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이 경쟁사 우유 제품을 깎아내리는 여론전을 위해 홍보대행사를 동원해 온라인에서 비방댓글 작업을 한 정황이 포착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6일 홍원식(70) 남양유업 회장 등 7명을 명예훼손 등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양은 지난해 초 홍보대행사를 이용해 온라인 맘카페 등에 경쟁업체 제품을 비방하는 내용의 글과 댓글을 게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남양유업은 우유 제품 소비자가 많은 맘카페 등에 “A사에 원유를 납품하는 유기농 목장 근처에 원전이 있어 방사능 유출 영향이 있다” “A사에서 나온 유기농 우유의 성분이 의심된다” “아이에게 먹인 걸 후회한다” “우유에서 쇠 맛이 난다” 등 경쟁업체인 A사를 비방하는 내용의 글과 댓글을 지속적으로 게시했다. 비판 대상이 된 제품은 시장 판매량 1위 경쟁업체인 유기농 우유 제품으로 전해져 경쟁사는 지난해 4월 경찰에 남양유업 측을 고소했다.
경찰은 3개월간 수사 중 단순 악플러 소행이 아니라는 단서를 잡았고 지난해 7월 남양유업의 부산 홍보대행사와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아이디 50여 개가 노골적인 비난 게시글 70여 개를 올린 사실을 확보했다.
경찰은 남양유업이 홍보대행사에 돈을 건낸 것도 확인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룹 차원의 조직적 개입이 있다고 보고 홍원식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여부 등을 검토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7일 홈페이지에 입장문을 내고 온라인상 과열된 홍보 경쟁 상황에 실무자가 온라인 홍보 대행사와 업무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매일 상하 유기농 목장이 원전 4km 근처에 위치해 있다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자의적으로 판단해 논란에 휩싸이게 됐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당사자가 1년여간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해왔으며 결과를 기다리는 중으로 해당 건에 대해 고객님들게 심려를 끼쳐드려 머리 숙여 깊이 사과한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