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식 ‘라이트 노벨’ 여성혐오 심각
일본식 ‘라이트 노벨’ 여성혐오 심각
  • 김서현 기자
  • 승인 2020.05.01 15:12
  • 수정 2020-05-01 18:14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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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초 일본 PC통신에서 시작
대형서점에서도 판매
국내작가도 다수

유명 영화와 애니메이션도 있지만
소아성애·근친상간 등 소재 다루는
문제적 작품들 19세 구독불가 판정 안 받아
서점가에 놓인 '라이트 노벨'들. 연구자 이션경은 논문 ‘라이트노벨과 미성년 욕망의 매커니즘’에서 일부 문제적인 라이트 노벨들이 소아성애와 근친상간 등을 합리화한다고 비판한다. ⓒ홍수형 사진기자
서점가에 놓인 '라이트 노벨'들. 연구자 이션경은 논문 ‘라이트노벨과 미성년 욕망의 매커니즘’에서 일부 문제적인 라이트 노벨들이 소아성애와 근친상간 등을 합리화한다고 비판한다. ⓒ홍수형 사진기자

일명 ‘라이트 노벨’이 계기가 된 사건의 재판결과가 나오며 문제가 된 소설 장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3월, 교사 A(38)로부터 자습시간에 라이트노벨을 읽는다는 이유로 꾸지람을 받은 남중생 B(15)가 수치심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법원은 교사 A에게 징역 10개월을 4월27일 선고했다. 사건을 두고 라이트 노벨이 대체로 15세 이용가로 판매되는 도서인 만큼 문제적이지 않다는 주장과 애니메이션, 게임 등과 함께 출시 되며 인기를 구가하면서도 여성의 성적 대상화 등이 주요한 소재로 다루어져 청소년이 읽기에 적절하지 않다는 주장이 부딪히고 있다.

‘라이트 노벨’은 1990년대 초 일본의 PC통신 ‘니프티서브(NIFTY-serve)’에서 전과 다른 소재와 종류의 판타지·SF 소설이 나타나자 이를 ‘라이트 노벨’로 구분지어 부른 데서 시작됐다. △애니메이션 풍 일러스트가 더해진 문고판 출판 형태 △여타 장르 문학보다 짧은 주기를 두고 시리즈로 연재 △10대부터 30대에 이르는 소위 ‘오타쿠 문화’의 매니아들이 게임, 애니메이션과 더불어 즐기는 점 △게임, 애니메이션에서 주로 사용되는 소재들이 주요하게 차용되는 점이 특징적이다. 

라이트 노벨이 국내로 들어온 시기는 2011년 전후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2011년 전년 대비 126% 매출이 신장했고 지난 10여년 간 매년 평균 100%대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2019년 라이트 노벨에 대한 소비독자는 남성 73%, 여성 27%로 이루어져있다. 연령대로 살피면 10대 15%, 20대 40%, 30대 17%, 40대 18%, 50대 8%, 60대 이상 2%로 구성돼있다. 그러나 관계자는 여성만 따로 볼 경우 가장 구매율이 높은 연령층이 40대인데 이는 10대 남성 독자들의 대리구매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남성 독자의 연령대만 볼 경우 20대가 35%, 30대 14%, 10대 13% 순으로 10대부터 30대까지 연령대가 전체의 62%를 차지한다. 대부분의 도서가 15세 이용가 이하로 판매되지만 극히 적은 수의 도서가 여러 가지 이유로 간행물윤리위원회로부터 19세 미만 구독불가 판정을 받는다.

 

2017년 7월 개봉한 영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의 한 장면. 일본 4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신인배우상, 작품부문 화제상 등을 수상했다. 라이트 노벨이 원작이다. ⓒ홍보사
2017년 7월 개봉한 영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의 한 장면. 일본 4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신인배우상, 작품부문 화제상 등을 수상했다. 라이트 노벨이 원작이다. ⓒ홍보사

 

라이트 노벨이 오타쿠 문화에서 시작되었다고는 하지만 이미 일반인 사이에서도 널리 알려진 작품들도 있다. 2017년 개봉해 일본 아카데미상을 받기도 한 영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도 라이트노벨이 먼저다. 2000년대 초반 한국에서 TV애니메이션으로 방영돼 큰 인기를 끈 『슬레이어즈』도다. 수익도 대단하다. 일본에서 2006년부터 지금까지 연재 중인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는 출판사 스니커즈 문고 공식 발표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전세계적으로 2000만 부를 판매했다. 애니메이션과 영화 수익은 별개다.

문제는 라이트 노벨이 독자의 취향 소재들을 여느 문학 장르보다도 강하게 흡수하며 변화한다는 사실이다. 일본의 학자 아즈마 히로키는 『동물화 하는 포스트모던』 등에서 “스토리와는 별개로 시대에 따라 모에 요소(매니아들을 흥분시키는 요소)의 조합으로 창조된 캐릭터 데이터 베이스를 소비하는 것”이 최근의 오타쿠 문화 내 서브컬처라고 지적한다. ‘잘 팔리는’ 캐릭터성을 발굴해 조합하는 과정에 도덕적 개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때, 소아성애나 근친상간, 약물강간 등의 소재가 끼여들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남중생을 극단적인 선택에 이르게 한 문제의 라이트 노벨은 지난 2017년 첫 출간된 판타지 장르의 『현자의 손자』로 알려졌다. 사고로 죽은 청년이 마법을 쓰는 세계에서 환생해 큰 마법의 힘을 얻고 마법학교에 입학한 후 일상을 다룬다. 해당 도서는 15세 미만 구독 불가 판정을 받았다. 비키니 수영복을 입은 여성 캐릭터 삽화가 일부 삽입됐다. 한 서브컬처 커뮤니티에 해당 소설의 리뷰를 올린 누리꾼은 “흔하기만 한 판타지 라이트 노벨. 주인공 남자 캐릭터가 3살부터 전지전능하고 모든 인기를 독차지 한다. 여자 캐릭터는 매력은 다들 있지만 대충‘꺄아악’뿐”이라고 평가했다.

연구자 이선경은 논문 ‘라이트노벨과 미성년 욕망의 매커니즘’에서 일부 문제적인 라이트 노벨들이 소아성애 등을 합리화한다고 비판한다. 이선경은 “1인칭 미성년 화자 ‘나’를 중심으로 주변 미성년자들과 관계를 장황하고 재기발랄하게 떠들어 가면서 서사를 전개하는 것은 대표적인 라이트 노벨의 기본 구도”라며 “이런 구도 속에서 모에 요소, 하렘 상황(1대 다수의 관계 구도), 소아성애 등의 기호가 등장해 각 작품이 전형성을 갖춘다”고 지적한다. 이어 “(미성년 주체의 주인공을 내세워 미성년 대상을 욕망하며) 스스로를 비윤리적이고 병리적인 소아성애나 근친상관과 차별화하며 위험한 타협점을 지능적으로 만든다”고 비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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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 R 2020-05-05 01:20:38
남중생 자살 사건이 기사에 잘못 쓰인 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이 기사의 논점으로 잘들 알고 있는 '라이트 노벨' 속 여성혐오와 그의 소비층을 보면 당연한 비판이라고 생각되는데, 여자 남자 분쟁 조장이라니. 요즘 그거 유행어니?

예이진 2020-05-04 22:29:34
라이트노벨이 일반인들이 보기엔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다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그 중학교 학생이 자살한 사건의 중심은 라이트노벨이 아닌 교사의 행동이다.
그 학생이 어떤 책을 봤든 20분동안 그 학생에게 모욕을 주고 얼차례를 시킨다는 것이 말이 되나.
이런 남녀의 분쟁 조장이 아닌, 본질에 다가갔으면 한다.

아티 2020-05-04 21:11:16
'여성'신문
어떻게든 선동해보려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침뱉고갑니다

최현준 2020-05-03 21:15:54
라이트 노벨 막지만은 말아주세요;;

진오늘 2020-05-02 10:22:26
라이트노벨이 국내에 들어온 시기부터 팩트란 팩트는 다 틀렸고 쓸데 없는 사실까지 열거해놨다.
이건 정보전달이 아니라 갈등을 심화시키려고 쓴 기사 같다.
중학생이 교사 체벌에 수치심을 못 참고 자살한 사건을 두고 '라이트노벨이 논란'이라는 식의 기사를 어떻게 쓸 수 있나.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뭔가. 비윤리적인 책 읽다가 창피당해 죽었으니 잘 죽었다 이건가? 보기 좋으라고 중학생 죽은 사건을 관련기사로까지 연결해놨다.
제대로 된 취재도 없이 인터넷 기사 베껴다가 하루에도 다섯여섯꼭지씩 써내는 앉은뱅이 기자한테 뭘 바라겠냐만은 기사를 못써도 너무 못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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