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를 4박5일간 여행한 미국 유학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26일 확진자가 다녀간 제주 도내 한 리조트가 방역을 마친 후 임시 휴업하고 있다.ⓒ뉴시스

 

미국 유럽 등에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해 우리나라로 귀국하는 학생들 중 확진자가 계속 늘면서 서울 강남구내에서만 코로나19 외국유학생 확진자가 8명을 기록했다. 일부 유학생들이 정부의 자가격리 권고를 어기고 가족들과 제주 여행을 다녀온 뒤 코로나19 확진자로 뒤늦게 밝혀져 논란이다.

28일 강남구에 따르면 영국 런던 소재 고등학교에 다니는 17세 고등학생이 코로나19로 인해 학교가 휴교하자 런던발 두바이행 에미레이트항공 EK0004편 비행기와 두바이발 인천행 에미레이트항공 EK0322편 비행기를 타고 지난 24일 오후 5시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도곡동 집에서 지내왔다.

그러다 강남구는 25일 38도의 고열이 갑자기 발생, 이 학생이 이날 강남구 보건소에서 검체 검사를 받은 결과 27일 오전 양성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역학조사 결과 이 학생이 방문한 장소나 외부 접촉자가 없었고 같은 비행기를 타고 귀국한 어머니와 남동생은 검체검사 결과 음성으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 학생을 격리병원에 입원조치 시키고 이 학생이 지낸 아파트에 방역소독을 실시했다.

뿐만 아니라 다른 학생도 자가격리 기간 중 정부 권고를 어기고 모친과 제주도를 다녀온 뒤 제주도가 도민들이 입은 피해에 대해 이들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내기로 해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코로나 의심을 알고도 제주도 여행을 강행했다는 점에서 고의가 있다고 보고 제주도청이 업소 폐쇄·방역 조치 등 피해를 고려해 1억 원대의 민사상 손해배상소송과 형사 고발 방침을 밝힌 데 이어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글이 올라와 하루 만에 10만명 동의를 받았다. 

정순균 서울 강남구청장은 코로나19 의심 증상에 제주도 여행을 한 이들 모녀에 대해 스스로 자가격리에 들어가지 않은 아쉬움은 있으나 이들도 선의의 피해자라고 입장을 밝혔다. 제주도의 손배소 제기 등은 이들 모녀가 겪은 상황에나 제주도 상황에 대한 오해나 이해 부족이라는 것이 그의 말이다.

정 구청장에 따르면, 이들 모녀가 여행 출발 당시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지정된 자가격리 대상자가 아니었고 특별한 증상이 없어 제주도 여행에 출발에 나섰는데 출발 당일 저녁 아주 미약한 인후통 증상만 나타나 코로나 감염에 크게 우려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평소 이 학생이 알레르기 비염을 앓고 있는 중 여행 마지막 날인 24일부터 코로나19 특유증상인 미각과 후각 이상증세가 발견돼 25일 서울로 돌아와 강남구 선별진료소에서 양성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했다.

실제로 유럽 입국자에 대한 특별입국절차가 진행된 것이 22일부터이며 강남구에 최초 미국 유학생 확진자가 발생한 것은 23일부터로 이런 과정에서 이들 모녀가 20일부터 제주 여행길에 올랐기 때문에 자가격리에 대한 심각성이나 경각심을 가지지 않았냐는 것이 강남구측 판단이다.

유학생 등 해외 입국자 중 확진자는 27일 0시 기준 서울 지역 코로나19 확진자는 모두 376명으로 이중 해외 접촉자는 87명, 자치구별로 확진자는 강남구(서초, 송파 포함)가 28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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