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단서 간호사 양성하던 교수들
방호복 착·탈의실 자원봉사 신청
교수 5인, 조교 2인 3교대 근무
외부 감염 차단·확산 방지 위해
방호복 착의와 탈의 매우 중요
“바이러스에 노출될 수도 있지만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한 것 뿐”
‘재난 대비 착·탈의실 내·외부의
감염예방 표준화’ 연구도 시작
대구 중구에 위치한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자 대구시는 2월 21일 이 곳을 지역거점병원으로 지정했다.
늘어나는 환자로 7일 총 9개 병동 452병상으로 늘리고 10개의 중환자실도 마련했다. 1층에는 확진자 산모를 위한 외래 진료 시설을 마련하고 산부인과 의료진도 배치했다. 확진 판정을 받은 임산부 4명이 11일 동산병원에 입원했다.
코로나19 감염의 확산을 막고 완치를 위해 대구시와 병원, 지역사회가 힘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강단에서 간호사를 양성하던 계명대학교(총장 신일희) 간호대학 교수들도 동참했다. 간호대학(학장 김나현) 교수들이 자원봉사 하겠다고 신청한 곳은 방호복 착·탈의실이다. 김나현 학장을 비롯해 문경자·손순영·박경민·박희옥 교수 등 교수 5명과 이상헌·남아진씨 등 조교 2명이 3교대 근무를 한다.
코로나19 확진환자와 접촉하는 이들은 의사와 간호사뿐만이 아니다. 식사배식팀·청소팀·방역팀 등도 환자와 접촉하게 된다. 이들이 병실을 오갈 때 반드시 들려야 하는 곳이 방호복 착의실과 탈의실이다. 외부로부터의 감염을 차단하고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방호복을 입고 벗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탈의시 오염·감염가능성이 매우 높아 전문가의 역할이 더욱 요구되는 곳이다.
2월 29일부터 간호대학 교수 5명과 조교 2명 등 7명은 착의실 2명, 탈의실 1명을 배치하고 아침 8시부터 밤 11시까지 데이(day), 이브닝(evening), 나이트(night)로 나눠 3교대 근무에 들어갔다.
지난 10일 대구동산병원을 찾았을 때 ‘보호구 착의실’이라고 적힌 컨테이너 문 안에는 방호복을 입는 간호사들로 분주했다. “여러 워드(병동)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들입니다. 2시간마다 방호복을 갈아입어야 해서요.” 이브닝 근무인 박경민 교수는 마스크를 끼고도 옆으로 비스듬히 서서 설명을 이어갔다. 코로나19로 인한 대화법이다.
“착의실에서 하는 일은 먼저, 방호복을 입기까지 불편함이 없도록 준비하고 정리하는 것입니다. 손 소독제와 소독 솜, 고글과 방호복 사이가 뜨지 않게 붙여주는 테이프 잘라 놓기, 흘러내리는 앞머리와 긴머리를 고정하는 핀과 고무줄 준비, 물품절약을 위한 관리도 하고요.”
그리고 방호복을 처음 입어 보는 사람들에게는 옆에서 정확한 착·탈의를 돕는다. 방호복 착·탈의에 대한 사전교육 받고 착·탈의실 벽에도 그림으로 상세히 설명도 되어 있지만 어색함, 감염에 대한 불안감을 방호복을 바르게 입음으로 안전하다는 것도 강조하고 격려도 한다. 고글과 방호복의 틈새를 막아주고 마스크를 제대로 썼는지 등 신체가 외부로 노출되지 않았는지, 얼굴 부위를 만지지 말라는 주의도 한 번 더 주고 착의실을 나서게 한다.
중증환자와 고령 환자를 돌보는 의료진들의 방호복 안전 착용은 더욱 강조하고, 오염가능성이 가장 높은 방호복 탈의시 관리는 더 철저하다. PAPR(전동식공기정화호흡기보호구·Powered air-purifying respirator) 등 탈의한 기구는 소독해서 착의실로 옮겨 놓는 등 감염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요소에 적극 대응하고 있었다.
“의료인들은 방호복을 입고 2시간 근무를 원칙으로 합니다. 방호복을 벗을 때 땀에 흠뻑 젖은 모습을 보면 눈물도 나고 완전 전쟁터 같다는 생각이 들지요. 탈의실 근무 때는 오염도가 높아 외부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비와 바람, 추위로 힘이 들지만 감염의 최전선에 있는 그들을 보면서 다시 힘을 냅니다.”
간호대 교수들은 교대근무를 하면서도 ‘재난 대비 착·탈의실 내·외부의 감염예방 표준화’ 연구를 시작했다. 현장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바이러스에 대응하고 성찰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바이러스에 노출될 수도 있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영역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한 것 뿐”이라는 간호대 교수들은 3월15일 자원봉사를 마치고 학교로 돌아갔다. 현장을 보면 더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만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2주간의 간격을 두기 위해서이다.
“63살의 나이에 감염에 대한 염려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의료인으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만약을 대비해 가족들과 떨어져 혼자 생활하고 근무 외에는 누구도 만나지 않고, 나도 모르게 감염이 되었을 수 있다는 생각에 주민들과 접촉도 피하면서 17일간의 자원봉사를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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