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60만9000명으로 1년 전보다 19만5000명(-0.7%) 감소해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5월 24만 명이 감소한 이후 10년 10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

 

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 기업의 신입채용 계획이 3분의 2 가량 취소되고 채용 규모도 줄어들면서 청년층의 고용절벽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채용 연기에 토익 등 서류 전형에 필수인 자격증 시험도 기약 없이 미뤄지거나 취업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오프라인 채용 상담회가 취소 등 상반기 취업을 준비하는 자체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취업문이 좁은 여성 취업 준비생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20일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기업 262개사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대졸 신입 채용 동향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채용계획에 영향을 받았느냐는 질문에 84.9%가 ‘그렇다’(매우 그렇다 44.5%, 다소 그렇다 40.4%)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그렇지 않다’는 답변이 10.6%, ‘전혀 그렇지 않다’는 4.5%에 그쳤다.

올해 신입사원을 1명이라도 뽑을 것인가라는 질문에 채용 계획이 있다는 응답은 코로나19 발발 이후 3분의 1수준으로 줄었다. ‘코로나19 발발 이전 채용계획을 세웠다’는 응답은 60.7%, ‘코로나 이후 채용계획 유지’ 응답은 21.1%였다. 코로나19 발발 이후 올해 한 명도 채용하지 않겠다는 계획은 코로나19 이전 8.7%에서 발발 이후 19.4%로, 채용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기업도 7%에서 25.6%로 늘어난 상황이다.

취업이 남녀 모두 어렵지만 성별에 따라 여성들이 어려움을 크게 느끼고 있다. 여성들이 사회 전체적으로 부족해진 일자리, 취업 전공이 어려운 비교적 문과생에 많거나, 학연·지연·혈연 등으로 공평한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등이 원인으로 거론된다. 특히 여학생들이 다수인 문과 계열 채용 규모가 이공계열보다 대폭 줄어들다 보니 여학생들이 취업을 더 어렵게 느낀다는 지적이다.

최성희 숙명여대 인재개발원 센터장은 “전공이 취업에 영향을 큰데 인문사회예체능에 여성들이 많고 취업이 잘 되는 이공계엔 남학생들이 많은 점이 크다”며 “숙명여대에도 인문사회·예체능계에 전체 학생의 약 70%가 몰려 이공계 중심인 취업 시장에서 어려운 점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최 센터장은 이어 “기업들이 채용할 때 여성들이 부서 등 제한이 있다고 아직도 생각하는 것 같다”며 “취업 시장에서 여성 준비생들의 생각과 달리 지방근무, 해외근무, 야간근무 등이 어렵지 않을까라는 인식이 기업에 있다”라고 강조했다.

채용 자체가 미뤄지거나 채용이 없는 경우가 많고 코로나19 사태로 여성 취업준비생들이 선호하는 유통·서비스·관광 등 업종이 타격이 크다 보니 일자리 기회가 예전보다 줄어 여성 취업준비생들이 어려움이 많다고 그는 설명했다.

숙명여대는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콘텐츠를 늘리는 방법으로 학생들의 취업 준비를 돕고 있다. 자기소개서나 면접 등 강의를 녹화해 온라인으로 오픈하거나 실시간 화상 회의가 가능한 툴에서 취업특강을 진행 중이다. 특히 최근 취업한 학교 선배들이 온라인 줌으로 릴레이 특강을 진행 중으로 1회 80~100명으로 제한한 인원이 30분 내 마감될 정도로 인기다. 코로나 종식 후에도 온라인 강의나 콘텐츠를 확대해 온라인 특강들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학교는 AI 자기소개서과 온라인 인적성 프로그램, 면접 등을 잇따라 홈페이지에서 오픈해 학생들이 온라인으로 피드백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코로나19를 통해 온라인으로 다양한 강의와 특강을 통해 1대1 취업 상담, 온라인 특강, 전화 상담 등 다양한 취업 지원을 할 수 있는 계기로 삼고 있다.

최 센터장은 정부에 바라는 점으로 “청년들을 취업시키는 지원이 늘도록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늘리면 인센티브나 채용 지원금을 늘려 채용 시장이 활발해지도록 적극적으로 펼쳤으면 한다”며 “신규 채용 중 여성 채용 비율을 일정 비율 이상 한 여성 채용한 기업들에 인센티브를 줘 채용 기회를 넓혀주는 우대 정책을 했으면 한다”고 했다. 채용까지 되지 않더라도 기업 인턴십에 급여를 지원하는 정책을 펼친다면 기업들이 지원받기 때문에 채용에 적극적일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김현석 부산대 경제학과 교수와 작성한 ‘코로나19 고용시장 피해 추정’ 보고서에서 코로나19로 한국 경제성장률이 6.7%감소할 경우 국내 신규 실업자가 최대 33만3000명 발생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경연은 고용노동부에 10대 고용정책 과제를 건의했다. 뮤급휴직자 구직급여 허용과 중소기업 직원월급 대출 정부보증제, 특별고용지원업종 추가 지정, 최저임금 동결 등을 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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