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규탄 시위 이어 달빛 행진
“찍을 사람 생겼네” 시민 말에 뭉클
외모 보고 “남자야?” 묻는 시민도

기호 7번 신민주 기본소득당 (은평을) 후보가 서울 은평구 대조전통시장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서현 기자
기호 7번 신민주 기본소득당 (은평을) 후보가 서울 은평구 대조전통시장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서현 기자

 

선거 유세 첫 날인 2일 오후 7시, 서울 은평구 불광역 앞 대조전통시장 앞에서 기호7번 신민주 기본소득당 후보(은평을)가 지나는 행인들에게 연신 인사를 하고 있었다. 지나가는 한 남성이 신 후보가 건네는 선거용 명함을 받아들고는 대뜸 물었다. “남자야?” 신 후보는 웃으며 “아니에요, 여자에요. 머리가 짧아서 그렇게 보이나 봐요”라고 답했다. 

신 후보는 21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25세 최연소 후보다. ‘당신의 페미니스트 국회의원’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디지털 성폭력 추방, 성별·인수 제한 없는 시민 결합 제도 신설,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한 현수막에 ‘딸과 아내, 엄마가 아니라 나 자신으로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썼어요. 한 50대 여성분이 그걸 유심히 보시고는 웃으며 찍을 사람이 생겼다고 하셨는데 그때 정말 뭉클했어요.”

지난 총선에서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어머니 은평’이라는 슬로건으로 당선됐다. 강 의원의 슬로건은 신 후보의 출마 계기가 됐다.

“은평의 민생도 민생이지만, 성폭력과 건강보험과 같은 분야에 관심이 많아요. 그리고 페미니스트를 내걸고 출마했는데, 호의적인 분들이 많아요. 일부러 가까이 와서 응원해주고 그러시죠.”

은평 을에 출마한 신민주 기본소득당 후보가 행인들에게 선거용 홍보 명함을 나눠주고 있다. ⓒ김서현 기자
은평 을에 출마한 신민주 기본소득당 후보가 행인들에게 선거용 홍보 명함을 나눠주고 있다. ⓒ김서현 기자

 

이날 불광역 사거리에는 기호 2번 허용석 미래통합당 후보의 유세차량이 있었다. 트럭에 설치된 화려한 전광판과 조명은 멀리서도 분홍색 차량을 눈에 띄게 했다. 신 후보의 유세차량은 백화점 앞에 있었다. 단상도, 화려한 조명도 없었다. 선거 출마를 위한 기탁금 1500만원과 2주 대여에 1000만원을 넘는 차 가격은 군소 정당에서 출마한 신 후보에게 짐이 됐다.

그러나 신 후보의 유세를 돕는 선거원들은 모두 활기가 넘쳤다. 대학 페미니즘 연합체 유니브페미 등에서 온 이들로 모인 젊은 선거캠프 사람들은 큰 소리로 행인들에게 인사하고 신 후보를 알렸다.

신 후보는 지난 3월 국회 국민동의 청원 1호지만 누더기 입법으로 비판받은 ‘N번방 방지법’ 통과 이후 일주일간 1인 시위를 진행하고 23일에는 국회가 N번방 사건의 주요 공범임을 규탄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선거기간 신 후보는 3일과 투표일 전 디지털 성폭력의 본질과 해결을 촉구하는 ‘달빛 행진’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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