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망 좁혀오자 심리적 압박 느낀 듯

25일 오전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을 협박,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텔레그램 'n번방' 박사방의 운영자 조주빈이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 [서울=뉴시스·여성신문]
25일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을 협박,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텔레그램 'n번방' 박사방의 운영자 조주빈이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 뉴시스·여성신문

텔레그램 성착취물 제작, 유포방인 ‘박사방’에 가입된 유료회원들이 경찰에 자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조주빈이 운영한 '박사방'의 유료회원 중 현재까지 3명이 자수했다"고 31일 밝혔다.

경찰은 자수자 3명에 대한 신상은 공개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본인 신상이 공개될 걸 두려워해 자수를 꺼리는 이들이 나올 수도 있어 일단 나이와 같은 기본적인 신상도 공개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경찰은 추가 수사를 통해 이들의 범행 가담 정도를 명확히 파악할 예정이다.

이들은 조주빈이 구속된 이후 경찰 수사망까지 좁혀지자 심리적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자수 의사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또 텔레그램 'N번방 사건' 언론보도가 연일 나오고 사회적 분노가 높아지자 심리적 불안감이 증폭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리고 자수할 경우 재판 시 유리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형법 제 52조 1항과 90조 1항에 따르면 형법상으로 자수는 형을 경감, 면제하는 등의 근거가 된다.

경찰은 현재 조주빈 외에 박사방 가입자, 가담자 등을 검거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찰은 현재까지 수집된 자료를 바탕으로 박사방 유무료 회원 1만5000여 명의 닉네임을 확보했다. 이 닉네임을 토대로 성착취물을 공유한 사람에 대한 강제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지금까지 검거한 14명이 주범격이라면 앞으로 수사는 유료회원으로 대상을 넓혀 수사할 것"이라며 "전자지갑이나 가상화폐 자료를 통해 유료회원을 보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같은 상황 때문에 추후 자수자들이 더 나올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지난 27일에는 한 40대 남성이 자신이 박사방 가입자임을 암시하는 유서를 남기고 한강 영동대교에서 투신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유서에는 “박사방에 돈을 입금했는데 일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 피해자들과 가족, 친지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지난 24일에도 20대 남성이 독극물을 마신 뒤 전남 여수경찰서를 찾아가 N번방 동영상을 봤다며 자수한 일이 있었다.

 

키워드
#N번방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