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발생 8년만에 사형 집행
피해 여성 어머니 "정의가 실현됐다"

2012년 인도 뉴델리 버스 강간살인 희생자의 어머니가 7일 법원 앞에서 범인 4명에 대한 교수형 결정이 내려진 데 대해 언론에 소감을 밝히고 있다. ⓒ [뉴델리=AP/뉴시스·여성신문]
2012년 인도 뉴델리 버스 강간살인 희생자의 어머니가 7일 법원 앞에서 범인 4명에 대한 교수형 결정이 내려진 데 대해 언론에 소감을 밝히고 있다. ⓒ [뉴델리=AP/뉴시스·여성신문]

 

인도 정부가 ‘버스 성폭행·살인 사건’의 피의자 4명에 대한 사형을 집행했다. 사건 발생 8년 만이다. 

더타임즈어브인디아(the times of india), 더힌두(thehindu) 등 인도 언론에 따르면 20일(현지 시간) 오전 수도 인도의 델리의 티하르 교도소에서 체육 강사 비나이 샤르마, 버스 청소부 악샤이 타쿠르, 과일 판매업자 파완 쿱타, 실업자 무케시 싱 등 4명에 대한 형 집행이 이뤄졌다. 인도에서 사형이 집행되기는 2015년 이후 처음이다. 

세계적인 충격을 안긴 이 사건은 지난 2012년 12월 16일 발생했다. 23세의 여대생이 뉴델리 남부 번화가에서 남자친구와 영화를 본 뒤 귀가하기 위해 버스에 탔다가 6명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이 과정에서 피해 여성은 잔인하게 폭행 당해 결국 사건 발생 13일 뒤 세상을 떠났다. 사건이 알려지자 인도 전역에서는 여성의 인권 보호를 요구하는 대규모 정부 규탄 시위가 발생했다.

이 버스 성폭행·살인 사건의 가해자 6명 중 4명은 사형 선고를 받았고 1명은 2013년 3월 교도소에서 자살했다. 또 다른 공범은 당시 17세로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3년간 소년원 교도시설에서 구금을 마치고 풀려났다.

사형 선고는 2013년에 이뤄졌지만 형 집행은 여러 차례 계속 미뤄졌다. 가해자들은 몇 달 동안 대법원 무기징역으로 감형해달라고 탄원서를 제출했으나 기각당했다. 사형 집행을 막아달라는 요청도 수용되지 않았다.

사형 집행 소식이 들리자 교도소 정문 앞에는 수많은 인파가 모였다. 시형이 진행되는 동안 교도소 건물 밖에는 사형 집행을 축하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이들의 처형을 환영했다. 플래카드에는 “강간범들에게 죽음을”이라는 구호가 적혀 있었다.

피해 여성의 어머니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고통스럽게 7년을 기다린 끝에 정의가 실현됐다”며 “형 집행 소식을 듣고 나는 내 딸의 사진을 끌어안았다"고 말했다. 피해 여성의 아버지도 “사법부에 대한 신뢰가 회복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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