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자 남성부장 원해 승진 어려움 토로
전교조는 지난달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여교사 126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 지난 8일 이같이 결과를 밝혔다.
이 조사에 의하면 응답자 77.3%가 “학내 성차별·성희롱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대답했으며 성차별·성희롱이 일어나는 이유로 ‘교사들의 성평등 의식수준이 낮아서(71.8%)’, ‘성차별·성희롱 관련 처벌수준이 낮아서(15.6%)’순으로 답했다.
성차별 사례는 ‘교내 시상 보조업무를 여성에게만 맡긴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술 마시기·음담패설·블루스·차 접대 등을 강요한다(60.9%)고 응답, 이에 대해 전교조는 교장·교감 등 관리직 90% 이상을 남교사들이 차지하고 있는 교직사회에서 여교사들이 아직도 업무 보조자로 취급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더구나 ‘시·도교육청에 성희롱 전담반이 있다는 것을 아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82.9%가 모르는 것으로 드러났으며 20대 여교사 중 91%가 ‘모른다’고 답했다.
전교조 진영옥 여성위원장은 “이는 성희롱 전담반이 형식적인 기구에 머물거나 제대로 홍보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라며 “성차별·성희롱 문제를 제기하면 해결되지 않는다는 응답은 이를 반증한다”고 말했다.
보건휴가 사용에 대해서도 응답자 12.2.%만이 사용한다고 답했으며 보건휴가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는 35%가 ‘관리자들의 편견이 없어져야 한다’고 응답했다. 또한 37%는 ‘교육청에서 대체강사를 확보하고 당당히 쉬어야 한다’고 답해 여교사들이 생리 때와 태아 검진 때 보건휴가를 쓰고 싶어도 관리자들의 편견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학내 인사에 대해 응답자들은 ‘근무평정 등 승진제도 개선’과 ‘교장선출 및 여성할당제 도입’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특히 여교사 70%가 부장교사를 임명할 때 남녀 비율을 지키지 않는다고 응답, 교내 승진 인사제도에서 여성이 차별받고 있음이 나타났다. 또한 여성부장 비율이 낮은 이유로 응답자 58%가 ‘교장·교감 등 관리자들이 남성 부장을 원하기 때문’이라고 응답해 관료적인 남성중심의 조직문화를 꼬집었다.
전교조 송원재 대변인은 “이런 결과는 평등교육을 지향해야 할 학교에서조차 성차별이 심각하다는 것을 나타낸다”며 “차별당하는 여교사들이 있는 한 양성평등 교육은 형식적인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나신아령 기자