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부터 여성 등기임원 최소 1명 의무화

ⓒ각 업계

 

본격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돌아왔다. 오는 8월 여성 등기임원 의무화를 앞두고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인 삼성,SK, 한화 등 주요 대기업들이 여성 사외이사를 새로 선임했거나 찾아 나섰다. 이사회 구성원에 최소 여성 1명을 포함해야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시행하기 위해서다. 재계에서 이번 주총에서 처음으로 최소 1명 이상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하기로 한 3곳과 삼성 계열사 5개사에 관심에 쏠린다.

도입 22년을 맞은 사외이사 제도는 한 기업에 6년 이상 사외이사로 재임하지 못하도록 임기를 제한하는 상법 개정안과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를 대상으로 이사회 등기임원 가운데 최소 1명 이상 여성을 두도록 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주된 내용이다. 2022년 7월까지 여성 이사를 단 한명이라도 선임해야 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포스코케미칼, 한화솔루션 등이 여성 사외이사를 새롭게 선임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2위 SK하이닉스는 20일 주주총회에서 한애라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한 안건을 올렸다. 이사회 내 첫 여성 등기임원이 될 전망이다. 한 사외이사는 서울고등법원 판사 출신으로 창원지방법원 부장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를 역임했다.

포스코케미칼은 30일 예정된 주총에서 전영순 중앙대 경영대학교 교수를 사외이사로 상정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심인숙 중앙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첫 여성 사외이사 후보로 올려놨다.

한화솔루션은 에너지분야에서 차세대 여성 리더로 외국인인 부상한 어맨다 부시(Amenda Bush) 세인트 오거스틴 캐피탈 파트너스 파트너를 사외이사로 선임 후보에 올렸다. 외국인 여성 사외이사는 그룹 내 처음이다. 그는 미국 41대 대통령 조지 H.W. 부시의 아들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의 며느리다.

이밖에도 삼성 계열사가 여성 사외이사 모시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삼성SDI는 18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신임 사외이사로 김덕현 법무법인 진성 변호사를 선임하기로 했다. 김 사외이사 후보는 서울 지방법원 판사, 사법연수원 교수, 한국 여성변호사회 회장 등 역임한 법률 전문가다.

삼성물산은 20일 주총에서 재무 전문가 제니스 리 전 SC제일은행 부행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그는 하나로텔레콤 부사장, 볼보건설기계코리아 부사장 등을 지냈다.

삼성SDS는 이달 20일 주총에서 조승아 서울대 경영대 교수를, 삼성중공업은 조현욱 더조은종합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김유니스경희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각각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특히 삼성중공업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조현욱 변호사가 기업 이해와 식견을 바탕으로 기업의 법적 책임과 준법경영 기조에 합치하는 경영 의사판단의 적임자”라고 첫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한 배경을 설명했다. 조 변호사는 대전지방법원, 대구지방법원, 대구고등법원, 인천지방법원에서 판사를 지냈고 전주지방법원과 인천지방법원에서 부장판사를 역임했다.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을 지냈으며 현재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에 올라 있다. 따라서 삼성SDI를 비롯해 삼성 계열사 5개사가 이사회에 새롭게 여성을 뽑았다. 다른 계열사인 삼성전자와 삼성전기, 호텔신라, 삼성카드에는 여성 등기 임원이 이미 선임된 상태다.

이처럼 여성을 사외이사로 영입하려는 움직임은 커질 전망이다. 2년 유예기간이 있으나 당장 여성 사외이사를 구하기가 쉽지 않아 올해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기업이 점차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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