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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으로 올해 1분기 한국 경제성장률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1년 여 만에 최저인 –1.4%로 떨어졌다. 민간소비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대폭으로 줄어든 탓이나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4609조7030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4674조9490억원)보다 1.4%(65조2460억원) 감소했다고 23일 밝혔다. 금융위기를 겪던 2008년 4분기(-3.3%) 이후 11년 3개월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정부 소비와 건설, 설비 투자의 증가 폭이 둔화한 상황에서 2월부터 코로나19 여파로 민간소비와 서비스업 생산이 1998년 외환위기 때와 버금가는 충격을 받은 영향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가장 크게 위축된 것은 민간소비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등 영향으로 소비절벽이 나타났다. 민간소비는 전분기대비 67.4% 감소해 1998년 1분기(-13.8%) 이후 22년 만에 가장 저조했다. 민간소비는 1분기 전체 실질 GDP를 3.1%P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수출도 2.0% 내리막을 탔다. 1분기까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충격이 덜했음에도 전분기 대비 2.0%감소했다. 지난해 1분기(-3.2%) 이후 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자동차 기계류, 화학제품 등이 줄줄이 고전해 반도체 수출 증가를 깎아먹었다. 코로나19 파고가 서비스업을 넘어 주력 수출 제조업까지 미친 것이다.

수입도 4.1% 감소했다. 2011년 3분기(-4.4%) 이후 8년 6개월만에 최저치다. 국제유가 하락 등 원유 수입 등이 감소한 영향이다.

업종별로는 서비스업이 2.0% 감소해 외환위기 1분기(-6.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소비 위축으로 도소매, 숙박음식점, 운수업, 문화 서비스업 등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가장 큰 문제는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에 올해 하반기 회복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1분기 경제성장률이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최악인데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분기에는 코로나19로 사실상 민간소비만 직접 타격을 받았다면 2분기부터 수출 악화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세계적으로 코로나가 확산된 시점이 3월으로 수출은 4월 이후, 5~7월 본격적으로 타격을 받게 돼 역성장할 것이란 관측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 -1.5%, 모건스탠리 –1.0%, 피치 –1.2%, IMF –1.2% 등이 한국 경제성장률을 마이너스로 전망한 바 있다.

만일 우리나라가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면 카드사태가 터진 2003년 1분기(-0.7%)와 2분기(-0.2%) 이후 처음이 된다. 통상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하면 경기침체에 진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비 측면은 2분기 들어 다소 완화하거나 다른 나라보다 먼저 벗어날 수 있을지 모르나 수출과 생산 측면은 2분기 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하반기 코로나19가 재확산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정부가 이를 고려해 정책 여력을 사용해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올해 경제성장률은 2분기 충격이 얼마나 클 것인지, 3분기부터 회복될 수 있을지 여부에 달려있다”며 “올해 4분기 지난해 4분기 정도의 수준이라면 0% 부근 성장률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산술적으로 올해 남은 3분기 연속해서 분기 성장률이 전기대비 0% 이상을 유지해야 플러스 성장이 가능하다.

한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위기관리대책회의를 열고 “2·4분기부터 실물, 고용 충격이 확대될 우려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1·4분기 지난해말부터 이어진 투자와 수출 회복세가 성장세 둔화를 완충해 준 측면이 있지만 2·4분기부터 글로벌 경기 침체가 본격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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