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불법촬영’ 종근당 회장 장남 영장 기각 논란…법원 "피해자 얼굴 안보여"
‘여성 불법촬영’ 종근당 회장 장남 영장 기각 논란…법원 "피해자 얼굴 안보여"
  • 조혜승 기자
  • 승인 2020.04.03 11:12
  • 수정 2020-04-03 1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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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6일 오전 대구시 중구 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 계단에 ‘허락 없는 촬영은 범죄입니다’라고 적힌 불법촬영 금지 문구가 적혀있다. ⓒ뉴시스·여성신문
대구시 중구 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 계단에 ‘허락 없는 촬영은 범죄입니다’라고 적힌 불법촬영 금지 문구가 적혀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최근 조주빈의 텔레그램 ‘N번방’ 사건으로 사회 각계각층에서 떠들썩한 가운데 의약품 제조업체 종근당 이장한(67) 회장의 장남 이모(33)씨가 성관계 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유포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지만 법원이 이를 기각해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한 부적절한 판결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지난달 31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이모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 씨는 여성 3명과 성관계를 가진 후 몰래 찍은 영상들을 트위터에 올린 혐의다. 이씨의 트위터를 본 누리꾼들이 신고해 이씨의 범죄가 드러나게 됐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 여성들은 성관계만 동의했을 뿐 영상 촬영과 유포에 동의한 적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법원은 1일 검찰이 이씨에 대한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서울중앙지법 최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연 뒤 “법원이 피해자들의 얼굴이 노출되지 않았다”며 “이씨가 게시물을 지웠고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면 구속사유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실제로 법원은 수집된 증거자료와 내용에 피해자의 얼굴이 노출되지 않았고 피의자가 게시물을 자진 폐쇄했으며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과 일정한 주거와 직업, 심문절차 중 진술 태도 등을 고려할 때 구속 사유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선 법원이 법률을 따르지 않고 이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데 대해 법원의 판단이 국민 감정이나 성인지 감수성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미성년자를 포함해 성착취물을 찍어 유포한 텔레그램 ‘N번방’ 운영자 조주빈씨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거센 와중에 종근당 장남의 영장 기각에 국민들은 공분하고 있다. 여러 성범죄 사건에서 가해자에게 약한 처벌을 해온 오덕식 부장판사가 지난달 30일 N번방 사건 재판에서 교체됐는데 디지털 성범죄와 관련해 더욱 엄격하게 판단해야 하는 국민 감정과 달라 거센 공분이 일고 있다. 성폭력처벌법 위반은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해도 형사소추할 수 있다.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상대방의 동의 없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 영상을 촬영하거나 유포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 

경찰은 보강 수사를 한 뒤 이 씨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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