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현 검사 “N번방은 ‘국가위기상황’…함께 분노해야 바뀐다”
서지현 검사 “N번방은 ‘국가위기상황’…함께 분노해야 바뀐다”
  • 진혜민 기자
  • 승인 2020.03.23 17:47
  • 수정 2020-03-23 18: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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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평등정책 특별자문관
“야동과 성착취물 엄연히 달라
성착취·인신매매·성폭력
사건으로 표현해야“
서지현 검사가 텔레그램 N번방 성폭력 처벌 강화 간담회에서 모두의 발언을 하며 울먹거리고 있다. ⓒ홍수형 기자
서지현 검사가 텔레그램 N번방 성폭력 처벌 강화 간담회에서 모두의 발언을 하며 울먹이고 있다. ⓒ홍수형 기자

텔레그램 N번방 성폭력 사건의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긴급 간담회가 열린 가운데 전문가들은 상황을 위중하게 보고 강력한 처벌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강동갑 국회위원은 23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서 ‘텔레그램 N번방 성폭력 처벌 강화’를 위한 긴급 간담회를 개최했다.

국회 차원에서는 좌장에 진선미 국회의원이 맡았다. 또한 △박주민 국회의원 △차인순 여성가족위원회 수석 전문위원 △최진응 입법조사처 뉴미디어 조사관 △김혜연 더불어민주당 전문위원이 참석해 입법적 보완과 대안에 대해 논의했다.

현장에서 목도한 문제점과 사태 해결을 위해서 꼭 보강돼야 할 지점 등을 논의하기 위해 △텔레그램 내 성착취 신고 Project ReSET 대표 및 활동가들 △서승희 텔레그램 성착취 공동대책위원회 서승희 활동가 △한겨례 사회부 기자와 국민일보 특별취재팀이 참석했다.

이날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을 통해 ‘21세기 판 인신매매’가 다시 커지지 못하게 뿌리를 뽑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텔레그램 N번방은 작년부터 암암리에 문제가 제기됐지만 사건의 실체는 말을 잇지 못하게 한다”며 “아르바이트를 구하려고 건낸 주민등록증으로 인해 성착취를 당해야 했던 수많은 피해자를 생각하면 많은 이들의 가슴이 무너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도한 ‘박사’의 신분공개 청원이 224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여할 만큼 국민들께서 분노하고 있다”며 “검찰은 내일 심의회의를 거쳐서 신상정보 공개여부를 결정할 것이며 국민의 상식에 따른 결정이 이루어질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26만명에 이르는 회원들의 신상을 공개해달라는 청원도 154만명을 넘겼다”며 “채팅방에 입장하기 위해 150만원에 이르는 돈을 지불하고 범죄 행위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취합한 공범일 수 있다. 사법 당국의 강력한 대처로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경종을 우리 사회에 울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여성과 아동청소년 상대로 성착취 범죄를 범해도 가볍게 처벌된다고 지적했다. 박 최고위원은 “이러한 사법체계와 작동원리가 오늘날 N번방 사건의 토양”이라며 “따라서 이번 N번방 사건 주도자, 관여했던 모든 사람들이 엄하게 처벌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범죄 재발되지 않기 위해서는 처벌이 강화돼야 한다”며 “법사위에 계류된 20여개 법률과 함께 오늘 아침 더불어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에서 제안한 ‘N번방 사건 재발 금지 3법’을 포함해서 종합적으로 처벌을 강화할 수 있는 입법 조치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을 통해 이런 범죄들이 범해지지 않는 토양을 만드는 것이 20대 국회의 마지막 남은 과제 중 하나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홍수형 기자
ⓒ홍수형 기자

 

범죄 현장의 최전선에서 활동해온 텔레그램 내 성착취 신고 Project ReSET의 대표는 이날 디지털 성범죄를 근절하기 위한 방안들을 제안했다. 리셋 대표는 “우리가 텔레그램 내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 공론화했을 때 많은 분들이 N번방 사건이란 대체 무엇이며 이러한 범죄에 대한 해결방안은 무엇인지 질문한다”며 “그러나 디지털 성범죄는 텔레그램에서만 발생한 것이 아니라 전방위적으로 모든 플랫폼을 통해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디지털 성범죄는 논란이 된 N번방 사건 형태로만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디지털 성범죄를 근절하기 위한 방안은 다음과 같다.

1. 구속 수사를 의무화해야 한다.

2. 경찰의 제3자 고발을 잘 받아주지 않는 관행을 변화시켜야 한다.

3. 경찰에서는 수사성행요건을 명시해야 한다.

4. 24시간 수사 지원이 가능한 핫라인을 구축해야 한다.

5. 기존의 사이버성폭력 팀을 지원하고 내부에 여성경찰관 비율을 늘려야 한다.

6, 디지털 성범죄의 소지 그리고 관전에 대해 성폭력특례법 제14조를 위반하는 성적 차용물 등 소지에 대한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7. 불법촬영물 등에 대한 촬영 대상자의 삭제 요구에 불응하는 행위 및 유포 협박하는 행위를 처벌해야 한다.

8. 사이버 범죄 국제 협약인 부다페스트 협약에 가입해야 한다.

9. 플랫폼 사용자에게 AI를 활용한 디지털 성범죄 영상 필터링을 의무화하고 사용자 정보를 기반으로 해 성범죄별 모니터링을 의무화해야 한다.

서승희 텔레그램 성착취 공동대책위원회 활동가는 시민단체 또한 피해지원에 협조하겠다고 강조했다. 서 활동가는 “박사 일당을 잡은 것은 경찰 수사에서 굉장한 성과”라며 “그러나 여전히 남은 과제가 있다. ‘검찰이 제대로 기소해내는가’, ‘재판부가 제대로 처벌해내는가’, ‘그 피해지원은 얼마나 잘 지원되고 있는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또한 입법적 공백이 여전히 있다”며 “그러므로 오늘 간담회를 통해 구체적인 제안을 마련해나가는 것이 남은 과제라고 생각된다”고 주장했다.

이날 서지현 법무부 양성평등정책 특별자문관은 N번방 사건과 관련해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며 울먹였다. 서 특별자문관은 “일반적인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며 “현재 언론에서 ‘아동 음란물’ 내지 ‘야동’이라고 표현하는데 일반인들은 ‘야동’정도로 오인하는 것이 큰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성착취물은 엄연히 다르다”며 “이 사건은 야동 사건이 아니라 성착취 인신매매 성폭력 사건이므로 언론에서 제발 유념해 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이름을 알 수 없는 소라넷 운영자 A씨, 다크웹 운영자 손씨 등 누가 제대로 처벌 받는가”라며 “여성들이 ‘이대로 못 살겠다’고 외쳤을 때 외면한 사람들은 누구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눈시울을 붉히며 “피해자 입장에서 말씀드리고 싶다. 내가 두려움에 가득 차 있을 때 함께 분노해준 분들이 얼마나 큰 힘이 되었는지. 일부 여성들의 문제만이 아니다”라며 “함께 분노해 달라. 함께 분노하면 바뀔 수 있고, 함께 분노해야 바뀔 수 있다”고 호소했다.

조주은 경찰청 여성안전기획관은 모든 수단을 강구해 디지털 성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들을 추적·검거하겠다고 밝혔다. 조 기획관은 “예전만 해도 디지털 성범죄는 수사가 어렵다고 하지만 이제는 국제공조가 일상이 된 현실에서 미국 FBI에서도 우리나라의 수사기법을 배우러 온다”며 “경찰청 사이버 수사 능력을 자부한다. 이 같은 현실에서 텔레그램 외 SNS로 범위를 넓혀 적극 수사를 할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사이버 성폭력과 관련해서는 여성가족부와 피해자 보호지원을 하고 여가부·방송통신위원회·방송심의위원회 등 관계 기관과 협조해 디지털 성폭력 24시간 상시 대응체계를 세우는데 만전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최종상 경찰청 사이버수사과장은 텔레그램 이용 디지털 성폭력의 수사 방향에 대해 발언했다. 최 과장은 “박사방 운영자 검거했고, N번방 원조 운영자에 대해서도 추적 중”이라며 “사건 수사를 통해 텔레그램 이용 디지털 성폭력 수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두 번째는 제대로 수사하고 피해자 검거를 하려면 텔레그램 회사 측 협조가 필요하다. 텔레그램 위치 국제 공조를 하고 있다”며 “오늘 간담회를 통해 각 국회 부처 기관·시민단체와 힘을 합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차인순 여성가족위원회 수석 전문위원이 텔레그램 N번방 성폭력 처벌 강화 간담회에서 모두의 발언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차인순 여성가족위원회 수석 전문위원이 텔레그램 N번방 성폭력 처벌 강화 간담회에서 모두의 발언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차인순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입법조사처 수석 전문위원은 지난 12일 여가위 위원 전원의 이름으로 발표한 ‘N번방 사건 성명’의 핵심을 전달했다. 여가위는 성명에서 △여성폭력 지원기관들을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지원을 위한 원스톱지원센터로 기능을 확대, 강화해 24시간 대응체계 구축할 것 △여가부, 방송통신위원회, 경찰청 등 관련 부처 간 협력 제고 및 경찰청의 국제공조 수사를 통한 디지털 성범죄 해결 △수사기관에 의한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실태 점검 및 2차 가해에 대한 법적 정책적 대응 방안 모색 △디지털 성범죄 예방교육 강화 및 신고처리과정 홍보 확대 △양형위원회는 디지털 성범죄의 양형기준을 이른 시일 내 정립할 것 등을 요구했다.

최진응 입법조사처 뉴미디어 조사관은 “추적이 어려운 텔레그램, 다크웹 등의 범죄자들을 실제 적발한 후 형사처벌해야 한다. 범죄자들을 적발하기 위한 함정수사 등 입법요소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행법상 범의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함정수사는 불가하다.

김혜연 더불어민주당 전문위원은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디지털 성범죄 근절 대책을 주요 공략으로 내놓았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은 성착취 영상의 구매자와 유포자를 넘어 단순 소지자까지 처벌할 규정을 마련하고 딥페이크 영상물 이용에 관한 처벌에 미비한 점이 없도록 살피겠다고 밝혔다. 또 인공지능(AI)를 이용한 삭제 지원이 가능하도록 하고자 하며 불법촬영에 이용 되며 논란을 일으켰던 변형 카메라의 등록 및 판매 제재 등에 관한 법안과 앞서 민주당 의원 등이 발표한 ‘N번방 재발금지 3법’ 입법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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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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