상태
2도 : 배변과 함께 혹이 탈출했다가 자동적으로 다시 들어가는 상태
3도 : 배변 시 혹이 탈출한 후 손가락을 이용해 밀어넣어야 환원되는 상태
4도 : 혹이 계속해서 탈출된 상태이고, 손가락으로 밀어도 들어가지 않고 통증이나 괴사가 진행되는 상태

[치질의 치료법]

치핵이 진행되었다고 해서 무조건적인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며 단계에 따라 여러가지 방법을 통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어, 조기 발견과 대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1~2도의 상태에서는 생활 습관 개선 및 약물을 이용한 치료, 따뜻한 온도의 좌욕, 연고를 바르는 등의 보존적인 치료법으로도 충분히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그러나 3도에서 4도로 진행되는 상태에서는 치핵 조직이 이미 늘어져 있기 때문에 혹을 제거할 수 있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치질의 예방법]

우리는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으로도 치질을 미리 예방하거나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변비와 설사는 항문 괄약근에 압력과 부담을 주기 때문에 건강한 배변을 위해 식이섬유가 많이 포함된 야채와 과일의 섭취를 충분하게 해야 하고, 단백질이 많은 붉은 육류는 변비를 발생하게 해 치질을 유발하는 음식에 해당하므로 과한 섭취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 적절한 음식 섭취만큼 중요한 것이 평소 생활 습관인데, 아래 추천 생활 습관을 기억해두고 실천해보자.

[항문 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추천 생활 습관]

▲장시간 앉을 경우 따뜻한 곳이나 푹신한 곳에 앉기
▲배변 시 앉아있는 시간이 5분을 넘기지 않기
▲충분한 식이섬유를 섭취하고 물 많이 마시기
▲의식적으로 맵거나 짠 자극적인 음식 피하기
▲오랜시간 앉아 있을 경우 틈틈히 서 있는 시간 챙기기

치질은 현대인들의 습관에 의해 많이 발생하는 질환인 만큼 항문 건강을 위해 적절한 식단조절과 생활습관을 몸에 익히고, 혹여나 윗 글에 언급된 증상이 2주 이상 계속될 때는 참거나 스스로 해결하려 하지 말고 반드시 항문외과 전문의와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체계적으로 개선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글/그림 = (주)토마스애드 (tomas.ad777@gmail.com)

도움말 = 오산 안창욱항외과 안창욱 원장(외과전문의)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