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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 미술대학 학생들이 최근 전기가마를 기증한 고 김향진씨 부모에게 머리숙여 인사하고 있다.▶

지하철 희생자 유가족 계명대에 가마 기증

최근 기증사실 알려져 학교쪽 감사패 전달

지난달 19일 계명대학교 미술대학 학장실. 가슴 뭉클한 감사패 전달식이 열렸다. 계명대 김정환 부총장과 미술대학 학장을 비롯한 학교쪽 관계자와 학생 등이 이 학교 출신인 고 김향진씨 부모에게 감사패를 주는 날이었다.

김씨는 지난 2월 대구 지하철 참사 때 남동생과 함께 졸업식에 가다 불의의 참사로 목숨을 잃은 이. 당시 김씨는 이 학교에서 공예디자인을 전공하던 미술학도였다. 김씨의 아버지 김창윤(50·포항시 죽도2동)씨는 철강회사에 근무하던 터라, 김씨에게 전기가마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딸이 졸업하면 집에 가마를 지어주리라 생각했던 김씨지만, 향진씨가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뜬 뒤 이런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다. 김씨는 딸이 숨지고 두 달이 지난 4월 향진씨 후배들이 공부하는 데 조그만 도움이라도 될까 학교쪽에 가마를 기증할 의사를 타진했다.

학교쪽이 흔쾌히 허락함에 따라 김씨는 도자기 전공 학생들에게 필수장비인 도예용 전기가마 3대, 내화판 37개, 지주 1300여개, 실험로 1대, 열선 등을 기증했고, 지난 5월 말께 설치가 끝났다. 김씨는 이 사실을 최근까지 알리지 않았다. 그러나 김씨가 고가의 가마를 기증한 사실은 곧 입소문을 탔다. 학생들도 이 사실을 알게 됐고, 학교쪽이 뒤늦게 감사패를 전달키로 한 것.

김씨는 “평소 향진이가 학교에 가마가 더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며 “딸은 먼저 보냈지만 딸아이 후배들이 공부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가마를 기증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딸이 몸담았던 대학에 실습 기자재를 기증하면서, 딸을 잃은 슬픔을 묻었다”고 전했다.

김씨가 기증한 전기가마엔 ‘대구 지하철 참사로 희생된 김향진양의 학교와 후배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기리기 위해 부모님이 기증하신 것입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있다.

심권은주 경북주재기자ejskw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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