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도 놀란 N번방 사태
가디언 “성범죄 처벌 강화 필요성 커져”
NYT “온라인 청원이 조수빈 신상 공개로”

ⓒ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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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을 통한 집단 성착취 가해자 ‘박사’ 조주빈(25)의 신상이 공개되자 외신들도 'N번방 사건'에 대해 보도하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여성과 소녀들을 협박하는 텔레그램 성적 학대에 대한 한국인들의 분노'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N번방 사건은 한국에서 온라인 성범죄를 단속해야 한다는 요구를 촉발시켰다고 분석했다.

가디언은 조주빈에 대해서 "여성들에게 폭력적인 성적 이미지를 유포할 것이라고 협박하는 등 이른바 '가상 노예화'에 끌어들인 혐의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조수빈 체포 이후 엄격한 조사를 통해 경찰은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사회적 무관심을 변화시킬 것이고 그러한 범죄를 한국 사회에서 강력하게 근절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민갑룡 경찰청장의 말을 인용했다. 그러나 현재 한국은 아동 학대 사진을 소지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1년 징역이나 2000만원의 벌금형만 선고하고 있다면서 이제 성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성 착취 영상물의 한국 범죄자 검거'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인들의 온라인 청원이 조수빈 신상 공개를 가능하게 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조주빈이 체포된 이후 260만명의 누리꾼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가해자의 이름과 얼굴을 공개해 달라는 온라인 청원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또 N번방에 참가한 모든 텔레그램 이용자의 신상도 공개해 확인해 달라는 청원에도 190만명이 동의했다고 소개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이번 사건의 철저한 조사와 엄중한 처벌을 약속했고 또한 운영자 조사에만 국한하지 말고 회원 전원에 대한 조사를 촉구했다고 전했다.

영국의 BBC는 '조주빈: 격렬한 항의에 한국의 채팅 룸 성 학대 용의자를 특정하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의 N번방 운용 방식과 한국 여성들의 분노에 대해 자세하게 보도했다.

BBC는 N번방 가해자들이 여성들에게 일자리를 준다며 접근해서 개인 정보와 프로필을 가지고 협박하는 형태로 동영상을 찍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미 내 얼굴, 내 목소리, 내 개인 정보를 갖고 있었어요", “제가 그만두겠다고 하면 그가 저에게 그런 정보를 주겠다고 위협할까 봐 두려웠어요”라고 말하는 피해 여성들의 목소리를 보도하면서 한국의 수만 명의 여성들이 현 정부에게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체포되었을 때 했던 조주빈의 발언은 한국 페미니스트들이 휩쓸고 있는 분노의 물결을 진정시키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BBC는 한국 여성들은 사법 제도가 성범죄를 적절하게 처벌하지 않고 있고 성범죄를 억제하는 역할을 하지 않는다고 느낀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과거에도 공공 화장실과 탈의실 등에서 불법 동영상이 유포되어도 당국이 조치를 취하지 않자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적이 있다는 예를 들었다.

BBC는 "술에 취해 의식이 없는 여자를 강간했을 때도 준강간죄 밖에 되지 않는 한국에서 이번 사건으로 큰 변화가 진행될 수 있을까?" 라고 되물었다. 또 "이 사건에 대한 분노의 정도는 한국의 여성들이 면밀히 주시하고 있는 현 정부에 대한 경고라고 지적하며 개혁이 진행될 때까지 기다릴 수만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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