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공작 vs 여권연루… ‘N번방 사건’ 정쟁도구 삼는 정치권 논란
정치공작 vs 여권연루… ‘N번방 사건’ 정쟁도구 삼는 정치권 논란
  • 이하나 기자
  • 승인 2020.04.10 18:59
  • 수정 2020-04-10 1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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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조성은(가운데) 선대위부위원장, 정원석 선대위 상근대변인, 김웅(왼쪽) 송파갑 후보자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N번방 사건 TF 대책위원회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미래통합당 조성은(가운데) 선대위부위원장, 정원석 선대위 상근대변인, 김웅(왼쪽) 송파갑 후보자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N번방 사건 TF 대책위원회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4·15 총선을 5일 앞두고 여야가 소위 ‘N번방 사건’을 놓고 정쟁을 벌이고 있다. 먼저 여권에서 ‘공작설’을 띄우더니 야권에선 가해자 중 여권 인사가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맞받아쳤다. 집단 성착취 영상거래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느냐는 비판이 인다. 

‘N번방 사건’을 두고 ‘공작설’을 처음 언급한 것은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다. 김씨는 자신이 진행하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미래통합당에서 우리 당에 N번방 연루자가 있다면 정계에서 완전 퇴출(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거 매우 이상한 메시지”라며 음모론을 제기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7~8일 유튜브·팟캐스트에 출연해 “공작정치 작동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야당이) 2~3개 준비하는 것 같더라. 이번 주말에 하나 터뜨려 바로 선거까지 몰고 가려고 준비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지난 3월 26일 텔레그램성착취공동대책위원회가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피켓을 들고 'n개의 성착취, 이제는 끝내자!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의 근본적 해결을 원한다' 기자회견을 열었다. ⓒ홍수형 기자
지난 3월 26일 텔레그램성착취공동대책위원회가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피켓을 들고 'n개의 성착취, 이제는 끝내자!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의 근본적 해결을 원한다' 기자회견을 열었다. ⓒ홍수형 기자

 

그러자 미래통합당은 ‘여권 인사가 N번방 사건에 연루돼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는 취지로 말하며 선거 중에 이를 밝히겠다고 했다.

통합당 이진복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10일 오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많은 제보를 받았다. 선거 중에 여러분 앞에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여권 인사가 연루됐다는 내용이 있나’라는 질문에는 “그런 이야기를 듣긴했다. 구체적으로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주말 내에 사실을 밝히냐’는 질문에 “당내 N번방 사건 TF 대책위원회에 직접 확인해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지난 2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우리는 잃을 게 없다. 하지만 저쪽은 터질 게 있다”며 “저쪽에서는 그것이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온갖 방법을 쓸 것”이라고 했다.

논란이 일자 통합당은 진화에 나섰다. 정원석 통합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10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말에 ‘한방’을 발표한다는 건 와전된 부분이 없지 않다”며 “애당초 (가해자) 명단을 만들어서 폭로하겠다는 목적으로 N번방 사건 TF 대책위원회를 만든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현재 가해자 의심 제보도 있고, 제보에 여권 인사가 포함된 것도 많지만, 여기에서 사실관계를 명확히 체크한 것은 없다”면서 “이낙연 민주당 후보 아들이 연루돼 있냐는 질문을 많이 하던데, 명확하게 N번방과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수많은 여성 피해자가 존재하고 정부와 사법부가 사건 해결에 나선 중대 범죄를 놓고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야 할 정치권은 오히려 N번방 사건을 정쟁 도구 삼느냐는 비판이 나온다. 한 여성단체 활동가는 “언제나 여성 관련 중대한 이슈가 터질 때마다 남성 권력은 개인의 일탈로 치부하거나 사소화하고 폄훼했다. 텔레그램 내 성착취 사건도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참담하다”고 지적했다.

김민문정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는 국회가 제대로 대응했다면 지금의 심각한 상황은 없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민 공동대표는 “2015년 ‘소라넷 사건’에 대해 여성들이 문제제기 했을 때 국회는 사이트 하나를 폐쇄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여겼다. 2018년 미투 운동이 확산됐을 때는 국회에서 150여개 법안이 쏟아졌지만 제대로 논의된 법안은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또 성범죄와 관련해 입법 공백이 많은 만큼 N번방 사건을 정치에 이용하는 것을 멈추고 사건 해결을 위해 입법부로서 제대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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