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 여성 공약 분석] N번방 공약 봇물… 대부분 ‘사후약방문’
[21대 총선 여성 공약 분석] N번방 공약 봇물… 대부분 ‘사후약방문’
  • 김서현 기자
  • 승인 2020.04.02 16:19
  • 수정 2020-04-02 1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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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호·우지혜 변호사
디지털 성범죄 공약 살펴봐
"국가 비전 수립이 필요하다"

 

조은호 디지털 성폭력 변호사는 여성정책 전문가 간담회에서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의 심각성에 대해 발언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조은호 는 여성정책 전문가 간담회에서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의 심각성에 대해 발언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21대 총선거를 앞두고 일명 N번방 사건이 온 사회에 공분을 일으켰다. 유례 없는 방식으로 일어난 남성들의 여성을 향한 디지털 집단 성착취 사건을 두고 각 당이 디지털 성범죄를 근절하기 위한 정책을 앞다퉈 냈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전문가의 반응은 “아쉽다”다.

디지털 성범죄 관련 공약을 살핀 이들은 조은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변호사는 이번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의 피해자지원공동변호인단에 참여 중이다. 지난 30일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기자간담회에서 유무료방 전체를 합쳐 “현재까지 갖고 있는 ‘박사방’ 자료로 분석한 회원 수는 닉네임을 토대로 뽑았을 때 중복자를 제외하고1만5000건”이라고 밝혔다. 지난 2월 텔레그램성착취공동대책위원회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2월 당시 60여개의 텔레그램 성착취방에 단순 추산 26만명이 참여 중이라 밝혔다.

조 변호사는 “디지털 성범죄에서 1차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개인적, 성적 일탈을 넘어선 조직화·사업화 된 성착취 범죄라는 점이다. 어떤 식으로 사업화 되었는지 구조적으로 파악하고 어떤 사후대책을 세워야 하는가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디지털 성범죄 근절 대책 추진을 내놨다. △변형카메라 수입, 판매 및 소지 등록제 도입 및 현황 파악을 위한 이력정보 시스템 구축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 운영 지원 강화를 통한 원스톱 서비스 지원 강화 △인공지능(AI) 기술 도입한 웹하드 불법촬영물 삭제 지원시스템, 경찰청 불법촬영물 추적 시스템 활용한 삭제 지원 △성착취 영성물 구매자, 소지자 처벌 강화 및 유포 협박 등 피해 사각지대에 대한 처별규정 마련 등을 내걸었다.

전문가들은 해당 공약이 디지털 성범죄 발생 이후 사후적으로 피해자를 지원하는 방안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봤다. N번방, 웹하드 카르텔 등과 같이 산업화 된 성착취 문제를 근절하기 위해 공급망을 어떻게 제재하고 가해자를 처벌할지에 대한 구조적 문제에 대한 구체적 대안이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경찰청 추적 시스템 등의 활용안을 내놓았으나 그동안 왜 활용되지 못 했는지 먼저 살펴야 한다고 봤다.

조 변호사는 “표면적으로 바라볼 뿐 각 공약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언제 처벌할지 말 못 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래통합당은 디지털 성범죄를 ‘영상을 이용한 협박 성범죄’로 이해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미통당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을 개정해 촬영 동의와 무관하게 영상을 이용한 협박을 처벌 대상에 포함시키고 영상 협박 피해자 또한 성폭력 피해자로 제도적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공약에 대해 전문가들은 “디지털 성범죄의 특수성을 이해하기 보다는 기존의 성범죄와 동일선상에서 발생하는 문제로 인지해 판단하고 있다”며 “영상을 이용한 협박 성범죄로 디지털 성범죄를 모두 포섭하는 것은 불가능”이라고 말했다.

정의당은 디지털 성폭력 및 여성혐오 종식을 위한 국가 비전 수립과 관련 법제도 정비, 아동·청소년 성착취 강력대응 대책 수립을 내걸고 다양하고 구체적인 안을 내놨다. 이를 살핀 조 변호사는 “디지털 성범죄가 발생하는 구조적인 문제를 바로 잡기 위한 대책 마련을 위해 가해 행위 유형과 가해자 특정을 위한 구체적 기준을 제시하고 수사 대책 등도 제시했다”며 “디지털 성범죄를 공급자의 문제로 파악해 공급자를 다각화해 포섭하려 하고 아청법과 성폭력 특례법의 관점으로 나누어 각각 개정 방향 모색한 점이 인상적”이라고 밝혔다.

국민의당은 디지털 성범죄 등에 관한 전담부서를 설치하고 범죄가해자의 범위를 시청자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내놨다. 아울러 이를 정보통신망법을 비롯한 관렴법 개정을 주장했다. 온라인 스토킹 개념을 구체화 하고 불법영상에 대한 식별 방안을 내놓은 점이 눈에 띄지만 불법촬영물 ‘소비자’라는 개념을 내놓음으로써 오히려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민중당은 △사이버 성범죄 처벌 강화(요건 강화·사이버 성범죄자에 대한 법정 최고형 처벌 가능) △댓글제도 폐지 및 인신공격성 글 게시자에 대한 강력 처벌 △그루밍성범죄 처벌법 등을 내걸었다. 조 변호사는 “모든 내용이 구체적 내용이 뭐냐는 질문을 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박선영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디지털 성범죄는 기술을 기반으로 이루어져 아주 장기적인 싸움이 예상된다”며 “1:1 대면화 된 성폭력이 한계를 넘어 다른 형태로 창출됐다. 국가적 차원의 비전 수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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