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구갑 후보(무소속)
젊은 여성들을 타깃으로
안전한 주거환경·골목 형성
대학 내 단톡방 성희롱
공동체 해결 아닌 법적
해결하도록 앞장 설 것

지난 10일 이가현 후보는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갔다.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물시장에서 선거 유세를 하던 중 “남자예요?”라는 구민들의 질문에 이 후보는 “여자입니다! 잘 키운 딸 하나 열 안 부럽습니다”라고 대답했다. ⓒ홍수형 기자
지난 10일 이가현 후보는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갔다.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물시장에서 선거 유세를 하던 중 “남자예요?”라는 구민들의 질문에 이 후보는 “여자입니다! 잘 키운 딸 하나 열 안 부럽습니다”라고 대답했다. ⓒ홍수형 기자

“여자가 당당해야 나라가 산다! 우리 동네 유일한 여성 후보 이가현입니다.”

이가현 서울 동대문구갑 후보(무소속·27)는 선거 운동에 매진하고 있는 요즘 ‘보부상’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무소속인 그는 18명 정도 되는 선거운동원들과 함께 직접 현수막을 달고 뚜벅이 유세를 하고 있다.

지난 10일 이가현 후보는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갔다.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물시장에서 선거 유세를 하던 중 “남자예요?”라는 구민들의 질문에 이 후보는 “여자입니다! 잘 키운 딸 하나 열 안 부럽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이 후보는 요즘 오전 7시 30분에 집에서 나와서 사무소로 와 옷을 갈아입고 피켓을 들고 나간다. 그는 “역에서 8시부터 9시까지 선거 유세 운동을 한다”며 “돌아다니다가 쉬면서 선거 유세 운동을 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발품을 파는 보부상 느낌”이라며 “퇴근 길 6시 30분부터 8시까지 유세까지 한다. 이후에는 필요한 사무를 보거나 라이브 방송 기획된 것이 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채널 명은 ‘이가현Korean Feminist’”라고 덧붙였다.

선거운동을 하면서 그는 성별을 묻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고 했다. 이가현 후보는 “‘여자예요, 남자예요?’라고 물어보시는 분이 많다”며 “머리가 짧고 옷차림이 양복이다. 또한 마스크도 쓰기 때문인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나이로 인해 선거운동원으로 착각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후보자) 본인이에요?’ 라고 묻기도 한다”며 “또한 ‘20대냐’, ‘어리다’, ‘영계가 나왔다’고도 하신다”고 했다.

‘페미니스트’라는 점을 앞세우고 선거 운동을 하고 있는 그는 요즘 페미니스트 후보들에게 계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선거 방해 행위는 “다행이도 아직은 없다”고 했다. 이 후보는 “아무래도 제가 이 곳에서 지낸 시간이 많고 절 아는 분이 많기 때문에 테러를 하고 싶어도 무서워서 못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현수막이 하나 떨어지긴 했지만 왜 떨어졌는지 규명은 안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동대문 토박이다. 유치원 시절부터 초·중·고를 이곳에서 다녀 20년 이상을 동대문구에서 살고 있다. 그는 자신보다 윗세대 구민들은 경제적인 문제나 양육에 대한 문제를 말한다고 밝혔다. 이가현 후보는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아이들 방학이 길어지는데 이러면 맞벌이 하는 가정들은 아이 돌봄할 곳이 없어진다고 대책이 필요하다고 동네 정육점 사장님께서 말씀하셨다”며 “사진관 사장님께서는 월세를 절대 내려주지 않는 동네이다. 노블리스 오블리제가 없는 동네라 힘들다는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자신과 비슷한 또래의 구민들을 만나본 그는 “경희대·시립대·외대 학생들을 만나보니 ‘골목이 던전같다’, ‘어둡고 구불거려 자취방 골목이 무섭다’라고 얘기한다”며 “한 학생은 본인이 2층에 사는데 누가 침입하려고 했지만 CCTV가 없어 증거가 없어서 잡을 수 없었다며 치안을 강화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전에 살던 남학생이 자취방에 불법촬영기기를 심고 나가서 이후에 사는 여학생이 불법촬영피해자가 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안전한 주거·생활공간과 밤거리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다”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핵심공약은 젊은 여성들을 타깃으로 안전한 주거환경과 골목을 형성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또한 대학 내 성폭력 관련 사학법을 제정할 것을 약속했다. 이 후보는 “대학 내 성폭력 사건이 처리되는 방향이 사립학교법 근거해서 이뤄지는데 최대 정직 3개월-파면-해임”이라며 “파면 기간을 현행 3개월에서 12개월로 늘리자 학생들은 교원 징계나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곳은 대학생 인구가 많다보니 여기가 카카오톡 단체채팅방 내 성희롱도 빈번하다”며 “대부분 학교 안에서 공동체 해결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은데 법적으로까지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하는 부분을 신경 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거운동 시작일인 지난 2일부터 활동하고 있는 그는 “무소속이라 ‘당이 있었더라면, 조금 더 지원을 많이 받을 수 있었더라면’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며 “그래도 출마 자체가 엄청난 성과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껏 페미니스트 국회의원은 많지 않았다”며 “있었어도 한 번 출마되고 단절됐는데 지금은 많은 후보들이 한꺼번에 출마했다. 그 중의 한명으로서 ‘이 지역구에서 페미니즘을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존재할 수 있게 했다’는 측면에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나를 응원해주는 분들 보면 나에 대해서 잘 모르실텐데도 불구하고 내가 지향하는 가치들에 동의해주는 분들이 많다는 생각이 들어 힘이 난다”며 “동시에 책임감이 들어 어깨가 무거워지기도 한다. 또한 이제 곧 끝난다는 생각을 하니까 마음이 가볍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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