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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과 사상 27

여자들 꿈이 부풀었다. 이게 다 힐러리 때문이다. 미국에서 여성 대통령이 나올지 모른다는 소문은 얼토당토 않게 우리나라에서도 꿈부터 꾸게 만들었다. 이 책이 그 꿈 재기다. 인물과 사상 이번호 주제가‘한국 여성정치의 최전선’이다. 꼽힌 인물은 추미애, 이미경, 최현숙, 고은광순, 강금실이다. 이들을 최보은, 조선희, 송경아, 이숙이 등이 분석했다. <프리미어> 최보은 편집장은 추미애 의원을 일컬어 “남녀를 통틀어 그처럼 언론을 백안시하고도 그처럼 언론으로부터 존중받는 정치인은, 적어도 한국적인 현실에서는 아무도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며 그녀의 장점을 원칙과 성실성이라고 있다고 분석한다. 또 소설가인 조선희씨는 말한다. “추미애 의원이 탱크라면 강금실 장관은 오픈카다.”그 밖에 강준만 교수가 ‘핵심을 벗어난 노무현 비판에 반대’했다.

개마고원/ 10,000원

성형 수술의 문화사

미녀 뉴요커 3인방의 다이어리라 할 <섹스&시티>의 사라 제시카 파커(캐리 역)을 요모조모 뜯어보면 놀랍다. 어? 미인이 아니잖아? 특히나 울퉁불퉁 우뚝 솟은 코는 어떤가. 그러나 지금 그녀는 최고의 미녀로 꼽힌다. 그녀의 원조격인 바브라 스트라이샌드도 그랬다. 시대가 바뀌면서 미에 대한 평가도 바뀐다. 그에 따라 성형 수술의 문화도 바뀐다. 이 책은 온갖 성형 수술의 역사다. 현재의 남자 보디 빌더들이 너무나 발달한 유두나 유방 때문에 비밀리에 유방 성형수술을 받는다거나, 무솔리니가 장교들의 전투 능력을 향상시킨다고 40세 이상의 장교들에게 처진 눈꺼풀을 팽팽하게 만드는 수술을 강제로 명령했다거나 하는 이야기가 줄줄이다. 성형 수술의 문화사를 넘어 외모에 얽힌 문화사라 할 만하다.

샌더 L. 길먼 지음/ 이소/ 25,000원

모던 수필

머릿속에 백개 쯤 되는 바늘 통이 지분거리는 듯할 때, 내 처방책은 타이레놀이 아니다. 오래돼 낡고 허름한 절에서 나는 풍경 소리 같은 옛날 사람이 쓴 수필집이다. 이 책이 바로 그 부류다. 요즘 글들이 콜라라면, 이 책은 자스민차다. ‘새로 가려 뽑은 현대 한국의 명산문’이란 부제 대로다. 문학평론가인 국민대 방민호교수가 엮었다.“뉘 집에 가든지 좋은 벽면을 가진 방처럼 탐나는 것은 없다.(중략) 좋은 벽은 얼마나 생활이, 인생이 의지할 수 있는 것일까!”라는 이태준이나 “이따금씩 문풍지가 우룽룽 우룽룽했다”거나 “하늘은 보이지 않고 눈송이 뽀하다”며 우리 말이 식혜 밥알처럼 사락사락 감기는 강경애가 거기 있다. 우리 20세기 명문장가들의 수필들이 한 바구니다. 때로는 멋지지만, 때로는 고등학생 작문 숙제 같다. 하지만 엮은이 말마따나 “누구에게나 아픔과 방황이 있고 그때 글은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된다. 사랑과 돈과 술을 주는 대신에 태도를 준다”.

방민호 엮음/ 향연/ 10,000원

팜므 파탈- 치명적 유혹, 매혹당한 영혼들

인류 최초의 팜므 파탈은 이브다. 아담을 유혹해 파멸에 빠뜨린 여인. 치명적인 매력으로 남성을 유혹해 파멸시키고 지옥으로 빠뜨리는 탕녀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자신의 육체와 욕망, 그리고 세상에 대한 지배권을 요구하는 여성들에 대한 남성들의 공포가 숨어 있다. 이들 팜므 파탈로 굳어버린 역사 속 인물들 이야기다. 저자는 사비나 미술관 이명옥 관장. 세례 요한을 죽여버린 여인, 냉혹하고 잔인한 여인의 대표 선수가 돼서 온갖 화가들의 모델 노릇을 한 살로메부터 지나가는 배를 노래로 침몰시켜버리는 세이렌까지. 그림으로 본 온갖 팜므 파탈들의 파노라마다.

이명옥 지음/ 다빈치/ 12,000원

그래서 너를 안는다

딱 10년 전 출간했던 소설의 개정판이다. 10년 동안의 군살을 뺐다. 남성의 억압된 성 인식이 그들을 어떻게 타락시키는가를 이완기라는 인물을 통해 보여준다나? 여리고 순수했던 소년은,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남자가 되면서 조금씩 타락한다. 스물여덟의 그 남자는 전과 3범이고 백수다. 또 약간 정신 질환을 앓고 있다. “가만히 누워 있으면 육중한 천장이 자신의 가슴으로 떨어져 내리는 듯한 착각이 들곤 해”통 잠을 잘 수 없던 스무 살의 완기는 점차 어떻게 무너져내리는가? 소설 속 구절처럼, 각이 진 세월은 사람들을 변하게 만들기 마련이다. 그러나 모든 게 세월 탓이고, 환경 탓일까?

김인숙 지음/ 청년사/ 8,500원

조은미 기자cool@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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