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염색체 차이·생활습관 이론 이어
남성 혈액에 바이러스 수용체 더 ↑ 연구결과

여성보다는 남성이 코로나19에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가 연달아 나오고 있다.
여성보다는 남성이 코로나19에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가 연달아 나오고 있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전 세계적으로 4백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여성보다는 남성이 바이러스에 취약하다는 보고가 연달아 나오고 있다. 이는 남성의 혈액 속에 바이러스가 들러붙는 수용체 유전자가 여성보다 더 많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최근 나왔다

우리 몸속에 들어온 코로나19는 끈끈한 스파이크 단백질이라는 돌기를 이용해, ·심장·혈관 상피조직 등 세포 표면의 ACE2(앤지오텐신 전환효소2) 수용체에 달라붙어 침투하는 식으로 빠르게 증식한다. ACE2 수용체가 여성보다 남성의 혈액에 훨씬 더 많으며, 특히 남성의 고환에서 많이 발견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네덜란드 흐로닝언대 메디컬센터의 아드리안 포르스 심장학 교수팀은 11(현지 시간) 유럽심장학회 회보인 유럽 심장 저널(European Heart Journal)’에 이러한 요지의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유럽 11개국 심부전 환자 3720(2608·1112)을 각각 실험군 2022(1485·537)과 대조군 1698(1123·575)으로 나누고, ACE2 수용체 농도에 영향을 미치는 임상적 요인인 ACE 억제제나 ARBs(앤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 사용 여부, 만성 폐쇄성 폐질환·관상동맥 우회술·심박세동 등 병력을 대조 분석했다. 중위연령은 실험군 기준 남성 69·여성 75, 대조군 기준 남성 74·여성 76세였다.

코로나19 집단 감염 발생 콜센터가 위치한 서울 구로구 코리아빌딩 앞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의심환자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했다. ⓒ뉴시스.여성신문
한국의 한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의심환자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국내에서도 120시 기준 여성 확진자 59.03%, 남성 확진자 40.97%로 여성 확진자가 더 많지만, 치명률은 남성 2.97%, 여성 1.94%로 남성이 더 높다. 젠더와 건강 연구단체 글로벌 헬스 5050(Global Health 5050)’의 통계를 보면, 지난 4일 기준 그리스의 코로나19 감염자 중 남성이 55%였고, 치명률은 남성 8%, 여성 2.5%였다. 이탈리아는 지난 428일 기준 남성 감염자가 47%로 여성보다 적었으나, 치명률을 보면 남성 16.6%, 여성 9.1%였다. 중국의 경우는 지난 228일 기준 남성 감염자가 전체의 51%, 치명률은 남성 4.7%, 여성 2.8%였다.

몇몇 전문가들은 남성이 여성보다 코로나19에 취약한 원인은 남성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필립 골더 영국 옥스퍼드대 면역학 교수는 여성의 X염색체가 2, 남성은 1개인 점에 기초해, 남성보다 여성의 면역 세포에서 단백질이 두 배 더 많이 전달되며 바이러스에 대한 여성의 면역 반응이 남성보다 더 강하다고 설명했다. 남성이 여성보다 흡연·잦은 바깥 활동 등을 하는 경향이 높다는 점에 착안한 이론도 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신종 바이러스인 만큼 데이터와 연구가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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