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다른 손님과 차별” 주장
피해자 집 앞에서 기다렸다 살해
“여성이라 죽었다” 비판 여론 확산
10일 '창원 페미사이드 시위' 예정

28일 서울 종로구 혜화역 마로니에 공원 앞에 페미사이드(Femicide) 철폐를 촉구하며 모인 여성들은 여성 폭력과 살해를 방관하며 여성혐오를 일삼는 모든 사람을 페미사이드의 가해자로 지목했다. ⓒ김서현 기자
사진은 지난해 12월 28일 서울 종로구 혜화역 마로니에 공원 앞에서 열린 '페미사이드(Femicide) 철폐 시위' 현장. ⓒ김서현 기자

 

40대 남성이 자주 다니던 식당의 여성 사장을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이 남성은 여성을 살해한 이유로 “(사장이) 고기를 구워주지 않았다” “나는 차별하고 냉랭하게 대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온라인에서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살해했다”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경남 창원중부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남성 A(43)씨를 긴급체포했다고 4일 밝혔다.

A씨는 4일 오전 10시께 창원시 의창구 한 식당 앞 도로에서 이웃인 60대 B씨에게 수 차례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흉기를 준비해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B씨의 집 근처에서 B씨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살해했다. A씨는 범행을 저지르고 현장 주변을 서성이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20여분만에 붙잡혔다.

A씨는 살해 이유에 대해 경찰에 “B씨가 운영하는 고깃집에 여러 차례 방문했지만, 나만 차별하고 냉랭하게 대했다”고 밝혔다. B씨는 경찰 진술에서 “밤늦게 고깃집 앞을 지나가다 남자 손님과 있는 A씨의 모습을 보고 식당에 들어가려고 하면 A씨가 영업이 끝났다면서 막았다”며 “다른 손님과 차별했다”고 주장했다.

당초 A씨가 살해 이유로 “고기를 구워주지 않았다”는 것으로 말했다고 알려졌으나, 경찰 관계자는 “피의지가 경찰에서 진술에서는 그런 내용을 말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체포 당시 A씨는 술을 마신 상태는 아니었다. 정신병력은 없으며 최근까지 회사를 다니는 등 사회생활에도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법원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신문) 결과는 증거자료 검토 등을 거쳐 이르면 6일 오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이번 사건이 또 다른 ‘여성혐오 살인’이라며 공론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창원여성살인사건’, ‘#여성은_여성이라서_살해당한다’ 등의 해시태그가 확산되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창원에서도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이경옥 창원여성살림공동체 대표는 “40대인 남성 가해자는 60대인 여성 사장이 자신에게 제대로 서비스해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살해했다. 과연 사장이 남성이었어도 당연한 듯이 대접을 요구할 수 있었겠느냐”며 “남성은 여성에게 당연히 대접받아야 하고, 폭력을 써도 된다는 여성혐오가 드러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경상도 비혼공동체 WITH는 10일 오후 2시 창원시 의창구 정우상가 앞에서 ‘창원 페미사이드 시위’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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