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은 27일 서울 중구 한진빌딩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한진칼 온라인

 

3개월 가까이 이어진 한진그룹 경영권을 놓고 조원태 회장과 누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오늘 주주총회에서 표대결을 벌인다. 이 자리에서 한진칼 소액주주가 던진 표심에 국내 최대 운송 그룹의 경영권이 누구 손에 갈지 판가름 난다.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은 27일 서울 중구 한진빌딩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코로나19에도 주총이 열리는 대강당에는 100여명의 주주들이 자리해 차분한 분위기에서 주총이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정기 주총이 코로나19 사태로 한산한 것과 대조된다.

이번 주총에 상정된 안건은 △재무제표 승인의 건 △이사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등이다. 이 중 최대 관심사는 조원태 회장 사내이사 재선임 건이다.

조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놓고 조 회장 측과 3자 주주연합 간 첨예한 표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차기 이사회 후보군으로 한진칼은 조 회장 외 신규로 6명 이사 후보를 제안했다. 3자 주주연합은 김신배 포스코 이사회 의장 등 7명 이사 후보군을 추천한 상태다. 주주 과반의 찬성을 얻는 쪽이 이기게 된다.

재계 안팎에선 소액 주주 변수가 있지만 조 회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돼 이변이 없는 한 무난히 경영권을 방어할 것으로 관측했다. 전날 의결권 유효 지분 2.9%를 가진 국민연금이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탁위)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찬성 결정을 했다. 항공업계가 초유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 상황을 고려한 결정인 것으로 보인다.

국민염금 결정 덕분에 조 회장 측 지분은 조 회장(22.45%), 델타항공(10.00%), 국민연금92.9%), 카카오(1.00%), GS칼텍스(0.25%) 등 지분을 확보했으며 대한항공 자가보험, 사우회(3.79%)도 조 회장을 지지할 가능성이 크다. 조 회장이 확보한 총 지분은 한일시멘트와 경동제약 등 숨겨진 우군까지 더하면 40.39%에 이른다.

반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행동주의 사모펀드KCGI, 반도건설의 3자 연합이 확보한 지분은 지난 24일 법원 가처분 기각 결정으로 조 전 부사장(649%), KCGI(17.29%), 반도건설(5.00%) 등 28.78%다. 법원은 반도건설이 보유한 지분 8.2%중 5%를 초과하는 3.2%에 대한 의결권을 제한했다.

따라서 양측 간 지분 격차는 11.38%P다.

그렇다면 남은 관전 포인트는 주주연합 측이 내세운 이사 후보의 이사회 진입 가능성이다. 한진칼은 현재 정관에 사외이사를 3명 이상, 이사 총수의 과반으로 규정해 상한을 두고 있지 않다.

하지만 주주연합은 이번 주총에서 패하더라도 임시 주총을 소집해 장기전에 돌입할 예정이다. 주주연합이 장기전에 대비해 지분을 늘리고 있어 경영권 분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주주연합이 지난 26일 기준 주주연합의 지분율(42.14%)은 조 회장 측(41.39%)보다 앞서기 때문에 임시 주총이 열린다면 주주연합 승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재계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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