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취재 결과 여성정치인이 정치활동을 하면서 남성정치인에 비해 훨씬 알뜰하게 살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녀노소 불문 대한민국 국회의원은 한 달 기본급이 510만원이다. 이것저것 합치면 실수령액은 900만원대. 모두 국민 세금이다. 세비 외에 후원금과 중앙당 지원금 등 갖가지 명목으로 들어오는 돈을 합치면 2000만원이 넘는다.

국회의원은 보통 지구당 운영비, 지역구 활동비, 개인활동비, 선거자금 등으로 세비와 정치자금을 쓴다. 가장 덩어리가 큰 지구당 운영비만 최소 2000만원 정도다. 지역구 관리비나 개인 활동비는 그 의원의 ‘능력’에 따라 하늘과 땅 차이다.

여기서 궁금한 점 하나. 가장 기본적인 경비가 고정수입과 같다. 할 일은 엄청나게 많고, 또 알게 모르게 엄청난 돈을 쓴다. 한국 정치를 돈으로 좌지우지한 구태의 출발점이다.

어떤 남성의원은 한 달 지출이 1억원이고, 또 다른 이는 4000만원이란다. 두 사람 다 지구당 운영에 2000만원을 쓰는데, 나머지는 전적으로 자신의 재력에 따라 달라진다. 여성신문이 취재한 결과, 여성의원의 지출은 보통 남성의 절반 수준이었다.

간단히 셈하면 여성의원이 많아질수록 쓸 데 없이 나가는 돈이 줄어든다. 비례대표가 더 늘어도 돈정치가 사라질 가능성은 커진다. 남성의원 한 사람의 고정지출을 한 달 최소 3500만원으로 잡으면, 256명이 한 달에 89억여원이나 쓰는 셈이다. 전체 의원 세비의 세배가 넘는다.

여성의원의 경우 고정지출을 최소 1500만원으로 치면, 15명이 한 달에 2억2000여만원 쓴다. 남녀의 고정지출 비율을 35대 15로 잡고, 남녀 의원이 반반(각 135명)이 된다고 가정하면 지출액은 47억원대 20억원이다. 지금 남성의원들이 한 달에 지출하는 돈의 75% 수준이다.

여성의원이 늘면 산술적인 계산으로도 20억원 넘는 돈을 아낄 수 있다는 얘기다. 상대적으로 지출이 적은 여성의원이 많아져야 필요 없는 정치자금이 사라진다는 것과도 일맥상통하는 대목이다. 며느리도 모른다는 정치인들의 정치자금 내역을 들여다봤다.

배영환·동김성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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