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국정지지도
20대女 58%·20대男 32%
누가 더 투표장 가느냐 따라
선거 결과 달라질 수 있어

 

21대 총선이 몇일 남지 않았다. 이번 총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후보와 공약 등 기존 선거의 관심사들이 모두 묻혀버린 '깜깜이 선거'가 되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야 모두에게 ‘중대(critical) 선거’의 성격을 띠고 있다. 만약 더불어민주당이 패배할 경우 문재인 정부 후반기 국정동력은 힘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 문재인 대통령의 레임덕이 가시화되고 당 내부에서도 총선 패배 책임론이 휘몰아치는 등 극심한 내홍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민주당이 승리하면 문 대통령은 국정 운영의 동력을 회복하고 민주당 집권 20년의 밑그림을 그릴 수 있다. 이를 의식해 민주당은 제1당을 미래통합당에 내주면 사사건건 문 대통령의 발목을 잡고 탄핵을 추진할 수도 있다고 주장하고, 미래통합당은 민주당이 승리하면 좌파 독재가 장기 집권할 것이라고 각을 세운다.

이번 총선은 역대 총선과 비교해 ‘코로나 선거’라는 특징 말고도 몇 가지 큰 차이가 있다. 우선, 대통령 국정 운영 지지도가 고공행진하고 있는 가운데 총선이 치러지고 있다. 통상 집권 중반에 치러지는 중간 평가의 성격의 선거에서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도는 추락하는 양상을 보였다. 가령, 박근혜 정부 집권 4년차 때 치러진 2016년 4·13 총선 당시 한국갤럽이 4월 1주(4~6일) 때 실시한 여론 조사 결과,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도는 긍정 평가 43%, 부정 평가 46%였다. 반면, 갤럽의 2020년 4월 1주(3월31~4월2일) 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는 56%, 부정 평가는 36%로 그 차이가 무려 20%p였다. 둘째, 후보자 선택 요인으로 ‘소속 정당’이 크게 부상했다. 1960년대 미국 미시간 대학 연구팀은 사회심리학적 접근법을 토대로 유권자는 정당일체감, 정책에 대한 견해(쟁점), 후보자 이미지 등 세 가지 태도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고 분석했다. 그중 특정 정당에 대해 갖고 있는 애착심인 정당일체감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코로나 사태로 후보자와 유권자간의 접촉이 최대한 억제되는 ‘비대면 선거’가 진행되면서 ‘정당’ 요인이 강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한국갤럽이 총선을 앞두고 실시한 여론조사(3월23-24일) 결과, 후보자를 선택하는데 고려하는 사항으로 ‘인물/능력’이 29.8%로 가장 높았고, ‘정책/공약’이 29.7%, ‘소속 정당’이 29.0%로 비슷하게 나타났다. 그런데 2016년 총선때와 비교해서 정당 요인은 13.0%p 상승한 반면, 인물은 오히려 5.3%p 하락했다. 셋째, 20대 남성(이남자)과 20대 여성(이여자)간의 지지 분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선거학회가 2016년 총선 직후 실시한 유권자 의식조사에 따르면, 20대 남성의 경우 지역구 투표에서 새누리당 12.5%, 민주당 47.5%, 국민의당 32.5%, 정의당 2.5%였다. 반면, 20대 여성은 새누리당 28.2%, 민주당 51.3%, 국민의당 17.9%였다. 이남자가 이여자 보다 국민의당 지지가 훨씬 많은 반면, 이여자는 이남자보다 새누리당 지지가 많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이런 성향이 크게 바뀌었다. 한국갤럽의 2020년 3월 통합 조사(22~24일) 결과,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에서 이남자는 평균 32%인 반면, 이여자는 58%였다. 정당 지지도에서도 큰 차이를 보였다. 이남자의 경우, 민주당 24%, 통합당 13%, 정의당 4%, 국민의 당 5%였다. 반면, 이여자는 민주당 40%, 통합당 7%, 정의당 4%, 국민의당 3%였다. 이번 선거의 막판 최대 변수는 세대율 투표율이다. 앞선 중앙선관위 조사에서 ‘반드시 투표할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72.7%였다. 이는 2016년 총선 조사 당시(70.8%)보다 10.4%p 증가한 수치다. 연령대별로는 18~29세 52.8%, 30대 71.3%, 40대 77.0%, 50대 73.8%, 60대 83.8% 70세 이상 82.5%인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이하는 4년 전과 비교해 1.0%p 상승하는 데 그쳤다. 중앙선관위의 2016년 총선 투표율 분석에 따르면, 20대 초반 남성과 여성의 투표율은 각각 56.4%와 54.2%로 거의 비슷했다. 그런데. 20대 후반 남성과 여성의 투표율은 각각 47.3%와 52.6%로 차이가 있었다. 결국 20대 여성과 20대 남성 중 누가 더 투표장으로 가느냐에 따라 선거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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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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