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격전망지수 하락폭 역대 최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첫 주말인 26일 서울 한 영화관이 텅 비어 있다.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가계의 소비심리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얼어붙었다. 경제 상황에 비관론이 확산돼 부동산 심리도 코로나19 충격을 이기지 못했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4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70.8로 전월대비 7.6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3월 CCSI가 18.5포인트 떨어져 낙폭이 줄긴 했지만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몰아닥친 12월(67.7) 이후 11년 4개월 만에 가장 낮다.

CCSI는 가계 설문 조사를 바탕으로 한 소비자들이 경기를 어떻게 체감하는지 6개 주요 지수를 표준화한 지표다. 2003~2018년 장기평균을 기준값 100으로 놓고 이 수치가 100 밑으로 떨어지면 장기평균보다 소비자심리가 부정적임을 의미해 지갑을 닫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CCSI가 100을 넘으면 소비자들이 앞으로 경기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으며 향후 소비를 늘린다는 뜻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 10~17일까지 진행됐다.

한은은 4월 조사에 대해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더 확산해 경기와 가계재정 상황 관련 지수가 모두 나빠졌다”며 “향후 소비심리는 코로나19 확산세 전개 양상에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CCSI를 구성하는 6개 주요 항목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모두 급락세를 보였다. 현재경기판단CSI는 31로 전월 대비 7포인트 내려갔다. 향후 경기전망지수도 59로 3포인트 하락했다. 모두 2008년 12월 이후 가장 낮다. 가계의 재정상황 인식인 현재생활형편(77)과 생활형편전망지수(79)도 각각 6포인트, 4포인트 떨어졌으며 가계수입전망과 소비지출전망지수도 4포인트 6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지난달 코로나19 여파에도 보합세를 보였던주택가격전망지수는 이달 96으로 전월대비 16포인트 줄어 역대 가장 큰폭으로 급락했다. 지난해 5월(9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집값전망지수가 기준선 100 아래로 떨어진 것은 1년 후 집값이 내려갈 것으로 보는 소비자가 그렇지 않은 소비자보다 많다는 의미다. 한은 측은 주택가격전망CSI는 2013년 1월 통계작성 이후 최대 하락폭으로 2017년 8월 정부의 ‘실수요 보호와 단기 투기수요 억제를 통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발표로 이달과 동일한 16포인트 하락폭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임금수준전망CSI도 102를 기록해 100을 넘겨 1년 후 임금이 오를 것으로 보는 가구가 많았으나 지수로는 전월에 이어 통계가 편제된 2013년 1월 이후 역대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전세계 코로나19 사태로 2분기 타격이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에 내년 임금이 오르지 않을 수 있다고 보는 가구가 가장 많았다는 해석이다. 고용불안이 반영된 결과다.

취업기회전망CSI(58), 현재가계저축CSI(84), 가계저축전망CSI(87) 등 모두 2009년 3월 이후 11년 1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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