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전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을 협박,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텔레그램 'n번방' 박사방의 운영자 조주빈이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 [서울=뉴시스·여성신문]
25일 오전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을 협박,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텔레그램 'n번방' 박사방의 운영자 조주빈이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 [뉴시스·여성신문]

여성 성착취물을 제작해 텔레그램 내 '박사방'에서 유통한 혐의를 받는 조주빈(25)이 변호사를 선임하고 4차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조주빈은 변호사 면담에서 "돈을 벌려고 범행을 했다"면서 이유로 잘못을 일부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TF는 31일 오전 10시15분 부터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조주빈을 불러 4차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혼자 검찰 소환조사에 임한 조씨는 31일 오후부터는 변호인 조력을 받고 있다. 조씨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태윤 김호제(38·사법연수원 39기) 변호사는 지난 27일 조씨 아버지의 간곡한 부탁으로 변호를 맡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경희대 법학과 출신의 김 변호사는 변호사 업무외에도 대한법률구조공단과 대한변호사협회의 사법인권소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2015년 12월 한 매체에서 선정한 ‘자랑스러운 법조인 대상’을 수상한 뒤 인터뷰에서 “약자를 위한 변호인이 되도록 하겠다”는 소감을 남겼다. 

김 변호사는30일 오전 서울구치소에 수감돼있는 조씨를 40여분간 접견했다. 김 변호사는 "(조씨에 대해) 일베다, 대깨문이다 이런 말들이 많은데 그런 것과 무관하게 정말 돈을 벌려고 했다고 했다"며 범행 동기 중 경제적 사유가 "제일 큰 것 같다

김 변호사는 “조씨는 큰 죄를 지은 만큼 처벌에 대해 각오도 하는 것 같다”며 “다만 ‘n번방’ 유료회원 수 등에 차이가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검찰은 조씨를 상대로 피해자를 10여명씩으로 나눠 조씨가 이들을 알게 된 경위와 어떻게 범죄 대상으로 삼았는지, 어떤 가해행위가 어느 정도 기간 동안 있었는지, 그로 인해 제작된 성착취물을 어떻게 활용됐는지 등을 추궁하고 있다

조씨의 신병을 넘겨받은 검찰은 조씨를 상대로 소환조사를 진행했으며 영상녹화실에서 피의자 신문 조사를 진행 중이다. 검찰에 따르면 조주빈은 묵비권을 행사하지 않고 조사에 응하고 있으며 검찰 단계에서도 사실 관계에 대해선 대체로 인정하며 협조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부 혐의에 대해서는 경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하거나 부인하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전날 3차 조사부터는 피해자별 구체적인 범행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 TF은 25일 경찰로부터 조씨 사건을 송치 받으면서 피해자 74명의 기록을 함께 넘겨받았다. 이 가운데 20여명의 인적사항을 확인했으며 피해자들 상당수가 아동청소년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머지 50여명은 신원이 정확히 특정되지 않았다. 검찰은 “피해자 대부분이 온라인에서 조씨를 만났다”고 말했다.

성폭력나 성범죄 사건의 경우 검찰과 경찰이 피해자를 중복 조사할 경우 2차 피해 우려가 있기 때문에 피해자 보호를 위해 중복 조사를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따라서 검찰은 직접 조사 없이 경찰에서 확인한 내용을 기초로 조씨를 조사 중이다.  조씨 공범에 대한 수사는 경찰이 맡고 있다.  검찰은 경찰에서 사건이 송치되면 차차 관련자들을 소환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조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참고인이나 공범도 조사하겠지만 아직까진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25일 조씨 사건을 송치받은 뒤 26, 27일 조사를 진행했으며 주말에는 수사기록과 법리 검토에 집중했고 30일은 조씨를 다시 불러 오후 10시30분까지 조사했다. 30일 3차 소환에서 10여 명의 피해자를 알게 된 경위, 범죄 대상 및 가해 대상 특정, 음란물 활용 등에 관한 조사가 이뤄졌다.

경찰 조사를 통해 조씨에게 적용된 죄명은 총 12개로 수사기록은 별책을 포함해 38권 약 1만2000쪽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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