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
성착취 등 사회적 물의 빚은
가수 ‘걸러내기’ 기능 도입
성착취 혐의 알 켈리 노래
공식 플레이리스트서 삭제

멜론·NHN벅스는 이용자가
담지않기·건너뛰기 설정
지니뮤직은 그나마도 서비스 없어

기사와 관련없는 이미지. ⓒ픽사베이
음원서비스 회사들이 중대범죄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은 아티스트에 대해 별도의 제한조치를 두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픽사베이

국내 거대 음원서비스 회사들이 중대범죄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은 뮤지션에 대해 별도의 제한 조치를 두지 않는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글로벌 음원서비스 회사가 이른바 ‘혐오 콘텐츠’에 대한 규정을 만들고 제한 조치를 적극적으로 알리는 반면, 국내 업체들은 여전히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9월 국내 최대 음원서비스인 멜론의 음악 추천 서비스 ‘포유(ForU)’에 접속한 일부 이용자들이 ‘정준영 데뷔 앨범 9주년 기념 믹스’라는 플레이리스트를 받아 논란이 일었다. 당시 멜론은 “물의를 일으킨 아티스트는 추천 풀에서 제외하는 작업을 진행 예정”이라며 뒤늦게 배제 방침을 밝혔다. 최근에는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10여년 전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가수가 소속된 그룹이 음원 차트에서 1위에 오르자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해당 노래를 듣기 불편하다는 문제제기가 나왔다.

미국에서도 사회적 문제를 일으킨 아티스트의 노래를 음원 서비스에서 차단시키자는 목소리가 일었다. 강도·임산부 폭행 범죄를 저지른 힙합 뮤지션 고 엑스엑스엑스텐타시온(XXXTentacion)과 미성년자 성착취 혐의 등으로 기소된 가수 알 켈리(R.Kelly)가 대표적이다. ‘아이 빌리브 아이 캔 플라이’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알 켈리는 사건 직후 SNS에서 ‘#뮤트R켈리’ 등 항의 운동도 일어났다. 논란이 커지자 세계적으로 2억7000만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세계 최대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Spotify)는 2018년 혐오 콘텐츠에 관한 새로운 규정을 만들어 플레이리스트 ‘뮤트’ 기능 등 사회적 문제를 일으킨 아티스트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이용 제한 정책을 펴겠다고 밝혔다. 당시 스포티파이는 ‘종교, 인종, 젠더, 정체성, 민족성, 국가성, 퇴역 군인, 장애에 대해 차별과 증오를 부추기고 촉진하는’ 노래를 강력히 규제하겠다고 했다. 알 켈리의 모든 음악은 스포티파이 공식 플레이리스트(playlist·곡목표)에서 삭제됐다.

국내 음원서비스에서는 아직 스포티파이처럼 음원사 차원에서 아티스트를 걸러내는 정책은 실행하고 있지 않다. 국내 최대 음악 플랫폼인 멜론과 ㈜NHN벅스가 원치 않는 아티스트를 이용자들이 알아서 거르도록 하는 장치를 도입한 정도다. 멜론은 ‘재생목록 담지 않기’ ㈜NHN벅스는 ‘아티스트 건너뛰기’ 서비스를 통해 이 리스트에 추가한 아티스트의 곡은 재생하지 않고 자동으로 다음 곡으로 넘어가도록 했다. 지니뮤직은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멜론의 윤아현 홍보팀 매니저는 엠씨더맥스의 차트 1위에 대한 이용자들의 비판에 대해 “멜론은 AI기반 개인화 큐레이션(추천 기능)을 통해 특정 아티스트의 음원을 제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이 곡을 추천받지 않기(해당 곡을 듣기 싫을 때 해당 곡을 추천에서 제외)나 재생목록 담지 않기(추가한 아티스트의 곡이 재생목록에 포함 안됨) 기능을 통해 이용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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