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제기
AI 이용해 목소리 복원 내용 캠페인
"수어와 음성언어 지위 동등"

23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 회원 등이 기자회견을 열고 인공지능 기술로 청각장애인의 목소리를 찾아준다는 KT의 '마음을 담다' 캠페인 광고가 수어에 대한 차별을 확산 시킬 우려가 있다며 광고 방영 유보를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23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 회원 등이 기자회견을 열고 인공지능 기술로 청각장애인의 목소리를 찾아준다는 KT의 '마음을 담다' 캠페인 광고가 수어에 대한 차별을 확산 시킬 우려가 있다며 광고 방영 유보를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장애인 단체가 인공지능(AI) 기술로 청각장애인의 목소리를 복원한다는 내용의 KT ‘마음을 담다’ 캠페인에 대해 “당사자의 상황과 인식을 도외시하면 폭력이 된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시민단체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은 23일 서울 중구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T ‘마음을 담다’ 캠페인을 규탄했다.

‘마음을 담다’ 캠페인은 AI 음성 합성 기술을 통해 청각장애인 가족들의 목소리와 당사자 구강구조를 파악해 목소리를 추론, 복원하는 기술을 이용해 청각장애인의 ‘첫 목소리’를 찾아준다는 취지다.

이날 기자회견에 나선 청각장애인 강재희씨는 수어로 “농인의 언어는 수화”라며 “KT 광고를 보면 농인들이 수어가 아닌 음성언어를 원하는 것처럼 보일 위험이 있다. KT는 수어에 대한 차별적 인식이 많은 상황을 인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씨는 “수어로 생활하는 것은 불완전하고 음성언어로 생활해야 정상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경계했다.

또 다른 청각장애인 김유진씨는 “2016년 수화언어법이 제정되면서 수어는 한국어와 동등한 지위를 갖게 됐지만 부정적인 인식과 정부 무관심으로 홀대받고 있다”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우리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존중받으며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함께 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밝혔다.

단체는 기자회견 후 KT를 상대로 한 캠페인 방영 유보와 추가 제작 금지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인권위에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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